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7월 11일
나의 아침의 일상은 4시 50분쯤 시작이 된다.
남편의 근무지가 강남의 병원으로 이동이 되고 난 뒤
이른 출근 시간으로아침 식사를 하지 못하는 남편을 위한
도시락을 싸기 시작하면서 부터이다.
월욜이므로 오늘은 밭작업을 다녀 와야 한다.
출근하는 큰아들 , 친구들과 울산행을 한다는 작은 아들은
6시 조금 넘어 겸상을 하고 난 뒤
아침을 먹고 오늘의 일기는 어떨까?
태풍도 예정이라는데 안개가 잔뜩 낀 아침 공기는
뙤약볕을 준비중인지 비를 내릴지 오리무중이다.
아이들마저 집을 떠난 뒤
집안 정리를 어느정도 하고 도구들을 챙겨 들고 집을 나선다.
요즘은 수확물이 많이 나오는 계절이므로
뜨거운 햇살아래 수확한 쌈채며, 열무등을 신선하게
보관할 종이 상자를 준비 해 나가는게 필수다.
오이, 가지, 호박, 고추등은 비닐 봉지에 담아도 큰 문제가 없지만
그래도 이들도 종이 상자나 종이 패키지에 넣는게 더 낫다.
토마토와, 자두, 살구, 참외를 담을 플라스틱 시장 바구니도
챙겨야 하고 돌아 오는길에 약수터에서 생수를 담아 올
물통도 필요하고 오늘도 준비물은 한번에 옮기기 어려운 지경이다.
다행 올해는 2개의 바퀴 달린 대용량 바구니가 달린
끌개를 수집해 이용 하니 자리를 더 차지하가눈 해도
짐을 옮기는 일이 한결 수월 하다.
도착한 시간은 8시경 밭작업을 시작 한지
1시간이 채 안 됐을때 따가운 햇살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비가 오려나 싶어 비옷을 준비해 오고
쌈채며 과일을 먼저 따는 일을 했는데 오늘은 폭염일이다.
떨어진 자두와 살구도 부지런히 선별하여 담고 나선
이젠 잡풀을 제거 해야 한다.
너무 배다 싶게 심어 한창 줄기를 올리고 있는 옥수수는
아랫 잎을 훑어 주어 그나마 햇빛과 통풍이 잘 되야겠기에
옥수수 밭에 들어 앉아 작업을 하자니 높다랗게 자란
옥수수 나무 아래엔 그늘이 드리워져 시원하기 까지 하다.
올핸 축분 포대를 구멍을 내 옥수수를 심으니 잡풀 제거 작업이 수월하다.
옥수수 나무 아래에선 두엄 더미에 있던 단호박이 싹 터
군데 군데 단호박도 함께 자라고 있다.
이녀석들은 햇빛을 더 받으려고 막무가내고 옥수수를 타고
올라가 열매도 맺고 줄기차게 자라는 중이다.
내년엔 지금의 간격 보다 좀 널찍히 띄우고 옥수수를 심어야겠다.
오이와 호박은 알맞게 자라는 대로 부지런히 따 주어야
새로운 열매들이 달리고 큰다.
오이와 호박은 길게 늘어진 덩굴과 크고 넓적한 무수한 잎들 때문에
작대기로 들춰 가며 행여 덩굴 줄기를 밟을새라 조심 조심
이동 하며 밭을 관찰 하고 수확을 해야 한다.
오이는 한차례 수확하고 나면 얼마간의 휴지기를 갖는다.
호박은 어떤 때는 미처 다 소화하지 못할 정도로 많이 달리기도 하고
어떤 때는 한개도 딸 것이 없을 때도 있다.
경사지에 수박을 심을까 생각 하다 그만 모종 구입 시기를 놓쳐
절로 싹튼 호박으로 공간을 채웠더니 호박은 미처 다 소화를 못해
이곳 저곳에 나눠 주는 재미도 있다.
내년엔 퇴비를 넉넉히 묻고 수박을 5그루 정도 심어 볼테다.
호박밭을 점검 하고 이젠 수확한 쌈채 밭의 잡풀을 제거할 차례다
쌈채들이 기세 좋게 자랄때는 잡풀들은 여리고 힘없이 자란다.
