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한바탕 곰국 끓여 자알 먹었다

부엌놀이 2023. 4. 17. 04:48

지난 3월 3일 곰국거릴 사다 끓였다
그날은 33데이 이벤트라고  삼겹살 소비가 많았던날이다
퇴근하며 가까운 하나로마트서  1주에 1~2회쯤  장본다
한창 쏟아져 나오는 쪽파가 싱싱해 근량을 가늠해 가며
고르다 보니  6단이 선별됐다
무게가 그놈이 그놈으로 어림짐작도 이젠 좀 피로감이
느껴져 좀 많은듯해도 배추 김치도 얼마 안남았으니
넉넉히 쪽파 김치를 담가도 좋을듯했다


(마늘도 욕심껏 2봉이나)


k당 5천원도 안하는 깐마늘 2팩 사고
곰국도 끓여 먹은지 오래됐고  한솥 끓여 놓으면
며칠 편하겠기에 스지와 도가니 매대로 향했다
포장 단위가 커져서 각 팩당  6만원 가깝다
가격도 가격이려니와 양이 커지면 끓여댈 솥단지는?
마침 사골뼈 2k 2만원이니  도가니 대신 사골로 대체했다
마구리뼈도 눈에 띄어 국물 맛 좋았던 기억에 마구리뼈도
1k쯤샀다
그러고보니 가격은 9만원 안짝으로 얼추 맞췄는데
아무래도 양이 좀 과한듯하다
어쩌랴 이미 저지른 일을...
커봤자 10인용 딸랑이 압력솥과 6리터 곰솥이 최선이다
사골 까지만 사고 말것을 욕심이 과했다
아무튼 사골과 마구리 뼈는 적어도 3회쯤은 고아야
끝날이이다

(6단이나 담근 쪽파 김치)

(그걸로 끝난게 아니다 쪽파 김치 싱거운듯해 소금을 추가했더니 쪼매 간간해 다음날 오이를 사다 오이 소박이를 담가 얼추 간 조즬을해야했다)

(그러니 일이 고됐을밖에...)

집에 돌아와 쪽파 까고 마늘 손질하고 뼈 고아대며
언제 끝날지 모를 상황이 되자 뭔 일을 이리 한꺼번에
벌였을까 후회 막심이다


(압력솥에  물을  많이 잡아 끓여야 할땐 압력추 뽈대 부분에
이렇게 찜판을 올려두고  끓은 후엔 약불 조절 하면
수분이 뿜어져 나오는 걸 방지할수있다)

(뼈 끓이고 기름 걷어 내고... 참 번거롭다)

(오랫만에 끓인 곰탕은 신선해 구수하고 맛이좋았다)


뼈 고아내고 스지 까지 삶아 내고 나니 어느덧 새벽 5시
그간 년중 1~2회쯤을 곰국을 끓여 먹고 살았는데
이젠 이것도 못해 먹을 일이구나 싶다

아침녁 남편으로 부터 이젠 당신도 늙었다
무리하게 예전 생각하며 살면 안된다는 타박을 들었다
공감가는 말이다

내가 곰국을 끓여야겠다고 생각한 건
언니랑 마주 앉아 먹은 설렁탕 때문이었다
맛있다고 이끈 집에서 먹은 곰탕 맛이 별로였기 때문에
내 집에서 한번 끓여 먹어야지 마음 먹었던 터다
기름 걷어 내고 음지 베란다에 두고 며칠 먹으렴
겨울이 제격인데 시작이  좀 늦은 폭이었다

올봄엔 유난히 날이 갑자기 확 풀렸다 기온이 뚝 떨어졌다
하는 통에  김치 냉장고에 두고 서늘할때 마다 한그릇씩 데워 먹고  혹시 상할까 중간 중간 한번씩 끓여뒀다
중간에 사태 살을 사다 좀 보충하고
지난 금욜 드디어 끝장을봤다
마침 막내 아들 온 김에  마지막으로 다 소진됐다
우여곡절 끓여 30인분쯤 될성싶은 곰국을 알뜰히 먹었다
다행이다 탈 없이 잘 먹고 끝냈으니...

사골. 스지. 도가니 값이 몇년째 제자리다
아마도 이젠 집에서 곰국을 끓이는게 쉽지 않기때문이리라
이젠 우리집도 식수와 양이 줄어 온전히 소비 하기엔
긴 시간  번거롭기도 만만치 않아 곰국을 또 끓일수
있을지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