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3일
동료의 모친상으로 그의 몫까지 3일 연속된 고된 근무가
끝났다
하루내내 더위를 느껴 때이른 선풍기에 이어 에어컨까지
가동해야했다
평소보다 늦은 4시 30분 이후의 퇴근
며칠 따뜻하다 못해 더위마저 느꼈던 이유로 마음이 바빴다
열흘전쯤 평심루에 올랐을때 이제 머지않아 개화기를
맞을 진달래. 개나리 꽃망울에서 꽃 빛깔을 보았다
벌써 일산에도 목련꽃 핀 아파트 단지도 있다는데...
마음이 바쁘다
귀가후 남편에게 정발산행을 제안했다
안간다기에 혼자라도 나서려는데 정수기 휠터를 교체해야한단다
여느때 같으면 당연히 내가 교체를 했을것이다
그런데 마음이 이미 산을 향해 있으니 그 필터를 왜 지금
당신도 있고 큰 아들애도 있는데 그걸 꼭 내가 해야할
일이 됐느냐 하곤 서둘러 집을 나섰다
이미 때는 햇살은 기울고 근일 황사비 예보된 터라
부지런히 움직여야 제대로 꽃 빚깔을 감상할수 있겠다
마음은 편치 않은데
입때껏 나혼자 동동거리고 살아야하나 ?
계속 발걸음을 옮기며 바턴을 넘긴 일은 어떻게 진행되나 보자 싶었다
얼마쯤 가다보니 눈에 익은 측면 실루엣
나는 심란한 마음을 달래려 전화한 큰 언니와 통화중이고
상대편 젊은 여자와 동행하며 교행중이었다
실례지만...
어깨를 가볍게 터치했다
혜정이 어머니 아니십니까?
얼굴을 보고나니 나의 확신은 굳어졌는데
상대방은 의아한 눈빛으로 거리감이 느껴졌다
몇마디 더 건낸 후에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얼싸앉았다
동행인은 서너살때 보곤 그 이후론 본적이 없는
작은 딸이란다
신혼기 임신으로 정기검진을 위해 천안에서
이제 막 올라와 만난 길이라했다
이야기는 당연 짧지 않게 전개되니
딸을 먼저 들여 보내고 멀리까지 동행 할수는 없으니
정발산 초입 공원 한바퀴 정도로 함께 걷기로했다
근 15년만의 대화. 전화 번호 교환하고
함께 살던 시절의 이웃들도 차례로 소환되었다
어째 추억 속의 그 귀한 사람들의 연락처가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니 ...
내 어찌 이러고 살았을까?
가끔 가끔 아쉬움 가득 품고 살았단다
나는 아들 형제. 그녀는 3남매 키우며 각자의 시간이
흘렀으니...
지난 1월 27일
우리가 이웃으로 놀이터에 함께 아이들 한마당 풀어놓고
지내던 절친이 그 터에 재건축된 아파트 입주했단다
입주 축하를 위해 다녀왔고 띄엄띄엄 만나
인연을 이어 왔단 얘길 전했더니 그 또한 놀라며 반겼다
그야말로 아쉬운 짧은 산책을했다
다행히도 평지 공원길에서 진달래를 볼수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며 1월 만났던 지인에게 새소식을 전했다
집안일은 남일 보듯하던 남편은 정수기 휠터 교체를
성공 했을까 궁금했다
예상대로 남편은 삐쳐 있었고 휠터 교첸 다행 무리없이
완료된 상태다
결혼생활 34년 아직도 집안에서 수행 해야하는 일은
이제껏 내 몫이라고 생각하는 남편이 완료했다
잠깐 동봉된 설명서 펼쳐 보고 순서에 따라 공구도
필요없이 교체하면 될 일을...
저녁은 생각이 없다고 안먹겠단다
재차 물어도...
그러거나 말거나 내 기분은 오늘 정말 좋은 날이니
이것저것 다 집어치고 저녁 식탁에 삼겹살을 구워
한캔의 혼맥으로 기념했다
그 시절만해도 스스럼 없이 애 어른 할것 없이 이웃집
노크 하나로 서로 들락거리며 살던 시절
트리오 완전체가 회복된 기분이랄까?
아무튼 직장 퇴사후 첫 집을 사고 10년간 살갑게 지내던
이웃을 우연히 만나게 된게 이렇게 행복하다니...
그녀가 먼저 마두동에 신축한 주택으로 제일 먼저 떠나고.
또 다른 이가 강남으로 떠나고 나는 아이들 교육을 위해
일산으로 오는 것으로 각자의 삶을 살았다
그러고 보니 모두 자녀 교육을 위해 그 터전을 떠난것이다
지금은 그곳이 너른 평지에 위치한 초등학교. 경의중앙선등 교통이 원활하단 이유로 녹지와 기반 시설 확충 없이
막 입주 끝낸 타워형 아파트까지 도로는 30년 그대로인체
수두룩 빽빽 그야말로 아파트만 즐비하다
.
.
나 같으면 정수기 물이라도 내려 한컵 권했을 것인데
그 잘난 휠터 교체해 놓고 삐져서
엥!~ 외면하고 저녁밥 생각이없다 누워있는 남편
참 이때껏 거시기 하고 사네~~~ 싶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이번 기회에 남편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게 냅둬 주인 의식이란 걸 좀 키우게 해야겠다
모두가 내 탓이니...


(수학에 좀 빠져보고 싶은 차에 관련 강의도 참석하고
서점을 돌아보니
내 아이들 학령기보다 더 쉽게 접할수 있는 수학 도서들이
있다 권수가 많아 구입은 부담이된다
더운 여름날 짬짬이 중고 알라딘 도서 매장에 들러
읽어도 좋겠단 생각을했다)











(어떤 날은 산책길에 산 아래 평상형 그물망에 누워 히늘 멍도 즐기고...)





(집 주변 산책길에 순서대로 피어 나는 꽃 감상도)


(오랫만에 해후한 지인과의 짧은 산책길
작은 호수에 이전엔 보지 못하던 물새 한쌍이 노닌다
보기엔 아직 다 성숙하지 못한 천둥 벌거숭이로 보이는데
그걸 노리는지 고양이란 녀석이 내내 주시하고있다)
지인은 오랫만에 어깨 손 기척으로 시선을 집중시킨 나를 일방적인 용무로 접근했나 싶은 경계심으로
빨리 알아보지 못해 미안타고 사과를 하기도했다
그런데 정면으로 마주치지 않고 어찌 자신을 알아보았느냐고 ...
나는 그때나 지금이나 매한가지의 삶이지만
서로 보듬고 이야기 나누며 살던 이웃들이 가끔가끔
그리워 하던 시간들이 있었기에 스쳐 지나는 측면으로도
감지할수 있었다고 답했다
암튼 그이의 말처럼 조심할게 많은 세상이기도하다

(분홍빛 진달래를 만나 반가웠고)

(뜻밖의 복수초(?)도 만나 오랜 지인을 만난것 만큼이나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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