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남편이 좋아하는 자리

부엌놀이 2020. 7. 5. 01:16

 

 

 

 

 

 

 

 

 

 

 

 

 

책 읽기 좋아하는 남편
음악 감상 좋아하는 남편
필사를 한다기에
해체해 한켠에 보관하던 식탁을 베란다쪽
거실에 조립해 놓았다
아이들이 치던 피아노 나이들어 시간도 나고
내게 쓸 돈 지분이 생기면 치매 예방용으로
다 늦게나마 그간 하고 싶던 피아노를
배우고 싶었다
내년 2월 10년전 조카 집에 보냈던 피아노
회귀 예정이다
피아노 놓을 자리를 생각하다
살림이 적지않은 터라 거실 식탁을 치워야
한다니 남편은 절대 그럴수 없다한다
고층만 살다 2층에 살게되니 마치 정원에 앉은듯
계절의 변화를 즐길수 있고
정원수 내다 보여 마음이 편안하단다
음악 들으며 커피를 마시고 있노라면
정말 행복감을 느낀다했다
특이하거나 고가의 초화는 없지만
내가 관리하기 수월한 몇가지 식물을 들이거나
종자를 심어 조성한 베란다 식물들이다
늘 같은 자리에 있는 물건들인것 같은데도
사진을 보면 쉼 없이 변화하는 내 생활공간이다

파주 출판단지에서 만난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오렌지 나무를 보니 신기하다
레몬 씨앗을 심어 싹이 올랐는데 레몬이 달리는
것을 보는 행운을 누릴수 있을지도 궁금하다

모기 쫒는다는 구문초 두 그루처럼 보이는 한분을
사서 나누어 심기를 하려 엎고 보니 한그루였다
식물도 감정이 있다는 걸 모르는바 아닌데
그땐 왜 그리 급하고 매정하게 굴었는지
전지 가위. 멀지 않은곳에 있음에도 그냥
v자 형태로 붙어 있는 뿌리쪽 가지를 생으로 찢어
뿌리까지 가르고 나서야 평소와 달리 구문초를
무자비하게 다룬걸 깨달았다
상처 받은 몸으로 뜨거운 한 여름에 살아날 수
있으려나 뒤늦은 후회와 참 인정머리 없이 군
아지매의 무모함이란...
나란 사람이 한짓이 맞아 ?
너도 한번 당해 볼텨? 뒤늦게 뭘 그리 성급히게
무모한 짓을 했는지 구문초에게 그저 사과하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
기중 시원한 자리 골라 앉히고 물관리 신경 써
다행 분주는 실패하지 않았다
구문초 새로운 가지 튼실한 걸 2개 잘라
물에 앉혀 담금해 뿌리 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베란다에서 일원 짜리 동전 크기 만한 잎을 달고
겨우 바늘 굵기를 면하던 애플민트 밭에 옮겨
왕성하게 가지 늘이며 제대로 성장중이다
밭에 통으로 옮겨 활착하며 자리 잡는데 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었다
페퍼민트랑 한가지씩 꺾어다 남편 테이블에 뒀다
4~5일 지나 목질화도 안된 조직에서 뿌리 내림이
관찰됐다
로즈마리 있는 한켠에 심어 놓고 여름내 먹을
후식 토핑용 잎을 따 먹으려 심어놨다
요놈들이 너른 들에 있다가 동향의 좁은 베란다에서
잘 살아낼수 있으려나 궁금키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