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구정밑에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져 영하 17도로 내려가
집에 있던 초화들이 나의 부재중에 관리가 안되
많은 식물이 냉해를 입었지요.
퇴원후 집에 돌아와 초죽음이 된 화분들을 바라보니
에고.. 내 대신 니들이 이지경이 되었구나 싶어 참 미안스럽더군요.
초본들은 어쩔 수 없이 버스럭 거리는 것을 정리하고,
목본은 행여나 하는 마음으로 가끔 물도 주고
마름이 진행되는 대로 잎을 정리도 해주고..
못내 아쉬워 여름에 다다를 무렵까지 가끔 물도 주고 하였지만
회생의 기미가 희박한 벤자민은 가지를 잘라준 지팡이 같은 나무에
양말도 걸쳐 말리고.. 걸레도 걸쳐 말려 쓰고
기록적인 더위 속에 여름내 물주기도 중지 하였더랬습니다.
근 4달 가까이 회생하려나 싶어 물관리 해 준 것으로 충분하다 싶었거든요..
한여름이 지나도록 어쩌면 마음속에선 포기하지 못했는지
화분 정리를 미뤄오다
오늘 아침 우연히 죽었다고 생각하기엔 나무가 생기가 있어 보이게
단단하고 에너지가 느껴진다 싶어 살펴보니, 뿌리와 가까운
부분 줄기의 3~4밀리 정도 크기의 돌기를 건드려 뜯어 보았지요.
작은 돌기 안 조직엔 그여름 정남서향의 좁은 베란다에서
어찌 견디며 버텼는지 수분기도 있고.. 푸른기도 좀은 느껴지는 듯 합니다.
에그머니.. 아직 살아 있었어 ???
그긴 땡볕에 뜨겁던 도기에 심겨져 햇볕을 온전히 다 받고 벌써 9월 초인데..
짧아도 2개월이 넘게 물한번 준 일이 없는 시간을 어찌 버텼을까? 참 신기 합니다.
애초에 지인의 집에서 가지치기 한 걸 집어다 뿌리 내리고
화분에 정식을 하고 쑥쑥 잘 커 뿌듯함을 안겨주던 벤자민 이였는데,,
그 어려움은 견디고 살아 있었다니.. 믿어지지 않습니다.
씨앗 상태라면 견디고도 남을 일이지만,,
반가운 마음에 장맛비 받아 두었던거 흠뻑 부어 주었네요.
조그만 벤자민 한가지가 우리집에 들어온지 7년..
이제 다시 역사를 이어 가며 살겠네요..
아무튼 생명은 신비롭습니다.
2년전에 들여 놓았던 호접란 만천홍도 꽃이 지고 꽃대를 잘라내고
희난고난 변화가 없이 딱 2잎 남은 걸
정리하지 못하고 가끔 물주기를 했더니..
새잎이 모르는새 5cm 크기로 자라났네요.
잘하면 겨울 월동 온도만 돤리하면
호접란 꽃도 볼 수 있겠네요..
오늘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어도 포기하지 말찌니...
잘 견뎌내면 각자 제몫을 할 터이니 염려치 말라는
무언의 진리를 일깨워 주는 듯 합니다.
이런 재미에 허투루 살림살이를 정리하지 못하고
죄다 끼고 살아가고 있는상 싶습니다.... ㅎㅎ ~~~
나무 밑동 3cm 상단부 동그랗게 파인 부분이 돌기를 떼어
살아 있는것을 확인한 부분 입니다.
나무 밑동과 잔돌멩이 사이의 생명의 흔적이..
덮여 있던 마른 이끼를 헤짚어 거둬보니..
어린 가지가 숨어서 올라오고 있네요..
그동안 견디느라 수고 많았다 ! ~~~ ...
이젠 걱정말고 열심히 자라거라...
여름을 나느라 고생을 한 호접란의 잎사귀
그러고보니 이 잎사귀 2장으로 2년을 버텼군요..
본잎 뒤의 새로운 보랏빛을 띈 새잎사귀가 쑥쑥 크고 있었네요..
잘하면 겨울을 나고 꽃을 볼 수도 있겠네요..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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