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출근을 한다
벌써 3일째다
올 2월 졸업식을한 아들은 2015년 재학중 일때부터
아르바이트ㆍ 인턴 생활로 그간의 소득을 짚어보니
2900만원이 좀 못미치는 적지 않은 수령액과 전공ㆍ
진로 관련업무를 차근차근ㆍ 필요한 스펙 쌓기도 차근 차근
잘 이행해 왔다
졸업전 선택돼 인턴생활을 시작한 회사는 사원 연봉 복지
짬짬이 받아 오는 각종 기념품도 제법 값나가고 요긴한
물품들을 날라 왔다
아들이 잘 적응하고 정식 사원이됨 더 없이 좋겠다 생각했다
인턴기간이 끝나갈 무렵 회사로부터 사원 면접을 제의 받았단다
참 다행이다 이제 아들은 곧 완전 독립을 하겠다 싶었다
웬걸 면접은 응하지 않고 인턴 생활만으로 접겠단다
왜??? 아쉽지만 아들애로 부터 돌아온 대답은
단 하루도 그회사는 더 있고 싶지 않단다ㅡ
세세히 알순 없지만 본인은 또 얼마나 고민끝에 내린 결론일까?
이제 난 만26살이고 첫직장을 그리 시작하고 싶지 않단다
연봉 복지 아무리 좋아도 돈에 팔리고 싶지 않다고 일갈한다
되짚어 보니 인턴 기간 6개월중 근 3개월간은 귀가후
제 방에만 콕 틀어 박혀 있었구 밥 먹을때만 가족과 둘러앉았었다
아들 특유의 발랄함과 여유로운 해피바이러스ㆍ긍정 마인드는 많이 옅어졌었다
6개월을 채우기도 힘들었을것이다
아들은 말했다 일은 많이 배웠지만 나 다움을 다 잃었어요
정말 그랬다 인턴 기간중 부당하고 답답함을 느낄때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려고 정말 많이 노력했단다
그간 스트레스로 소화기 장애와 울혈로 인해 침도 맞고
한약도 먹고서야 식욕을 회복히기도 했다
그즈음 직장의 태움 문화가 그 후에 광풍처럼 불던 미투 운동
못지 않았다 겨울부터 아들애가 들어가고 싶어하던 덴쯔라는 일본회사에선 입사후 들었던 감정은 자고 싶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는 오로지 남은 감정이라곤 동물적 감정밖에 없다는 좌절감에
유서를 남긴채 혹사한 26세 꽃다운 전도 유망한 일본인 여직원의 자살 소식도 들렸다
귀가해 잠을 제대로 잔날은 입사후 3일 뿐이었다던가?
가끔 어떤 회사 직장내 휴게 공간에 짧은 수면 취할수 있는 시설에 쾌적한 공간이 소개 되기도 해 세상 좋아졌구나 싶기도 했는데 그게 꼭 좋고 편한 시설이 아니고 직원들의 직장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한 장치란 쓴소리도 일견 일리 있는 소리로 들린다
이땅에서도 스토리의 방향은 조금씩 다르지만 비슷한 이유로
젊은이들의 직장내 문제로 안타까운 자살 소식이
종종 보도 되곤 했었다.
술받이ㆍㆍ
아들은 술받이는 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사극에서 액받이 무녀라는걸 들어 본적이 있는데 술받이라?
예정된 배치 부서는 회식자리에선 물도 못 먹게하며 술을 부어대
위장 손상을 입고 단기에 수시로 직원이 바뀌는 자리란다
아들은 술 담배 커피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남자는 술좀 마실줄 아는게 사회 생활에 유리하다던 말이
실감이 된다
생각지도 못하던 이유로 난감한 상황이 됐다
아쉽지만 아들의 결정을 받아 들일수 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그동안 마음에 받은 상처와 돌보지 못한 육신을 위해
헬스장을 다니며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싶단다
한달이 훌쩍 지나고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는 점점 줄어든다는 소식에 그시간도 편치 않았는지 구인란은 보고 지원서를
낸다고 하더니 3군데서 2차면접 기회까지 주어졌다
먼저 당락이 결정된 회사를 3일째 나가고 있는데
면접 준비를 하던 아들은 오늘 가는 회사가 내가 하고 싶은
성격의 업무고 내 적성에 딱 맞는 회사니 면접 시간전
꼭 기도를 부탁한다며 길을 나섰다
한번도 내게 기도를 부탁한 일이 없었는데ㆍㆍㆍ
연봉은 얼마나 되니? 물으니 2일째 근무해 온 회사보다
외려 좀 낮단다
하이고 이를 또 어쩐다냐
그래도 장래성이 더 있어 합격 되면 그 회살 가고 싶단다
순차적으로 이력설 넣었으면 이런 고민은 없을텐데
연달아 3군데 지원해 어미는 또다른 고민을 하게 생겼다
아무튼 양손에 떡을 쥐게 생겼으니 배부른 고민이다
며칠전 면접 일정 통보를 받았다는 아들에게 위로차
넌 참 행운이다
100장의 이력서를 넣고도 취업이 안돼 아예 취준생으로
장기전으로 눌러 앉거나 포기한 사람도 많은데 했더니
네 감사한 일이지요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집에 남아 내 일정을 보내다 시간을 보니 면접 예정시간
딱 5분전이다
놓칠세라 정좌하고 잠시 기도를 올리고 나니 같이 있던
초면의 할머니가 의아해 하신다
그분은 믿음이 신실하신 분인지 신앙 생활은 하느냐 물으셨고
난 교회 나가지 않는단 얘길 나눈 뒤였다
기도하는 자세가. 예사롭지 않던데?? 의아해 하신다 ㅋㅋ
상황 설명을 마치고 늦은 저녁
남편에게 아들의 면접후 소식을 아느냐 물었다
아들 귀가후 직접 들으란다
말하기 난처한 상황이 벌어졌나 심히 걱정ㆍ조심스럽다
생각보다 늦게 귀가한 아들은 이제껏 보던 아들과 좀 다른
모습이다
아우라가 느껴진달까?
옅은 복사빛 얼굴의 광채마저 느껴지고 여유로운 표정이다.
조심스레 면접장 분위기를 물었더니
합격이란다. 오잉?? 아주 작은 규모의 회사도 아닌데
당락이 당일 그리 빨리 결정이 되느냐 하니
1차 면접뒤 어느정도 인선이 결정이 된 상태에서 2차면접까지
월등하게 눈에 띄어 만장 일치로 합격 결정을 내리며
꼭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받고 발령 확답 까지 듣고
기분 좋게 귀가를 했단다
아들애가 지원하는 직종은 대부분 강남에 몰려있고
바닥이 좁으니 한군데 2차 면접은 포기 하는 걸로
가족 회의 끝에 결정을 보았다
시원 섭섭 아쉬움은 남지만 아들의 인생이다
자신의 생존본능 감각에 따라 내린 결정을 지지해 주는 수밖에
1주일 뒤 근무하고 싶다던 회사로 출근을 시작한다 했었다
아들 새로운 출발 축하해!~
그동안 수고 많이 했다
숙고 끝에 결정한 회사에서 건강하고 즐겁게 일하먼서
멋진 청년으로 성장하기 바란다
쑥쑥 크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