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쯤 기력이 없고, 비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혀가 깨물리고, 볼살이 가끔 씹힙니다.
오십이 지나니 이젠 이악물고 힘쓸 일도 혀 깨물 만큼 억울할 일도 없건만..
걱정스러운 것은 지혈이 잘 안되고 상처 회복이 너무 더디다는 것입니다.
보통 피로, 면역력이 떨어져 입안이 허는 증상을 치유시간이 오래지만,
깨물린 상처는 하루 이틀이면 회복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어버지가 위암 수술을 하신후, 입원을 거듭하시는 상황인데..
도무지 몸이 따라 주지 않으니 .. 내 몸 간수하기도 바빠 민망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20일전 깨물린 상처는 보름이 지나도 낫기는 커녕 점점 환부가 넓어지고,
출혈이 반복되어, 이비인후과를 다녀온 5일 뒤에야 진정되었습니다.
지금에사 생각하니, 간에 부담이 되니 녹채류와, 수산물을 가급적 먹지 말라는
한의 선생님의 처방에 따른 오랜 기간 식품 섭취의 불균형의 후유증이
뜻하지 않게 나타나는 결과가 아닐까?싶네요.
엊저녁 밥을 먹고 밥솥에는 1인분이 채 안되는 밥이 남았네요.
요걸 아들애 데워주면 되고, 나야 대강 먹지뭐~ 생각하던차에
냉동실에 넣어 둔 밥이 생각 나 찾아냈어요.
얼음 덩어리 밥을 전자렌지 돌리기도 시간이 꽤 걸릴테고..
작은 냄비에 조금 남은 며칠전 만든 된장 찌개와 끓이면 먹을 것 같습니다.
아들애는 그새 아침밥을 다 먹고 자리에서 일어나고,
덜어 먹기도 뭣해서 남비 째 식탁에 올리고 앉아 몇술뜨다가
아주 오래전.. 어머니의 아침 밥상 정경과 비슷한 점을 느꼈습니다.
출퇴근 하시는 아버지와 5남매의 도시락을 챙겨야 했던
엄마의 아침 밥상은.. 만만한 반찬은 다 동이나고..
김치와 엄마 몫의 밥과 국 한그릇, 양념들과 함께 얼마간 남은 반찬..
복잡한 아침 일정을 마친 어머니는 대부분 국그릇에
남은 반찬을 쓸어 넣고, 국에 말아 드셨습니다.
비슷한 정경을 많이 보아 궁금한 터에..
엄마는 왜 멀쩡한 밥을 개밥처럼 만들어 먹느냐고 물었습니다.
어머니는 아무 말씀 안하시고 .. 그저 물끄러미 나를 쳐다보시며
국에 말은 밥을 드시고 계셨습니다.
그시절 집에는 대문을 지키는 개를 한 마리 키우고 있었습니다.
엄마는 개 밥그릇을 항상 깔끔하게 잘 관리하셔서..
개밥을 굶기는 일은 없는데... 언제나 깨끗한 양은 그릇은 반짝 반짝
깔끔하게 비워져 있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어머니 당신 다음으로 밥을 먹게 되는 개에게 특별히 마음을 쓰셨던 모양입니다.
어머니 돌아가신 뒤.. 친구의 어머님을 통해 들은 말..
여러 자식 키우느라 먹고 싶은 것 맘대로 먹지 못했는데,
이제 자식들이 이것 저것 사다 주고 먹고 살만한데..
이제는 입맛이 없어 못 먹겠다 하셨다네요.
그리고 얼마후 급성 백혈병이 발병하여 28일만에 세상을 떠나셨어요..
물론 드실 수 있는 음식은 거의 없었구요..
돌아가신 후에는 병후의 상태가 하루가 다르게 악화 되었으므로
이젠 울 엄마 아프고 고통 겪지 않아 다행이다 싶어
눈물도 나오지 않더군요..
오랜 시간이 흐른 10년뒤.. 그때서야 엄마 돌아가신 슬픔이
한꺼번에 북 받쳐 터져 나오더군요..
그래서 한참을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엄마가 돌아가신지 벌써 23년이 되었네요..
엄마 미안해요.
엄마 고마워요.
엄마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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