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농사이야기

그래도 철 따라 꽃은 핀다

부엌놀이 2021. 9. 10. 22:43









































지난해엔 해바라기 꽃 탐스럽게 펴 열매도 실하게 열렸었다
그때도 10월 부터 샐러드 집으로 출근을 몇달 하던 터라
큼직한 송이째 끊어다 씨앗을 제때 건사 못하고 어느정도 말랐나 보다하고 베란다에 쌓아 놓곤 겨울을 맞았다
조금만 상황이 더 안좋았으면 먹지도 못할뻔 할 정도로
팡이가 필 뻔했다
알알이 따서 바싹 건조해야 둬야 하는 걸 알았다

올 봄엔 모종판을 안치며 해바라기도 심고
잘 건사해야지 작심을 했었는데 중간에 바빠지게 되니
건사를 제대로 못했는지 발 걸음 소리를 제대로 전달을
못해 줬는지 개화가 영 늦다 싶었다

퇴비를 10포 날라다 준 집안의 먼 친척 오라버니가
여적 꽃도 안피었음 언제 열매가 영글겠냐며
걱정을 하신다
우리밭 해바라긴 꽂 핀지가 벌써 언젠데...하시며
파주 보다 더 북쪽에 위지한 연천 호루고루믜 해바라기밭
만개한 진풍경 사진도 올라오기 시작한지 벌써 꽤 됐건만...

며칠전 수요일 에서야 겨우 조막만한 꽃 송이가 열리기
시작한다
그야말로 키빼기만 크고 영양이 부족한지 쥔의 정성이
부족한 걸 알고들 삐졌는지...
아님 두가지 다 결손인지 나도 헷갈리는중이다

해바라기 뿐 아니다
올핸 일산에 상사화를 보기도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다
꽃 자리마다 설레는 마음으로 돌아봤건만
꽃은 커녕 한 줄기 자취도 없다
지난 겨울 구근이 다 얼어 죽었나 싶을 정도로 들여다 보고
또 들여다 보고 아무리 헤매도 개화를 볼수 없었다
재차 방문한 끝에 엊그제야 꽃대 오르고 꽃 봉우리 맺힌걸
겨우 보게됐다
이어 오늘에사 제대로 꽃 핀걸 드디어 보게됐다
나의 뱥에 해바라기 꽃송이도 그새 좀 컸으려나??
다음번에 가면 거름이라도 한줌씩 올려 주고
그간 좀 바빴고. 털 북숭이 송충이들 떼거지로 거산을 하는
통에 그나마 왔다가 내 밭 내 맘대로 돌보지도 못하고
잠깐 돌보다 집에 오곤해도
운전하다 느낌이 이상해 보니 엄지 손가락에 털 북숭이
스멀스멀 기어다녀 기겁을 했던 일
뭔가 뚝 떨어져 보니 썬루프 열린 창으로 한마리 떨어져
에고 털어도 독이 있음 어쩔까나 한 걱정을하곤
진저리 친일도 있었지
오라버님한테 송충이가 유난한 올해 밭에 드나들기도
무서웠어요 했더니
농사꾼이 그깟 벌레 무서우면 어떻게?? 별스럽지 않게
얘길하시네요

하긴 블친님 산녀님은 뱀도 때려 잡고. 말벌 쌍살벌도
숫자 헤아려 가가 잡으시던데...
참 멋적기도 하더이다
그래도 어느 정도지 뭔 군단을 풀어 놓은것 마냥...
에고 무셔라 ~~~

이젠 송충이 기세가 어느 정도 줄었다
그새 한살이 과정서 애벌레 시기를 종료한 녀석들이 많은지
솜털처럼 가벼운 허물만 흔적으로 남기고 떠난 놈들 많다

다음에 가면 해바라기 꽃 핀데 대한 수고의 칭찬의 말이라도 한마디씩 전해 주고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