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도 어김없이 친정 아버지께서 가꾸신 배추며 무,갓, 파등을 밭에서 뽑아오고
다듬어 오느라 무진 애를 썼다. 무엇보담 추석을 앞둔 무렵에 85세의 적지 않은 연세에
위암 3기말의 진단을 받고 수술 회복중이신 아버지의 가을 농산물이라,
농삿일의 경험이 전문하신 어머니와의 공동 수확물이...마음은 더 애잔하고 귀히 느껴졌다.
연로하신 아버님의 남은 생애도 안타깝지만, 그동안," 배추 따러 모여라, 고구마 캐러 모여라."
당일 하시던 아버지의 신새벽 전화를 받고 나면 그야말고 그바게 일정을 조정하며
당황스럽던 기억들과 함께.. 웬지모를 아쉬움이 느껴졌다..
배추 수확이 끝나면 그해의 작황에 따라 크기가 들쭉 날쭉한지라 어떤해에는 봄동 크기의
신세를 겨우면한 배추를 겉잎을 뚝뚝 따내지도 못하고 절여 보면.. 부피가 턱 없이 줄어
소를 준비해둔 채 하나로 마트에 달려가 절인 배추를 사러갔다가 허탕을 친 일도 있다..
그해엔 전국 어디고 배추의 작황이 좋지 않았음에다..
오늘 김장철이나 관심을 두는 포기김치 담그는 글을 올리려하는것은 어제 저녁
유난히 맛나게 담가진 배추김치의 고마움을 새삼 깨우친 까닭이다.
개성이 고향이신 친정어머님은 외할아버지대에 기독교를 신앙으로 받아들인 가문으로
신앙생활에 열심이셨고.. 그시대엔 그야말로 기독교 전파가 신앙생활의
큰 비중을 차지함을 강조하던 시대였기에 키가 크고 병약했던
나로선 어머니가 부재중인 집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았다.
아버지께서는 워낙 바지런한 분이셔서 직장에 출근하시기전
채마밭을 다녀오시면, 아버지의 손엔 여지없이
소채류와 들에서 채취한 야생나물들이 한아름씩 들려있곤했다.
놀이삼아 그것들을 다듬고, 평소 엄마가 음식 만드시는것을
눈썰미로 익혔던 대로 데치고 무치고하여
반찬을 만들어 놓으면 가족들은 맛있다고 하며 신기하게 여겼다.
지금 생각해보면 굴곡이 없이 평탄하게 유지하던 가정에서 국민학교 5학년
무렵에 김치를 담갔던 기억이 남아 있는걸 보면 나도 나지만,
그것 맡겨두고 칯찬하시며 지내신 부모님 또한 대단하신 분이라 생각이든다.
요즘처럼 열기구가 간단하고 안전하지 않은 석유 풍로나 연탄 보일러를 겸한
화덕이나 화목을 땔감으로 쓰던 가마솥이던 까닭이다.
어머니의 말씀에 따르면 내가 다섯살 무렵..
외출하셨다가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것을 아시고
애가 배가 고플세라 서둘러 귀가하여 보니 ..
나 혼자서 노구솥을 쓱 밀어 열어 젖히고
부엌에서 밥을 꺼내 먹고 앉아 있더란다.
아마 나의 부엌놀이는 내 기억보다 훨씬 이른 그 이후로부터 서서히 시작된듯 하다.
엊저녁 저녁 식탁에서 아삭거리며 싱싱하고 맛있는 포기김치를 먹다가 ..
겨울 방학때 외갓댁, 할머니댁을 방문했을 때처럼 편한함의 옛기억이 떠올랐다..
둥글 둥글한 거피팥소를 넣은 인절미를 유난히 좋아 하셨던 할머니댁의 겨울은
시원한 동치미와 달큰한 식혜. 속 노란 군고구마의 기억과 함께.. 화로 위의 석쇠에서
겉은 격자무늬를 새기며 노릇하고 말랑해지던 인절미의 따스한 온기를 느끼게한다.
음.. 바로 이맛이야~~.. 요런 김치의 맛은 블로그에 올려 남겨둬야지...
그럼 시원하고 깊은 맛의 김치.. 그맛의 출처를 공개 하겠습니다..
사용된 재료: 배추 20포기용 김장비닐 가득 3포 꽉 차게 절임(절임소금 5k)
무 중간것 15개. 육쪽 마늘 1.2킬로,
생강 450g, 찹쌀 450g, 고추가루 1.5kg
뉴스가 2밥술, 매실액 600g, 생새우 1.2k
새우젓 900g, 까나리 액젓 900g 대파 2.5k
홍갓 3k , 양파 큰것 6개, 배 큰것 4개. 윗소금 조금.
만 들 기 : 배추는 밑동 쪽으로 10센티 깊이로 +자 칼집을 내어 벌려서 소금을
한주먹씩 얹어 차곡차곡 김장용 비닐에 앉힌다.
주전자에 소금물을 끓여 포기당 반컵 정도를 부어준다.
3~4시간 뒤 소금이 녹아 밑동이 부드러워지면 위아래를 바꿔준다.
약 24시간 가량 절여주는데 배추가 고루 절여 지도록
위아래 위치를 2번쯤 더 바꿔준다.
배추를 너무 잘게 쪼개지 마세요.
배추의 맛이 빠져 나가고 소를 넣고 싸기에도 번거롭습니다.
밑동에만 7~8cm쯤 칼집을 넣으면 식탁에 올릴때
쪼개어 썰어 내면 편하고 맛 좋은 김치를 먹을 수 있습니다.
