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밤
아들들이 이번 주말엔 다 올라 온다고 남편이 알렸다.
프리마켓 마치고 짐이 많아 중요한 물품이 든
커다란 백팩을 놓고 온 줄도 모르고 카트를 끌고 집으로 향하는 길
프리마켓 기획자인 마마스님께 전화가 왔다.
사장님 검은 가방 사장님거 아니예요 ?
왓 ?? ~~
둘러 보니 가방이 없다.
연일 계속 되는 일정으로 되돌아 갈 여력이 없다
일단 보관을 부탁하곤 계속 길을 걷다가
가방에 뭐가 들어 있는지 머릿속 체크를 한다.
레시피노트, 신발, 선글라스케이스, 카메라..
글구,,, 차키 ...
차키 ?
낼 밭작업을 가려면 차를 가지고 가야는데..
어쩔수 없이 가방을 가지러 가야겠군..
일단 짐을 집에 놓고 되돌아 마마스에 도착 하니
벌써 영업을 마치고 문은 굳게 닫혀 있다.
금욜 오전 가방을 전달 받기로 했다.
밭작업을 나가려면 이른 여름 더위로 아침 일찍 서둘러야는데
할 수 없다 9시 30분 전후에 점포 문을 연다니..
금욜 가방을 찾고 의견 교환을 하고 나니 열시 반
아.. 밭작업 나가기 꾀가 난다.
오늘은 그냥 집에서 푹 !~~ 쉬면 안될까 ?
유혹이 심하게 일렁인다.
그럼 얼마나 좋을까요 ㅠㅠ...
1주에 2회 월, 금욜을 가판을 나가는 날이다.
이건 고객들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농작물을 사러 나왔다 되돌아 가는 사람도 있을터이다
그건 안되지...
좀 이른 점심을 먹고 밭에 도착한 시각은 12시 30분경이다.
걱정대로 비구경을 한지도 너무 오래되
밭은 땡땡 가물어 터졌다.
아직 물이 끊기지 않았으니 서둘러 물부터 분사해 주고
농작물 돌보고 쌈채를 수확하고 나니 5:57분
큰 아들애 좋아하는 내린천 두부도 사야고
6시 전후론 수확 농산물을 손질 포장하여 가판을 나가야는데...
예약 받아 논 건도 있고.
할 수 없이 마트에 들리는 걸 포기하고
가판 나가 판매를 하였다.
늦은 밤 집으로 돌아 온 아들애들을 보니
내일 아침 무엇을 먹여 보낼꼬 ?
그것이 당면 과제다.
냉동실의 식재료를 활용 하는 수 밖에...
아들에게 등심을 구워 줄까 장어를 구워 줄까 물으니
간단하게 둘다! ~~ 한다.
엄마 밥 먹기 좋아하는 큰 아들애 다운 답이다.
쌀부터 씻어 불리고
냉동실의 등심, 장어를 식탁 위에 내 놓곤
오늘 아침 일어나
등심구이 가니쉬로 적당한 게 뭐 없나 점검에 들어가니
마땅치 않다..
애써 골라 낸 건
새송이 1개, 묵은 감자 2알, 새우 2마리(그나마 잘라졌음)
부추, 오이, 쓰다 남은 당근 한쪼가리와 오래 묵은 적양배추다.
아참 ! ~ 어제 수확한 루꼴라와
지난번 주문 들어 왔던 케이준 샐러드용 키위 드래싱 남은거
그리고 청견과 사과 한개..
할수 없다
요것으로 마술을 부리는 수 밖에
토마토와 신선한 야채가 몇가지쯤 더 있음
좋은데...
어제 수확 해 온 루꼴라
남편이 좋아 하는 채소인데
바쁜 관계로 이제야 수확해 오니
너무 커 버린것 같네요.
루꼴라 다듬어 씻고
푸른기가 도는 감자 2알은
두껍게 껍질을 벗겨 내고
편썰어 끓는 소금 물에 데쳐
포도씨유에 소금을 얹어 노릇하게지져 내고
새송이 한개도 편썰어
기름 두른 팬에 소금과 후추를 뿌려 구워 내고
보기좋고 큼직한 새우는 다 주문 요리에 사용 되고
작고 그나마 도막난 새우 꼬리..
요놈들이라도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싶어
장어 두도막과 함께 구워 내고
구어 내내 나름 맛있어 보이는군요.
버섯, 감자, 장어, 새우를 큰 접시에 담았습니다.
큰 감자 하나가 중심부가 하수상하야
도려니고 구워내니
군만두를 구워 뒤집어 놓은것 같이 보이는데..
남편은 이것이 감자여
파인애플이여 ? 묻습니다. ㅋㅋ,,
너무 자라 버린 루꼴라의 어린 속잎과
말라 비틀어지기 일보 직전인 당근, 적양배추등
가까스로 조합해 낸 야채를 돌려 담고
요기다
파인애플과 키위를 넣고 만든
케이준 샐러드 드레싱을 얹어 내도
맛이 괜찮았습니다.
당근은 수분이 증발해
가늘게 채써니 당도가 높아져
의외로 식감이 좋았구요
적양배추도 아삭함은 남아 있더군요.
해동을 마친 등심 새우살도
방망이로 두들겨 소금, 후추, 미림, 포도주로
밑간을 한뒤
포도씨유에 구워
먹기 좋은 쿠기로 잘라 주고
하나로마트에서 세일 할때
100g 당 5980원에 사 두었던
맛좋은 구이용 등심은
버터가 없어 포도씨유에 구웠어요
구운 270g의 등심은
고기를 조금씩 먹는
우리 가족 4명이 다 먹고 3조각을
남겼습니다.
부추..
요 부추를 어찌 할까나 궁리를 하다가 설라믄..
4~5cm 길이로 잘라 채 썬 양파와 볶다가
굴소스, 후추, 미림을 넣었다.
과일
고일은 청견과, 사과 뿐이다.
요기다
루꼴라 큰잎을 하나 꽂아 주니
나름 신선 해 보입니다..
.
.
.
이렇게 이렇게
주물떡 주물떡 준비해
김치, 양파 마늘 톳 오이.... 모듬장아치와
오이지 무침, 미나리, 참나물 데침과
초고추장 곁들여 내니
나름 구색 맞는 우리 가족들의
아침 식탁이 차려지고
아들들과의 오랫만에 즐거운 대화가 있는
아침을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