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또 하루..

부엌놀이 2016. 4. 15. 23:59

 

지난 월요일 주말을 함께 지낸

남편은 약식, 우유, 토마토, 호두 땅콩 블루베리

아침 도시락을 챙겨 들고 오전 5시에 출근하고

나는 식전 혈액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위해

과일중 바나나 1개를 챙겨 남편과 똑같은

내용의 음식을  들고 병원을 향했다.

갑상선 검사를 하고, 골밀도 검사를 하고

초음파도 하고 집으로 돌아온 시각은 오후 2시경이다.

병원에 가서 검사 몇 가지 하고 돌아 오길 초죽음이다.

 

남편은 근 30년을 아침 일찍 출근하고

웅성웅성 먹먹한 큰 건물에서 하루종일 일하며

가족들의 경제적 조달을 책임져 왔다.

참 대단하다

남편은 평소 마트나 백화점 가는걸 꽤 피곤해 하는데

직장이라고 하루 종일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는

 큰건물에서 수십년을 하루 같이 군소리 없이

출근하고 열심히 일했다.

 

 

근 열흘 전부터인가 보다

허리가 아프더니 왼쪽 옆구리가 결린다.

지난 몇달 동안 재미있게 춤을 배우며

 잔병치레 없이 씽씽하게 잘 지냈는데

요즘은 손가락 마디 마다 다 쑤시고 저리다

이젠 허리 까지 아프니 양말을 신는다거나

앉았다  일어서고 침대에서 일어나고 하는

무의식중에 하던 동작들을  조심스럽게 움직여야 한다.

 늘 해 오던 손빨래도 허리가 아프니

 이리저리 비비적 거리며 자세를 수없이  바꾸고

 겨우 끝내고 이젠 나도 어쩔 수 없구나 싶었다.

 

허리와 옆구리가 아파 움직임이 부자연스럽고

통나무마냥 움직여지지 않으니 며칠새 배도 나오고

옆구리살도 울뚝불뚝 해졌다.

 

평소 배도 나오고 앉는 자세도 반듯하지 않은

남편에게 그렇게 앉으니 자꾸 배가 나오고 허러도 약해진다고

 반듯하게 앉으라고 잔소리도 많이 했는데

내 몸이 시원치 않으니 남편의 여러 상황들이 이해가 된다.

좌우의 신체 균형이 잘 안맞는 남편은

서서 기다리거나 한곳에 머무는것을 늘 불편해 했는데

이제야 남편의 고충을 조금이나마 알것 같다.

 

내일은 오랫만에 여고 동창들 끼리

가까운곳으로 봄나들이를 가는데

열흘 정도의 짧은 기간에 갑자기 중부 지방이 불룩해져서

옷을 어찌 입어야 할까 신경이 쓰인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쬐끔 통증이나 불편감이 덜해 진것이다.

 

내일은 고대하던 비도 많이 온다는 예보가 있다.

긴 가뭄 끝에 모두가  기다리는 반가운 비다

오랫만의 친구들과의 나들이길에서 산보도 하고

긴 시간 함께 야외에서 보내는데

비만 충분히 내려 준다면 조금의 불편쯤은

감수하고도 남는다.

그나저나 내일은 여러명의 친구들이

한차에 낑겨 앉을 수도 있는데

내 허리는 괜찮을랑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