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농사이야기
꼴 뵈기(베기) 싫다 ..그래도 이 맛에 엎드려 일한다
부엌놀이
2020. 7. 13. 08:44
먹을수 있는 풀은 뽑는대로 수집 하고
이동 하면서 작업한다
귀가시엔 먹을것 한 보따리가 되니 풍요로움도
잠시 느끼지만 고게 다 귀가후 신경 쓰이는
일거리다
열흘 전쯤까지 그리 반복하다
이젠 내년에 또 먹을려면 종자용으로 남겨 두고.
먹는 풀 수집은 번거로워 그만 하기로 했었다
고양. 파주는 장마기임에도 강수량이 아주 아주
적은편이었다
그래도 전체 면적에 산발적으로 내린 몇번의
찔끔 비로도 대지는 그런대로 축축함을 머금었다
밭 이랑의 잡초들은 작물 보다 3~4배쯤의
빠른 성장으로 어느새 훌쩍 자라
그간의 잡초 제거한 수고를 무색하게 하고
밭 주인의 게으름을 질책 하는듯하다
오늘은 하반기 먹을 오이 3주. 케일 6주.
포도 알 크기만한 블루베리가 달리며 보온재 없이
월동 가능하단 블루베리 한주 더 사서 심고
수확만 해야지 하는 마음에 남편에게
함께 길 나서길 재촉했다
남편은 난 안가~ 힘들어 피곤해 ~한다
나도 힘들고 피곤해
그래도 오늘은 갔다 와야해~
토마토 딸거 있으니 토마토 좀 따면
내가 후딱 고추.가지. 호박만 따고 오면돼~ 했다
밭에 가길 피곤해 하는 남편과
그래도 토마토 좋아하는 남편에게
한번도 해 보지 못한 토마토를 직접 따 보는
경험을 시켜 보고 싶어
안 갈줄 뻔히 알면서도 같이 가자 몇번 채근했다
그러는 사이 남편은 밭 작업 나갈 때면
챙겨얄 것이 많아 물병 챙기기를 종종 잊는
나를 위해 물을 담아 놓고.
음식물 찌꺼기 수거통도 문가에 욞겨 놓는다
이젠 출발만 하면 되겠네 당신~
안 갈줄 뻔히 알면서도 농담 삼아 얘길 해대니
나랑 가면 당신이 집중 하지 못하고 나 땜에
손 갈거 많아도 못하고 와 담에 더 벅차잖아 한다
그말은 100퍼 맞는 말이다
딱 유치원생 아이 마냥
모기 물렸쪄~
넘어질 뻔했쪄~
집엔 언제 갈꼬야? 묻는 통에
휘휘 돌아 보곤 금방 끝나~ 금방 끝나~ 하다가
허둥허둥 귀가를 하게 된다
막상 밭에 와 보니 경사지 호박 넝쿨은 제철 만나
가지 번성함에 따라 쑥이며 방가지. 명아주. 들깨.
닭장풀. 이름 모를 잡풀들도 덩달아
숲인양 우거졌다
그대로 두면 통풍. 일조량 부족. 수정도 안돼
결실을 맺기 어렵고 호박 찾아 따 먹가도 힘들다
밭이랑 잡풀 관리 . 경사지 풀 베기등
오늘도 족히 5~6시간의 긴 노동을 해야했다
경사지엔 팥을 심어 여린 가지를 풀 베기시
잘 살펴야 하고
이리저리 뻗은 호박 덩굴도 밟거나 잘리지 않게
신경 써야한다
그리고 뭐니 뭐니 해도 낫으로 손을 베거나
정강이를 상하지 않게 조심 해야한다
잠깐새 큰 부상을 당하기도 하니깐~
땅 꼬마 블루베리 . 포도 나무
밥에 두어 먹다가 더 늦을세라 뒤늦게 6월경
허겁지겁 땅에 묻어 두고 와
싹 오른뒤 우대하고 있는 울양대(동부콩)들은
어느새 잎 늘여 달고 열심 성장중~
몇해전 콩알만한 종자를 심고 묵힌 마는
기세 좋게 휀스에 줄기를 열심히 올리더니
구슬 처럼 자잘한 꽃망울 조랑조랑 많이도 달렸다
이제사 장마기 맞아 덩굴을 제대로 뻗은
참외는 뒤늦은 꽃망울 조랑조랑 늘여 달고
제법 굵직 굵직한 참외도 여럿 달아 키우는 중~
심지도 않은 금계국 한포기도 꽃대 올려 눈에 띈다
꽃 차용으로 종자를 입수해 내년에 심으려
준비해 뒀는데 꽃마저 피워 올려
거저 감상 하게된 금계국 반갑다!~
내 좋아하는 일이지만 둘이서 좀 나누어 하면
귀가 하다 어떤날은 한 그릇 밥 집에서
저녁을 먹고 집에 들어가도 좋을것이다
바람 좋고. 노을빛 유난히 고운 날 . 별 총총한 밤
자유로를 따라 달려도 좋으련만...
하는 아쉬운 생각이 잠깐 들었다
올해 열매 따는 시기를 합해 딱 5번쯤
남편이 밭에 함께 왔었다
일을 하다 보니 일견 남편이 하던 말이 맞다
이젠 집 나서기 전 뭘 준비 해야하는 줄도 알고
시간이 적잖이 소요 되는 줄도 안다
반은 농삿꾼이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후계자 되는 걸 좋아하는데
이참에 남편에게 영농 후계자 지정을 해 볼까?
그럼 조금 관심이 생기지 않을까
괜한 생각을 하면서 혼자 웃음도 났다 ㅋㅋㅋ
올핸 호박 모종은 딱 3그루만 샀다
만차랑. 애호박. 단호박 각 1주씩
그리고 보관해 두었던 씨앗을 불려 심곤
애호박 열리기를 기다렸는데 씨앗을 심은 것은
대부분 단호박인지 달린 것이 단호박 천지다
당뇨 경계치란 결과를 듣곤 겨우내 누렇게 익은
베란다 호박엔 영 손이 안갔다
봄 기운에 스러져 가는 호박들 즙을 내려 왔었다
씨앗을 심으며 내 좋아하는 애호박이나 부지런히
따다 먹자 했는데 단호박 천지 ...
이걸 다 어쩌지?
그래도 음식물 찌꺼기 거름 기운으로 달린
바가지 만한 실한 단호박을 보니 보람 느낀다
외식을 별로 하지 않으니
좋아하는 해산물 조개류. 생선이며 닭고기 뼈등
부산물에 드물지 않게 전복 껍데기도 묻히니
토양엔 영양이 풍부하겠단 생각이 든다
주방에서 모으는 퇴비용 잔여물 수집통은
역 사다리 형의 시판용 고추장 통으로 다소 안정감
떨어지지만 밀폐력이 좋고 견고해 오래 쓸수있다
손잡이가 있어 이동시 편리한 장점이 있어
계속 사용하게 된다
아뭏튼 오늘 노동에 대한 보상은
단호박 네가 다 했다
단호박 땡큐! ~~ ?
단호박을 따서 베란다에 두고 1주일 후숙시켜
쪄 먹으며 어떤 솥에 찌면 더 맛이 좋을까
르크루제 무쇠 솥. 전통 무쇠 솥을 현대에 맞게
파는 걸로 쪄 봤다
역시 둘다 무쇠솥에서 찐게 맛있다
물을 조금 잡고(반컵 조금 넘는 정도)
김이 배출 되면 1분후 중불 줄임 3분후 불끔
뜸 들이기 3분후 재빨리 식도록 채반에 펼쳐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