배추가 절반 정도 절여졌다 싶으면
1),마늘,생강등 손이 많이가는 차례대로 양념을 준비한다.
김장 하는 당일 .
.2) 무우 채를 썰고, 대파, 갓, 양파, 배를 채썰어 준비한다.
3) 찹쌀을 믹서기에 갈아 되직하게 풀을 쑨다음 .. 식으면 고추가루와 액젓,새우젓,
마늘, 생강을 넣고 잘 섞어서 고춧가루 색과 물이 잘 우러나도록 서늘한곳에 놓아둔다.
배추가 잘 절여졌으면 2~3회 깨끗하게 씻어(배추물이 빠지지 않도록 물에 담기는
시간은 짧게) 채반에 가지런히 엎어 가며 물기가 잘 빠지도록 쌓아 둔다.
4) 큰 양픈에 무채썬것을 담고 3)을 쏟아 붓고, 생새우를 넣고 고루 버무려 준다.
5) 4)의 부피가 어느정도 줄어 들면 뉴스가, 매실액을 넣고 ( 갓, 쪽파, 양파, 대파)를
차례대로( )것을 넣고 한가지씩 추가 될때마다 고루 버무려 섞어줍니다.
이렇게 속을 버무리면 큰 양픈 하나를 쓰면서도 재료들이 넘쳐 나지 않습니다.
*준비한 양념이 모두 다 사용되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해 줍니다.
이것으로 김장소 준비는 완료 되었습니다.
배춧잎을 2~3번쯤 뜯어 먹어 보아 간이 어느정도인가 가늠해 보고,
싱겁다 느껴지지 않으면 소금을 더 넣지 않아도 됩니다.
6) 새양픈에 5)의 김장소를 2~3바가지쯤 덜어내어 물기가 잘 빠진 배추를
한쪽씩 겉잎이 위를 향하도록 놓고 작은 속잎을 한손으로 쥐고
김장소를 배추밑동 부분 줄기에만 조금씩 얹어가며
겉잎으로 소가 흩어지지 않도록 잘 감싸 보관 용기에 넣을때는 배추 속잎
부분이 위로 향하도록 차곡 차곡 가지런히 담습니다. .
7) 다 완성이 되었으면 오래 두고 늦게 먹을 김치통 윗부분은 우거지로 덮고 윗소금을 친다.
8) 꺼내먹기 가까운 순서대로 수납이 편한 장소에 보관 한다............................................
***
2015년 김장
올핸 여름내 땡땡 가물다
가을에 접어 들어서야 비가 자주 내렸다
자주 온 정도가 아니다
햇빛 보는 날이 더 적을 정도로 가을 장마 같다.
가을에서야 갑자기 커져 버린 배추는 일조량 부족으로
가을배추 특유의 아작거림과 단맛이 적다
새우도 어획량이 적고 질도 아주 떨어진다 했다.
시장에도 살아서 뛰는 생생한 새우는 없다.
출처 불명의 새우들만 좌판을 메우고 있고
몇군데 한마리씩 집어 맛을 보아도 영 아니올시다.
김장을 앞둔 한달쯤 생새우를 넉넉히 사다 얼려
매운탕을 끓일때나 국물요리등에 쓰고
새우젓도 담그고 하여 일년동안 잘 먹었는데
올핸 새우젓 담그기는 커녕
김장생새우도 조금 살 수 밖에 없었다.
값도 3배쯤 하고, 맛도 없다
하여 일찌감치 마음을 접고
섭섭치 않을 정도로만..
그러니 음식의 맛은 재료에서 나오는데
김장은 조금만 하기로 했다.
배추는 30통을 했는데 통이 작년의 절반 밖에 안된다.
아무튼 김치는 담아야 하니..
입동이 지났는데도 기온은 높아
일찌감치 김장을 담은 가정에선 너무 빨리 익었다 하여
양념에 소금을 좀 넉넉히 넣었더니
생새우대신 넉넉히 넣은 새우젓도 간이 세니
김치가 또 너무 짤까 걱정 된다.
김치통마다
무우를 통으로 2개쯤 추가로 넣어 두니
간기를 먹어서 그리 짠 맛은 느껴지지 않으나
올해의 김장은 여러가지 이유로
깊은 맛이 적은 시원한 맛의
김장 김치가 되었다.
올핸 대체로 김장김치가 맛이 별로 없다고들 한다.
내년엔 맛있는 김장김치를 담글수 있으면 좋겠다.
재료준비 : 배추 30통 약 72킬로 절임소금 3kg
찹쌀 200g..................
무 20개 약 15킬로......
양념소금 250g..........
갓 약 3킬로..............
쪽파, 대파 약 5 킬로.
양파 6개.................
새우젓 1.8킬로, 갈치속젓
생새우 2근..............
고춧가루 1.5k.........
마늘 1.2k..............
건생강 20g...........
배즙 2팩..............
매실액 400g.........
풋고추액 100g.....
양파액 100g........
완성분은 약 100k
* 김치를 일찌감치 김치 냉장고에 넣고 1주일 지난 뒤
먹어 보니 맛이 그닥 느껴 지지 않더니
20일쯤 지나고 나니 더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
색다른 김치맛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 부모님 세대들이 김장김치는 양념을 조금 넣고 담가야
깊고 시원한 맛의 김치가 된다는 얘기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올핸 김치맛에 큰 기대를 안했었는데
더 깊은 맛이 김치가 되었다고 하면서 잘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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