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방학 기간으로 오랫만에 교복을 입은 삼삼오오
무리지은 남학생들의 행렬을 보게됐다
아직 개학은 안했을텐데
가만보니 학생들의 손엔 빨랫비누 크기의 상자가 한개씩
들려 있다
오늘 졸업식들 했느냐 물었더니 그렇단다
세상에나 그 많은 행렬중 꽃다발 하나 든 남학생이 없다
우리의 아이들 졸업일 풍경과는 너무 다른 모습들에
짠하기 까지하다
부모님들이나 형제등 축하객의 모습도 물론 일체없다
짠한 마음이 들어 오늘 졸업한 친구들 모두 축하해!~
큰 소리로 외쳤더니
의외로 감사합니다!~~소리로 이곳 저곳에서 답한다
생각지도 않고 안쓰러움에 격려차 한 말에
거저 감사하단 말을 이리 단체로 들었다
가끔 말로라도 좀 기운을 보태려 나랑 크게 상관 없는
사람에게도 상황에 따라 추임새를 할때가 있다
그런 나를 보면 내 아이들은 엄마 아는 사람이야?묻는다
아니~ 하면 직접 관련 있는 사람 아니면 그러지마세요
엄마의 정서랑 사회는 이제 너무 많이 달라졌어요
괜한 일에 엮이다 큰 화를 당할수도 있어요
걱정스런 충고를 하기도 했다
나의 주책스러움은 그러나 아직 고삐가 풀릴 때가있다
집에 다다르니 공원길 옆 벤치에 여학생들이
꽃다발을 안고 있다
오늘 졸업 했구나 3년동안 학교들 다니느라 수고들하셨네~
이번에도 활짝 웃는 얼굴의 여학생들의 감사하단 답이왔다
다행이다
그래도 여학생들이라고 꽃다발이라도 들고 있으니
졸업식을 어떻게 했느냐 물었더니 인터넷으로 했단다
교실에서? 집에서요~
세상에나 집 모니터 앞에서 졸업식을 하다니...
때가 때이니 만큼 졸업 축하 점심 식사 모임이고 뭐고
다 자제가 되는 시기니 이 친구들에겐 참 썰렁한 졸업이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생계의 위협을 마저 받는 시기지만
우리집에도 아침이면 가족을 대표해 직장으로 출근하는
막내가 올해 졸업예정자다
목표 학교를 정하곤 올해처럼 유난히 추웠던 그해 겨울
1차 합격후 실기 시험을 앞두고 일산에서 안성을 오갔다
선생님의 안내대로 막히는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으로
무거운 촬영 장비를 짊어지고 12 차례나 현장 방문 하며
새벽 길을 나섰다가 촬영하고
꽁꽁 언 몸으로 돌아오곤 하던 아들
그 아들이 올해 대학 졸업 대상자다
막내는 초중고 땐 메르스.구제역등으로 소풍 자제.
수학 여행 자제로 모처럼 맘 편히 교우들이랑 교제를 나누고 즐길 기회를 갖지 못했다
같은 기수 엄마들도 많이 안타까워했다
다행 고교 수학 여행은 제주로 다녀왔다
다리를 다쳐 허벅지 까지 기브스를 하고 있을 때라
수행 여행을 가긴 어렵겠다 싶어 불참한다 했더니
반 친구들이 너 안가면 우리들도 안간다 조 짜서 순서대로
업고 댕길테니 동행 하자해 그나마 고교 수학 여행은
걱정 속에서도 목발을 지니고 잘 다녀왔다
그런데 이건 그에 비할 바가 아닌 지경이 되어버렸다
이제 인지력을 키워가는 유아들에겐 미스크가 사람의
신체의 일부로 인지되고 있다는게 가슴 아프다던 분의
얘기를 듣고 함께 마음 아파한 적도있다
집에 들어와 주방쪽 창으로 내다 보이는 여학생들은
졸업을 기념하기 위해 꽃다발을 들고 사진을 찍는다
그 광경을 내다 보며 그럼 이친구들은
오늘 점심을 어떻게 먹는거지? 거기까지 마음이 쓰였다
불러다 내 집에서 밥이라도 먹이고 싶은 심정이었다
아 이 비정상적인 상황은 언제나 종료되려나
이 비정상을 정상으로 받아들이며 살아야 하는건
설마 아니겠지? 참 심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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