쌈채 수확후 공간이 생기면 잡풀들이 기세 확장을 하므로
쌈채 수확 후 잡풀 제거를 해 두는게 좋다.
밭을 경작 하다 보면 참 신기하게 느껴지는 일을 종종 만난다.
같은 땅에 연이어 같은 작물을 심게 되면 잘 자라지도 않고
수확물도 적어 잔손만 많이 가고 심고 가꾸는 재미도 느낄 새 없다.
어떤 땅에 작물을 심어 고추밭, 콩밭, 쌈채밭... 특정 지어 놓지 않으면
잡풀들과 끝 없는 영토 싸움을 할 각오를 해야 한다.
어찌 용케들 아는지 좀 여유 있는 공간이다 싶으면 끝 없이
새로운 잡풀들이 나고 자라 비닐 멀칭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나도
두손 두발 다 들고 대다수의 농부들이 비닐 멀칭을 하는지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을 수 없다.
부추밭과 쌈채밭 사이에는 휀스 부근엔 호박을 심고
아스파라거스, 곤드레, 더덕, 쑥갓, 루꼴라가 있다.
아스파라거스, 곤드레, 더덕은 한번 심어 놓으면
해마다 그자리에서 싹이 올라 오는 여러해살이고
좀 떨어진 곳에 루꼴라, 쑥갓을 심었다.
루꼴라, 쑥갓이 한창일때 작년 토마토를 심었던 터라
절로 싹터 올라 온 것들을 잘 관리 했더니
이젠 어엿한 토마토 나무로 자랐다.
지주도 세워 주고 끈도 순서대로 묶어 주고 얼마 안있어
그곳에서 토마토도 딸 것이다.
그곳은 작년 두엄터를 정해 한약 찌꺼기를 쌓아 두었던 곳으로
양분이 풍부해 작물들이 저마다 잘 자란다.
한마디로 그 터는 여러 작물들의 각축의 장이고
더불어 잡풀들도 제 터를 삼아 볼까 싶어 기를 쓰고 뿌리를 내려
작물 마다 공간의 계산 해야 하고 관리가 손이 많이 가는 곳이다.
루꼴라는 그 터에 작년에도 심었던 곳이다.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다이소에서 3종 허브를 구해
루꼴라를 심고 10그루쯤 올라와 쌈채를 수확하듯 아껴 가며
근 1달간 루꼴라를 잘 먹었다.
그뒤 추대가 올라와 이젠 아쉽게 루꼴라는 수확을 못한채
뽑아 버리기도 아쉬워 그냥 두었는데 몇 그루에서
제법 튼실한 씨방이 달려가는 것이 관찰 된다.
오홋!!~~
횡재 했다....
샐러드, 피자, 페스토, 닭볶음등
두루 두루 활용하기 좋은 식재료 인데 요걸 어찌 종자를 구해
일년 내내 재배해 먹을 수 없을까 아쉬웠었는데..
일주일 전인가??
작은언니로 부터 지금 재배하고 있는 작물들의 종자를
잘 간수해 두면 좋겠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건 이미 많은 뜻있는 사람들이 진즉부터 실천하고 있으니
나까지 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했었는데
작물에서 종자를 얻어 심을 수 있다면
여러가지 잇점들이 많다.
IMF 우리나라의 종묘 업체들이 외국 기업에 팔려 가고
대부분의 작물들은 우리가 모종으로 사다 키우게 되고 나선
씨를 받아 심어도 수확물이 너무 미미해 진다.
작물을 씨앗을 조작해 종자로서의 가치를 잃게 만들어
지속적으로 비싼 값에 모종을 사다 심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건 나도 익히 들어 알고 있던 사실이다.
아무튼 루꼴라 씨를 잘 관리해 두었다가 내년엔 심어 봐야겠다.
수확물이 큼직한 참외 20개, 가지도 30개, 오이도 10개
호박도 3일전엔 조막만 했던 것들이 얼굴만하게 크지만
아직 늙은 호박을 달게 할 수 없어 따 오고
머윗대, 쌈채, 부추, 자두, 살구.파... 있지만
오늘의 대박 작물은 역시 씨방을 달아 가고 있는
루꼴라가 아닐까 싶다..
루꼴라야 부탁해!~~
제발 튼실하고 실속 있는 종자로 성숙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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