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농사이야기

게으른 농부의 밭도 나름 풍성하다 ~ ㅋㅋ 그저 감사 ~ 감사할 따름이다

부엌놀이 2021. 9. 29. 21:27












































































라인댄스 수업을 마치곤 밭으로 향한다
그렇게 밭에 가면 딱 4시가된다
따갑게 내리 쪼이는 햇살이 매우덥고 피곤하다
파주 조명 가게를 운영하는 언니네 가게에 들렀다가
6시 무렵에 일어나 밭으로 향했다
보통은 이런 강한 햇볕을 피하려 5시쯤이면 가게서
일어나는데 엊그젠 좀 늦은 폭이다
1시간 뒤이니
그래도 퇴비나 좀 쏟아 붓고 밭이나 한바퀴 돌아보면 되니까
괜찮다 생각했다

밭에 도착하니 아니 이게 웬일이래???
비바람에 그만 경사지 해바라기중 2/3쯤은 뿌리가 뽑힌채
길다랗게 누웠다
꽃이 제대로 피고 낱꽃마다 해바라기 씨방이 들어 차
꼭대기가 제법 묵직하고 줄기는 2m쯤 되는 해바라기는
태풍처럼 강한 바람에 이리저리 휘둘리다
그만 뿌리가 뽑히고 넘어간거다
그런줄도 모르고 한유하게 앉아 커피를 마시고 오랫만에
언니 가족들과 이런ㅁ저런 얘기를 나누고 앉아 시간을 보내고
온게 정말 미안하단 생각마저든다
해바라기 씨야 안먹고도 살수 있지만
쓰러진채 생사의 사투를 벌이며 주인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을 해바라기 나무를 생각하면 정말 외면할수 없는 노릇이다

쓰러진 나무 곁에 깊이 땅에 박히는 곳을 찾아 지주를 세우고
얼기설기 제멋대로 드러 누운 해바라기를 순서대로 일으켜
세워 묶어 주고 미처 다 해결 못한채 어두워 귀가했었다

그 해바라기 나무들은 어찌됐을까 ?
뿌리 뽑혔던걸 겨우 일으켜 주고 뿌리에 흙도 덮어주지
못한채 귀가 했기에 노출된 뿌리로 인해 다 말라죽었겠지
염려 했었는데 다행히 몇그루 꺾인것만 말라가고 대부분은
회복중이니 정말 다행이다

송충이 애벌레가 바글바글해 한달쯤은 수확물 걷어 오기뫄
정말 급한 일만 대충 해 놓고 서둘러 밭을 빠져 나와 귀가했다
다행히 애벌레들은 모두 번데기 과정에 들어 갔는지
애벌레들은 모두 사라졌다

지난주 시금치. 고수.대파 씨앗을 묻어 놓고 왔는데
해바라기를 쓰러트린 그 시기에 많은 강으량 때문인지
시금치는 발아가 돼 줄뿌림한 시금치 씨가 줄지에
뽀족뾰족 한쌍으로 바늘 같은 새싹들로 올라왔다
헤실수로 뿌렸던 파씨도 발아해 뾰족뾰좈 올라와 신기하다
재래종 쪽두리 파가 아니곤 대파 씨를 뿌려 씨가 발아
되기는 처음이니 더 신기하다

잎 하나 남김 없이 애벌레들에게 몽땅 먹혔던 뽕나무는
애벌레는 사라졌지만 자칫 고사할까 많은 걱정했었는데
가지 끝마다 새순이 올라 견디기는 하겠구나 안도했었다
그게 불과 3주가 지났을까 싶었다
엊그제 확인된 뽕나무의 모습은 놀라웠다
마치 봄날이라도 맞은듯 가지 끝마다 오른 새순에 샘기돌고
뿐만아니다 오디가 적잖이 열렸다
지난 여름 한그루의 나무에서 30Kg이나 되는 많은 오디를
수확했는데 가을에 오디가 익으면 또 따야하나???
의문이다

옥수수를 심었던 이랑 옆엔 구기자 나무가 즐비한데
보랏빛 꽃이 피는가 싶던게 얼마 안됐는데
조랑조랑 구기자 열매들이 카지가 늘어지게 열렸다
내일은 구기자 나무 곁에 지주를 세워 가지들을 관리 하고
퇴비도 주고 와야겠다

아버지가 물려 준 밭은 나의 아버지 처럼
내겐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생각이 들어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뒤늦은 알타리 밭 무 솎기. 고구마순. 늙은 호박. 애호박.갓.
선비콩. 꽃차용 메리골드. 자잘한 피망. 파프리카
그리고 주렁주렁 달리는 가지를 따다 가지밥을 해 먹는다
올핸 아들애들까지 잘 먹으니 여느해와 달리 더 재밌다
늦다케 천원에 모종 3그루를 사다 심은 오이엔 가시 오이가
달리기 시작한다

고순이. 솎은 열무. 갓. 홍고추론 김치를 담그고
암튼 밭은 나의 보물 창고임엔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