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독립해 사는 큰아들 귀가가 예정됐다
결혼 기념일 별다른 이벤트 없이 올핸 가족 식사만한다
근 한달만에 오게 되면 한두끼 먹여 보내고 몇가지
밑반찬을 들려 보내게 된다
어찌 먹고 살던 제 재주껏 해결하게 냅둬도 되겠지만
그세댄 간편식이 대세이고 밖에서 먹는 음식이 빤하니
어미로서 신경이 안쓰일수가 없다
무얼 원하는지 사전에 파악해 가급적 준비해 준다
이번참엔 미역 줄기. 나물 반찬을 원한단다
대중교통으로 제집에 돌아 가려니 싸 들고 갈수 있는게
한계가 있고 도착시 까지 중간 중간 온도 변화는
기정 사실이니 나물류는 기온이 높아지는 시기
두고 두고 먹을건 싸 보내기 조금 조심스럽다
무얼 만들어 보내나? 작은 아들에 물어보니
'도라지 해주세요~' 간단히 답 나왔다
큰애는 얼굴이 희고 호흡기를 강하게 타고 나지 못했다
가끔 더덕이나 도라지 반찬을 요구하는 식구가 큰애다
이리 간단히 답을 얻은걸 뭘 해야 하나?
며칠이나 궁리한게 조금 우습기도 하다
도라지 두팩 샀다
평소 시간 여유 있음 피도라지도 마다 않았다
그런데 이전과 달리 보랏빛으로 싹이 돋은 것이 관찰된다
독성이야 없겠거니 잘라 내면 되겠거니 하고 사왔다
저녁을 먹고 도라지 까기 시작해 마친 시간은 총 5시간
평소엔 씻어 물기 걷히면 절반으로 쪼개 껍질은 까자면
수월하게 단번에 뿌리까지 어렵지 않게 박피를 할수 있었다
이번엔 웬일인지 엄지와 검지에 잡힌 껍질 부분만 제거
되곤 뚝 끊긴다
가만 보니 껍질이 유난스레 얇고 힘 없이 느껴진다
허리 어깨 아프고 엉덩이는 배기고
손 끝도 아리고 진짜 중간 중간 이제 그만
집어 던져 불고 싶다
환장할 지경이다..
어쩌랴 누가 시킨것도 아니고
아니 이번 참엔 막내가 꼭 집어 도라지 시켰다~~??
일찌감치 자리에 누워 자고 있을 막내 녀석이 다 원망스러울
지경이다 ~~~~
암튼 총 800g쯤 되는 도라지 까는 데만 5시간이나 걸렸다
가만 생각하니 싹이 오르며 껍질에 있는 에너지 까지
끌어다 전환해 싹 틔우는데 쓰느라 껍질이 연약해져
벌어진 결과로 나름 생각된다
내 봄에는 다시 피도라지 사다 까면 사람이 아니다~ 씩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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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 그리 마무리 하고
아침밥을 먹으려니 반찬이 읎따~~?
자기 전 김치 냉장고로 옮겨 뒀던 큼지막힌 완자는
아직도 얼음 꽁꽁~!
얼음 낀 고기는 급히 익히면 뻣뻣하고 맛이 없는뎅!
우짜지~~~
도움될까 싶어 후라이팬 신문지로 덮어 익혔더니
결과물은 다행 나이쓰!~
아침 먹고
자기 전까지 애 먹인 도라지 그나마 상하면 안되니
쪼개 절이고, 요청 받은 미역 줄기는 소금기 빼고~
있는대로 야채 총동원 미역줄기 반찬은 완성!~
코피 한잔 마시며 잠깐의 휴식~
후덜덜 피로에 핸드 드립 커피 내리다 안하던 물 쏟기 꺼정
에구 고단하긴 고단헌가부다...
가만보니 물방울 화가 김창열 화백의 물방울 작품에서 보던
영롱한 빛 반사 동글동글
때아닌 물방울 감상으로 약간의 기분 전환
긍정효과 ok~~
코피와 함께 막내가 결혼 기념일 선물한 마카롱 한나씩~
내 도라지 추천한 놈 이번엔 마카롱 사온 걸로 봐준다
탄력 받아 도라지 무침 일사 천리 완성~
날 더 따뜻해지고 알타리 깍두기 있는 김에
압력솥 2개 동원해 도가니탕 끓여
큰애 몫으로 4인분량 손질한 고기도 포장
에고고~~~
도가니탕 국물 식혀 기름 꼼꼼히 걷어 내는 일
그것도 냉장고에 들여 놓아 해결 아니면 보통일
아니다
냉장고엔 그 많은 국물 들여 놓을 상황이 아니다 ㅉ
마늘장아치. 톳 장아치 냉장고 속바닥 만큼이라도
용량 확보 하려 한통에 먹기 용이 하도록 교차 쌓아 올려
몰아 담기 작업까지...
해도 해도 끝도 없다
며칠전 사 데쳐 논 여리고 풍미 좋은 방풍 나물도
초고추장에 변색될까 소금간 반 /초고추장반 넣고 무쳤다
도라지 무침. 방풍 ,나물. 마늘 톳 장아치. 햄버거 스테이크
2장. 4인분쯤의 도가니. 미역 줄기 볶음은
또 한달간 잘 간수해 가며 먹을 아들의 든든한 에너지원이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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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고되다
주부도 정년 퇴직제가 있음 조오컸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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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줄기 잡채 : 염장 미역 줄기 2근(800g) 기준
미역줄기 물을 몇번 갈아 가며 염기가 빠지도록 물 담금후
건져 한입 크기 자른다
당근 고운 채. 마늘쫑 쪼개 한입 길이. 어묵 2장과 양파는
가는 채썰어 기름 넉넉히 두른 팬에 새우가루 넣고 볶아
그릇에 옮겨 담는다
기름 두른 팬에 마늘을 넣고 볶다가 손질 미역 줄기
진간장 2밥술. 미림 1밥술. 멸치액 1/2밥술. 굴소스 . 물엿
조금 넣고 볶는다
채 썬 대파 먼저 볶아 낸 야채 넣고 참기름 1밥술 . 후추.
통깨를 넣고 뒤적이고 불끄고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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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들의 요청에 만들어 싸 주는 미역줄기 볶음은
반쯤 덜어 냉동실 올렸다가 꺼내 해동해 먹게 되면
의외로 꼬들꼬들 더 맛이 더 좋아지는 밑반찬 이라고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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