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이생망

부엌놀이 2018. 12. 14. 10:06

 

이번 생은 망했다 ???

해마다 김장 무렵이면 출하를 시작한 생강을

사다 말린다

올해도 예외없이 생강을 사서 깠다

여느해와 다르게 올해 생강금은 비싸서 조금만 샀다

 

짧은 가을볕에 말리려면 여간 바쁘지 않다

병아리 눈꼽만치 비가 내리고 미세먼지로 신경 쓰이고

여느해와 정만 다르게 관리에 특별히 신경 쓰였다

거기다 어머님이 요양원에 계시다가

낙상 사고로 골반뼈가 골절된 끝에 항생제 내성이 생겨

치료에 차도가 없고 연로 하셔서 며칠만에 한번씩

병세가 악화 됐다

 

95세가 가까운 연세니 그럴때마다 병원으로 달려 가고

얼마후엔 임종을 보러 가는 길이 되고 말듯해

집안 일을 주검주검 마무리하고 병원으로 향하자니

가뜩이나 관리가 까다로운 생강은 냉장고로 들어갔다

나왔다 정말 정신이 없었다

약간 무르는듯 곰팡이가 필듯 말듯

 

살기 어려운 세태속에 젊은이들의 자조적인 신조어

이생망~

이번 생은 망했다

딱 그 짝이다

다행 아주 못쓸 정도는 아니어서

어머니 유택에 모신뒤 골라 골라 일부는 버리기도 하고

말리기도 하며 생강금이 비싸서 그나마 많은 양

사지 않은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손질하는 생강을 보며 남편은 이번 생강은 왜 이래?

빛깔도 곱지 않고 못생겼네~한다

아닌게 아니라 이생망이라우 했더니

갸우뚱 한다

설명 끝에야 이해가 가는지 웃는다

더러 골라 버리고 고기 삶을때 누린내 제거용으로나

쓰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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