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나랑 결혼 해 줄래 ? .. 25년 만의 프로포즈~~

부엌놀이 2015. 4. 17. 01:00

 

 

올해 결혼한지 25주년을 맞았습니다.

특별히 외모 차림에 신경을 쓰지 않는 나의 생활패턴 때문에

25주년을 기념하여 무엇을 하나 더 장만하고 싶다던지

 하는 생각은 애초에 없었습니다.

작년 결혼 기념일에 남편이 사준 선글라스는

여러가지 일로 행동 반경이 넓고 궂은 일도 마다 않는

습관 때문에 상황에 따라 선글라스를 바꾸어 쓰고 다니다

그만 새로 장만한 선글라스를 1달만에 분실 하고 말았습니다.

몇개 있던 선글라스는 이제 수명이 다하고 남은 것도

너무 헐어서 하나쯤 다시 사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아직 시력이 좋은 관계로 도수 없는 선글라스를 쓰다보니

쓰나 벗으나 사물을 보는데는 별 불편함 없어

주변에 벗어 놓고도 잘 챙기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유명브랜드는 아니지만 아직까지 장만한 중

가장 높은 가격에 구입한지라 아까운 생각이 많았다.

그나마 욕심껏 분수에 넘치는 명품을 사서 잃어버지리 않은게

 다행이면 다행이라 위안을 삼았다.

햇볕이 점차 강해지고 있으니 못내 아쉽기는 하다.

..

그런데 난데 없이 서방님이 나 결혼 25주년인데

선물 하나 안해줘 ? 한다.

오잉 ! ~~

뭔 결혼 선물을 나헌테 해 달래 ? 물으니

25주년 결혼 기념은 여자가 남편에게 해 주는거라더라..하네요.

아니,, 난 아직 그런소린 못들었는데

뭐 지인들 중엔 결혼 25주년이라

1캐럿 다이아반지를 장만 했단 소리도 들었지만

그런가 보다 하고 지냈다.

어머.. 나도 암소리 안하고 있는데..

25주년 선물이라고라 ~~

생각 해 보니

몇년전 두분의 형부가 한해에 환갑을 맞아

건강하게 직장 생활들을 하시고 언니들이랑 별탈 없이

가정을 이루고 잘 살고 계시는게 고마워서

작은 것이지만 환갑 기념 반지를 한개씩 선물 해 드린 적도 있다.

나나 남편이나 치장하는데 별 비중을 두고 살지 않았다.

'이번참에  선물을 챙겨 주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우리동네에서 반지를 가장 많이 갖고 있는 언니라는 농담을 하며

자주 어울리는 금방 언니도 남편을 알고 지내는 터라

언니 퇴근길에 남편과 반지를 고르러 갈테니

적당한걸 추천해 달라 미리 부탁하고

남편의 퇴근 시간에 맞추어 화장을 하고 평소 답지 않게 

구두도 갖추어 신고 가게로 갔더니

언니가 아이고 웬일로 이리 이쁘게 하고 나왔댜? 하며 농을 한다.

다행히 언니가 권하는 디자인이 서방님의 마음에 든다는데

남편은 다이아가 들어 너무 비싸다고 살짝 알려 준다.

다이아 ?  당신 다이아 결혼 반지는 안 낀다고

예전에 너 쓰고 싶은대로 쓰라 해서 내 목걸이 메달 만들었는데...

남편은 꼭 다이아를 해야 하나 ?

디자인만 맘에 들면 큐빅도 좋다 한다.

하긴 반지를 잘 끼지 않던 사람이

 아무데나 빼 놓고 간수를 소홀히 할까 좀은 걱정이 되었는데

그래서 마침  똑같은 디자인의 큐빅반지도 있어 큐빅 반지를 샀다.

 

며칠전 친구들과의 나들이길 차를 타고 가면서

 난 프로포즈도 안 받고 상견례하고

 시댁에서 잡은 날에 결혼식 올리고 산다고 했더니

4명의 친구 모두 자신들도 그렇단다.

 

5~6년전 시집 조카의 결혼식에 갔을때

결혼식 순서에 신랑이 신부에게 프로포즈를 한다는 안내가 있었다.

뭐? 결혼식 전에 임신을 해 드레스를 입은 배가 도드라져

임신한 태가 나는데  뭔 프로포즈를 한데 ?

그럼 프로포즈도 안 받고 임신도 하고

 결혼식도 한단말야? 하고 웃었던 기억이 난다

 

난 프로포즈도 받은 기억이 없이 잡혀진 날짜에 결혼식 올리고

기냥 애둘 낳고 25주년을 맞았는데..

 

남편의 퇴근시간에 맞추어 화장을 하면서

그럼 내가 오늘 남편에게

 뒤늦은 프로포즈 이벤트를 하는 것도

괜찮을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카메라를 챙겨 가  기록을 남기며

유쾌한 하루를 보냈다.

언니네 내외분도 함께 웃으며

내가 두사람 사진도 찍어 주마고 하시며 축하해 주셨다.

어둑신한 저녁 귀갓길

아,,, 꽃도 살걸 그랬나? 생각이 스칠때

마침 지나치던 아파트 정원의 예쁜꽃들이 눈에 뛴다.

꼭 꽃을 사야 맛인가?

이리 우리들의 이벤트를 축하하듯 피어 있는 꽃들이 있는데..

암튼 아줌마는 못말려..

꽃값 안들어 이문 본 이 느낌...

 

 

 

낮 동안 동네를 휘젓고 다닐땐

일복 차림이었는데 다 늦은 저녁에

분도 바르고 구두도 신고 출동을 했습니다.

금반지를  동네에서 젤로 많이 가지고 언니네 진열장

반지를 선물 해 주마고

미리 카톡을 보냈더니 나보다 먼저 도착한

신랑은 싱글벙글 기분이 좋아 보입니다요.

옷을 좀 갖춰 입으려는데

방송작가와 전화 통화로 시간이 임박해

기냥 가까이 걸려 있던 옷을 걸쳐 입고

냅다 뛰어 약속 장소에 도착 !

금방 언니가 손가락 굵기를 재고 있습니다.

다이아를 마다하고 디자인이 똑같은 큐빅 반지를

끼워 주며 받는 사람 주는 사람 모두 기분이 좋습니다.

앞으로도 25년 건강하게 사이 좋게 살자구요 ! ..

어둑신한 귀갓길 아름다운 밤을 축하하듯

예쁜 꽃들이 늘어 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