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은 연이틀 눈물 바람으로 보냈습니다.
시어머님, 친정 아버지 모두 내년 추석을 기약할 수 없음에 입니다.
외할아버지 세대에 일찌기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인 집안의 내력으로
친정 어머님은 할머니께 신앙을 지키기 위해 어머님 사후에 제사상을 차리거나
묘소에 엎드려 절을 할 수 없음에 살아 생전에 부족 하나마 효도를 하기위해
먼 큰 아버님댁에 한복을 곱게 차려 입으시고
할머니 좋아하시는 닭한마리, 황태포등을
과일 용채등을 줍비 하여 월례 행사로 혼자서 방문 하시곤 하셨지요.
하지만 어머니는 할머니 보다 먼제 세상을 떠나시고..
말년에 가벼운 치매를 앓으신 할머니는 누구보다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많이 기다리셔 우리 자매의 마음이 더 아팠습니다.
할머니는 마지막 눈을 감으시기 전까지 어머니를 찾으셨습니다.
어머니 생전에 어느정도 떼어 놓고 다닐 나이가 된 딸들은
큰어머님의 아들 유세로 집에서 스스로 밥을 챙겨 먹고 지냈음으로
제사음식 장만이나, 제례를 지켜 본 기억이 아주 희미 합니다.
결혼후 맞닥뜨린 차례, 제사 모시기 등은 번잡스럽고, 어렵기 짝이 없었지요.
손끝 야물다는 이유로 다른 동서들 보다 어머니는 저를 앞세우시곤 하셨는데,
몇번의 수술을 받으신 어머님은 훈수를 두시기만 하셨고, 여러식구들
먹을 음식을 해 대느라 여간 고된게 아니였죠.
어찌 어찌하여 시댁에서도 아주버님의 신앙 생활로
제례가 생략이 되고 간소화 되었습니다.
이제 아들 애들이 크고 보니 근본 없는 집안으로 비춰질까
말도 못하고 고민도 많았습니다.
어쨌거나 친구에게 마음을 털어 놓으니 자신의 집에서도 종교적 이유에서
제사는 지내지 않고 가족들 모여 기억되는 할아버지 이야기부터
살아있는 가족들의 교류로 간소하게 지낸답니다.
하긴.. 차례음식을 인터넷을 통해 주문한다는 소식을 접한지도 한참 되었고,
명절 연휴 해외여행을 떠난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어 왔죠.
저도 이제 나이를 먹긴 먹었나 봅니다.
며느리를 보고 시어머니 노릇을 야무지게 하면 아들녀석들이 언제 부터
우리집이 형식, 절차 따지고 살았냐며 비아냥 거린다는 게 실감이 나네요.
자식들 어느정도 키우고, 살림 외양 갖추고 하는것이 40중반이 지나야 완성되는가
싶습니다. 그리고 나서 격식 갖추고 삶을 어느정도 이해하는 나이가 되고..
요즘 이근후님의 "나는 죽을때 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란 책을 읽고 있습니다.
자녀들을 심리적 경제적으로 완전한 독립을 시키고,
중년이후의 삶을 어떻게 살것이며,
나의 노후는 어떻게 설계하고 살아갈 것인가 하는 것이 요지입니다.
지천명의 나이 50이 지나고 나니 이제야 삶의 진정한 의미를
조금씩 파악하며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감을 느끼고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절실히 깨닫는건.. 나의 자녀의 인생이 완성되어 가는 50이 될때 까지는
살아 있는게 자녀를 위한 부모의 의무 사항인 듯 합니다.
오랜시간 풍습으로 이어져 내려 온 제례, 식문화..
더할 것도 제할것도 없는 딱 그만큼이면 족하다 싶을만치 완벽 합니다.
시속이 변하지만, 곡식, 어육, 과일의 완벽한 조합의 상차림과 조상을 기리고
가족의 화합과 소통, 융화.. 이것을 실현할 수 있으면
참 그만한 복이 없겠다 싶습니다.
우리의 후대가 자연스럽게 인지할 때까지 이끌어 주고 기다려 준다면
아름다운 풍속이 이어 가기에 충분 하다 생각 됩니다.
이것 저것 챙길것도 많았던 긴 연휴 가족과 친지들과 함께할 수 있어
참 즐겁고 행복 했습니다.
만들고 함께 먹으며 행복했던 동그랑땡 ~~.
(애들이 잘먹던 피망 동그랑땡, 어머니가 젤루 좋아하신 건 녹두전).
재료준비 : 돼지고기 800g, 두부 400g, 양파 1/2, 대파 1뿌리, 마늘 8쪽, 당근 1/2개,
계란 1개, 부침가루 2밥술.
진간장 1밥술, 굴소스 1/2커피술, 멸새톳 1커피술,미림 1/2밥술,
배즙 2밥술, 참기름 2밥술, 생강가루 소금 후추 통깨 조금씩.
피망 5개, 깻잎 15장, 계란 7개.
동태포 500 g , 밀가루, 소금, 후추, 멸새톳 조금씩.
거피 녹두 200g, 녹두가루 200g, 부침가루 100g
건고사리 20g, 김치 6줄기, 숙주나물 400g, 다시마 20*20cm, 돼지고기 30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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