나의 이야기

5월 14일 엄마의 기일에

부엌놀이 2022. 5. 17. 21:17







급성 백혈병으로 진단 28일만에 세브란스 병원에서
집중 치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유명을 달리했던 내 어머니
기일을 맞아 선산에 다녀왔다
주치의였던 선생님께선 가족들에게 환자를 회복시켜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했다
지금으로부터 35년 전
그 당시 국내 의술로는 중년 혈액 관련 질환은
치유하기 어려웠다

나는 만삭의 몸으로 직장을 다니는 중이었기에 잠깐 잠깐
엄마를 만났을뿐이다
격리 병동에 입원해 꺼져 가는 엄마를 따뜻하게 간병할
시간을 갖지 못했다
미안함으로 남편의 동의를 얻어 나의 어머니. 아버지
기일에는 동생들과 올케가 있어도
내 부모니 내가 솔선수범해 기일 모임에 필요한 양식을
준비하기로 하고 이제껏 실천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 밥 짓고 재료되는 대로 몇가지 장만하다
올핸 아 ~ 좀 버겁다는 걸 느낀다
좀 고단하다
회비를 각출 외식을 하던지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친정은 희성은 아니지만 드문드문 만나지는 성씨 집안이다
묘역 부근만 밟은 선산이 90만평이 된다한다
90만평이 가늠이 안되던차 몇해전 막내의 기숙사 짐을
가지러 갔던 중앙대 예대 캠퍼스인 안성 캠퍼스
90만평이 좀 넘는다는 조감도와 캠퍼스를 보고서야
그 면적이 어림되었다
넓긴 넓구나 싶었다

남동생은 우리 세대까지 선산의 재산 상속권이 행사 된다며
남녀 공히 권리가 동일하니 오래 사시며 선산의 혜택을
볼 때까지 건강 관리들 잘 하시라며 우스갯소리도 했다

웃자고 한 소리중 부친의 상을 당한 어느 집
며느리. 사위 꺼정 상속 재산에 촉을 세우는 분위기에
아버지가 남긴 유산은 산만오백평이다 ...했더니
사람들 모두 얼굴에 화색이 돌더란다
산만 500평인디... ㅋㅋㅋ

청정지역이라 야생화도 많은 선산 초입엔 오랜 기간
양봉 벌통이 나래비로 늘어서 있었다
올핸 그 벌통을 모두 한자리에 버스 한대 부피로 쌓아
포를 씌워 놓았다
때는 아카시아 흐드러지게 피는 5월인데도 말이다
벌들의 실종 상황이 우리가 인지하는 것 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임을 느끼며 놀랐다

우리들에게 나의 엄마는 영원한 53세 까지로 기억되고
나의 아버지는 85세 까지 사시다 돌아가셨다
1929년생 장단 출신으로 전시에
한동네 청년 13명이 참전했다 전후 아버지 혼자만
귀향 하셨단다
얼마나 험한 꼴을 보고 모진 세월을 견디셨을까?
할아버지는 울 아버지 3세때 돌아 가시고 생존한 고향
친구도 없고 ...

아버지는 얼마나 외로운 적막강산의 삶을 사셨을까
생각 할수록 마음이 짠하다

엄마. 아버지
5남매 건강히 잘 키워 주셔서 늘 든든하고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올핸 황금 밥물 밥을 지어 훈제 오리 고기와 산채 나물 넣고
볶음밥을 만들어 가족들의 반응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