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계절 소품 죽부인.. 고2 아들에게 부인을 얻어 주다~~..참 쿨한 엄마죠??

부엌놀이 2013. 6. 10. 12:00

 

 

나의 취미는 바느질, 사람 만나기, 음식 만들기, 책 읽기.. 등입니다.

오늘은 아침부터 장마를 대비해 이부자릴 차례로 세탁기에 넣고 돌리며,

아들에게 줄 죽부인을 메만져  손을 보았습니다.

나의 살림살이들로 말할 것 같으면 정말 오만가지도 넘을 듯 합니다.

하여.. 무엇이 필요하다 싶은 생각이 들면..

이리 저리 찾아 조합하고.. 수리하고 재 창조하여,

그야말로 나만의 생활 도구를 만들어 쓰기에 아주 좋습니다.

싹 쓸어 버리고 모델하우스 처럼 꾸미고 살 순 없을까?

싶은 생각도 없진 않지만..외벌이 가정으로  나이가 들어 갈수록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 없이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는 건

나만의 이런 독특한 삶의 방식도 한몫 단단히 하고 있는것 같네요..

결혼후 종자돈 준비도 없이 시작한 살림.. 남편의 경제적 능력을 파악하곤..

 힘든 시간도 물론 꽤나 길게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생겨나고 집에 들어 앉아 전업 주부로 살며

 통장을 하나씩 늘려가고..

아이들 성장에 따라 공급해 줘야 할 필요 물품은 왜 이리 또 많은지..

돈을 지불하고 들여온 물품은 하나라도 허투루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첨엔 남편이 나의 생활방식에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죄다 버리고.. 소리를 엄청 많이 들었으니까요..

23년을 함께 살아보니.. 이젠. 내가 뭔가를 열심히 들여다보고

작업 하면, 애들한테 엄마가 뭔가 작품하나 맹글려나 보다

이야길 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두 아들들은 오래 전 부터 엄마의 생활패턴을

잘 이해 해 주고 우리 엄만 뭔가 다르다고 인정 해 주고 있습니다.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요??

초등학교 3학년 때 어린이날이나, 크리스마스날..

유명상표의 양말을 2~3켤레 쯤 사주면(한 켤레 사면 금방 못 신게 되니)

양말  더이상 꿰매서 신을 수 없어, 한짝만 남으면..

작은 아들애는 비슷한 길이의 양말을 용케 찾아 짝 맞춰 신고

학교에 다녀,, 유명 인사가 되기도 하고 따라 하는 친구들도 생겨나

엄마들 사이에 화제가 되기도 했었지요..

요런 기특하고 지혜로운 아들녀석들이 있어서

내가 호더스가 아닌가 고민할 때도 있지만..

아껴 쓰고, 다시 쓰고, 고쳐쓰는 생활 속에서도

남다른 자부심을 가진 주부로 살아가고 있다 생각합니다.

 

계절 소품은 대개 오래도록 두고  쓸만한 큰 값을 지불하고

장만하기엔 부담스럽기도 짐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웬만한 주부들은 아쉽지만  생략하거나,

 가격부담이 적은 쪽을 선택하기도 하지요..

전,새로운 물품을 사용해 보면 어떨까? 궁금하기도 하지만..

계절 신상이 나오면 재활용품 분리 수거일에

배출 될 때 꺼정 버티는 편입니다..ㅎㅎ~~..

모든 생활용품이 죄다 요긴하고 오랫동안 애용되는 것은 아니거든요..

한두번 사용해 보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들도

꽤 되고.. 기대보다 효용가치가 떨어져 자리만 차지하는 것도 많습니다.

 

작년 가을 무렵.. 누군가 쓰던 죽부인을 내 놨습니다.

가만 살펴보니 상태는 깨끗한데.. 대나무를 엮은 제법 부피가 큰  품목의

특성상.. 마무리가 깔끔하게 처리 되어 있지 않고, 접착부분이 떨어져 

 날카로운 대나무에 찔릴까 좀 위험스러워 보이더군요..

판매점에 재고로 남아 있는 동일제품을 보아도 야무지고 뒷마감이

깔끔한 물건은 보이질 않고, 비슷비슷한 상태더라구요.

가격은 만구천원~ 삼만원이 좀 안되는 선이구.

그래서,,손보면 한번 써 볼만은 하겠다 싶어 들여다 놨구요.

올여름이 엄청 덥다니,   꺼내서...  손상된  부분을 테프로 감아?

천을 이용해 커버링을 해? 궁리 끝에

커버링을 하면 대나무의 시원한 기운이 감소할테니..

적당한 재질의 수리용품을 찾았어요.

바느질함에 있는 천으로 된 물방울 무늬의 바이어스..

TV를 보며 바늘로 이리 저리 얽어가며 수리 하느라

 바늘에 찔리고 한시간은 족히 소모했지만...

그런대로 결과물은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우리도 에어컨 사자는 성화 한마디 없는 아들들에게..

선풍기와  손풍기, 대나무 자리, 대나무 베개. 그리고 죽부인 꺼정..

여름을 나기에 족하지 않을까 싶네요..

 

아참.. 글구 아들에 학교 갔다옴  팥빙수 만들어 주려

팥도 삶아야 겠네요~~...

 

오늘도 좋은 하루들 보내세요!!~~..

 

 

 

죽부인이 접착 부분이 떨어지고,,어떤 곳은 대나무의 쪽이 떨어져 나가서~~

찔리고, 가시 들까 위험스러워 보여.. 바이어스 찾아서 이리저리 엮어 손상부분 감싸고,

실과 바늘로 얽어매고,, 리본모양으로 묶어  수리 했어요..

그런대로 올 한해는 쓸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