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나 ... 복 터진거 맞아?

부엌놀이 2022. 10. 23. 08:44

....

앉았다 일어나다 넘어져 발의 인대가 손상됐다
기브스를 해야된다는데...
출근도 하고 운전도 해야하니 기브스는 면했으면 했더니
그럼 아주 오래갈텐데... 예후를 장담할수없단다
그나마 골절상을 입지 않은게 다행이다 싶고
이젠 나이 먹었음을 깨닫게된다
마음 비우고 조금은 못 본척 지나치며 살 필요를
절감한다

그렇지만 그건 생각뿐 내겐 예정된 일이 있고
거기다 이젠 손 털었다 생각했던 큰 아들애가
이번 주말 와선 2일을 묵어 가고 찬을 좀 마련해 주었으면 좋겠다했다

살다보면 그득히 먹던 반찬들이 똑 떨어져
내놓을 반찬이 만만치 않을 때도 있다
이번주의 우리 집 형편이 딱 그랬다
오로지 김치뿐....

재료가 있는 대로 희망 메뉴를 선택하라 했다
아들의 연락후 내내 기분이 좋았다
별달리 이쁜짓을 안해도 그저 이쁘기만한 녀석이니

지난주엔 3주만에 밭을 갔다
서리 오기전 고구마도 캐야하고. 콩도 따야한다
특히 나물류를 좋아하니 고구마순. 고춧잎. 호박잎은
빼놓을수 없는 찬거리다
고구마는 5개나 캤을까? 싶고
그 대신 고구마순은 번성해 절반 면적에서 알뜰히 손질해왔다
틈틈히 퇴근후 풋콩 까고. 고순이 다듬었다

고순이던 풋콩이던 신선할때 까야 제맛이고 수월하다
어떤 날은 새벽 2시가 되도록 앉아 깔때도 있었다
햇볕과 바람 제대로 맞고 자란 것들이라 끝낼때 까지
싱싱해서 좋았다

그러곤 아들 맞이. 아버지 추도 예배일을 맞게된다
아들에게 먹고픈 메뉴와 싸 가고픈 음식을 나열했다
몇가지씩 선택한 갈비탕. 갈치조림. 돼지갈비 찜.
등심구이 등을 해 먹이고
일욜 아침 9시 30분경에 짐꾸려 배웅해 보냈다

이어서 11시40분 집결 장소로 가져갈 음식 준비와
행사 관련 물품들을 챙기며 든 생각
어째 내 인생은 일뽁 제대로 터진것 같다
오랫만에 신세 타령 터질 판인 지경이다
뒤이어 든 생각은 어디건 내가 만든 음식은 나도 먹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싶다
얼마전에는 큰 언니가 내게 말하길
너희 집은 먹는 사치가 심하단다
언뜻 듣기엔 썩 기분 좋은 말은 아니다
그렇지만 먹는거라도 제대로 챙겨 먹고 산게
그나마 다행이지 싶다
외식을 하는 것도 아니고 내 손으로 만들어 먹길
그거라도 맘대로 지지고 볶아 먹고 살고 있다는게
나에겐 큰 위안이 되기도한다
그 재미라도 있어 이제껏 살아왔구나 싶다


살다 살다 처음으로 넘어져 발을 다쳤다(오른쪽 발)

따 온 호박중 애호박 시기를 지나친 호박 3개는
썰어 말렸다
건 호박은 나물로 볶아 먹기도 하고 소고기와 함께
국을 끓여도 맛이 좋단다

좋아하는 선비콩은 풋콩을 까서 냉동실에 두고
송편을 만들때 소로 쓰면 달착지근하고 아삭이며 맛있다
2축을 까고 보니 3.5kg쯤된다

1차로 따온 고순이는 손질해 데쳐 말리고
호박도 깨끗하게 잘 말랐다
이젠 먹을 일만 남았다

마씨는 두어번 밥에 두어 먹을 만큼 따왔다

23일 아버지 추도 모임일 마치고
파주엔 벌써 서리가 내려 고구마 순들은 초죽음이됐다
지난주 밭에 다녀 오지 않았음 어쩔뻔 ~~~

우듬지의 어린 순들이 그나마 싱싱함이 유지되 따왔다
가지랑 호박은 크건 작건 모두 걷어왔다

고구마순 우듬지도 한뼘씩 끊어 손질해 말리면
고구마 줄기 보다 더 맛있는 나물로 먹을수있다

토마토가 있어 아들이 요청한 토마토 스파게티를 만들었다

메추리 알이 비싸 계란 장조림을 만들었다

고구마순 우듬지를 끊어 말린 고구마순 붂음은
고사리 풍미와 가까운 고급스런 풍미를 느낄수있다

아들이 요청한 김치. 장조림. 우엉조림. 황태채 볶음.
고순이 나물 볶음. 토마토 스파게티 소스...

한보따리 챙겨 보냈다

아들이 이틀 머물다 제집으로 향하는 출발길이다
나의 집서 일산역은 도보로 10분이 채 안걸린다
나선 김에 산책을 하고 잠시 휴식 타임을 가졌다

15명이 참석한 아버지 기일 추도예배
큰집 언니 오빠 내외. 사촌 언니 아들과 손자가 참석했다

가을날 다소 서늘한 날씨에 야외에서도 먹기 좋은 누룽지탕!~

눈에 띄어 선산에서 하나 둘 줍기 시작해
오늘 정발산 산책중 약수터에서 주운 도토리도 있다
이 도토리들은 또 어쩔?? ㅋㅋㅋ



이번에 내가 준비한 음식은 고순이 볶음. 김치.
홍어 무침. 누룽지탕이다

그나마 동생이 고기를 준비했고
작은 동생댁이 과일. 음료. 떡. 케잌등 후식을 담당했다
연거퍼 음식을 만들어 준비해야 하는 나의 부담을 덜어
참 다행이란 생각이들었다

이젠 조금씩 주위 사람들에게 분담 시키는 훈련도
필요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