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나를 위해 준비 했어.. 아구찜

부엌놀이 2017. 2. 19. 08:45



모처럼 남편과 아들애가 저녁을 밖에서 먹고 온단다.

며칠전 부터 두남자가 일정을 알려 줬음에도 불구하고

아들애꺼정 저녁을 밖에서 먹는 날이라는 것을 잊고 있었다.

6시경 엄마 오늘 난 밖에서 저녁을 먹어요.

자상한 아들이 재차 일러줘서

오늘은 식구들을 위한 식탁을 차리지 않아도 된다는걸 확이 했다,

그럼 나혼자 간단히 먹을까?

라면을 하나 끓여 먹을까?

예전에 아직 어린 녀석들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스트레스를 팍팍 받을때 밥 한공기와 고추장 반술정도를 썩썩 비벼

한그릇 먹고 나면 웬지 모르게 답답함이 해소 돼

한달에 한두번쯤은 참기름 한방울 안 넣고  맨고추장만 넣고

비벼 그것도 한밤중 잠자리에 들기전 먹을라 치면

그런 나를 향해 남편은 잠자리에 들기전에 몸에 안 좋게

애들처럼 자제를 못하고 위장을 버릴일을 자초한다며 잔소리를 해도

기어이 밥 한공기를 썩썩 비벼 먹던 기억이 불현듯 떠올라

오릿만에 고추장 밥을 한번 먹어봐?? 하는 생각도 들던 차

그러고 보니 그런 밥을 잊고 산지가 근 10년은 돤 듯하다

어느새 아들들은 훌쩍 컸고 경제적으로도 좀 여유도 느끼고

아이들 학습기도 어느정도 지나고 나니 마음의 스트레스도

훨씬 적어진지 오래다.

그러니 고추장밥은 내겐 추억이 밥이 된셈이다.

그 징글징글하던 시간들이 추억으로 느껴 지다니

나도 어느새 50중반의 쉬지근한 아주마이가 다 됐다.

그래 고추장 밥을 만들어 먹어야지 하다가...


냉동 아구 3마리를 삐들삐들 건조해 김치 냉장고에 보관한지

몇일째 되니 부지런히 미나리와 콩나물을 사서

아구찜을 만들어 먹어야겠군 하는 생각에

미나리, 대파는 준비가 됐는데 아직 콩나물을 못갖춰

아구찜을 해먹기도 재료가 완벽하진 않다.


그리고 반건조한 아구도 혼자먹기엔 근량이 꽤나가는

실한 놈이니 혼자 먹기엔 양이 많아도 너무 많은듯 한데..


그래 나를 위한 아구찜도 한번 만들어 먹을 때가 됐지 싶다.

아구 근량을 달아보니 800g이 좀 안된다

그러니 단품으로 하나만 놓고 보통땐 살집이 만만한 것은 아들애들과

남편을 챙겨 주기 바빠 내입에 들어가는 것은 변변치 못했는데

나도 아구 한마리 통째로 한번 올려 먹어야지 하는 생각에

신이 나게 아구를 손질하고 콩나물이 없어 다소 아쉬운 감이

없지 않지만 파, 마늘도 듬뿍 넣고 미나리도 넉넉히 넣어

아구찜을 만들었다.


맛도 좋다

역시 혼자 먹기엔 많은 양이라

절반쯤 먹고 남게 됐다.

, , , , ,


혼자서 아구찜 한상 잘 만들어 먹었다.

다만 아쉬운건,, 매콤 칼칼한 아구찜에


캬!!~~...

술도 한잔 마셨으면 더 좋았을것을...




거죽이 딱딱하게 말랐던 것이

김치 냉장고에 며칠 두었더니

수분이 배어나와 촉촉한 아구

 



파, 마늘 생강가루 아낌 없이 듬뿍 ~~

양념장을 만들어 아구가 양념에 잘 배도록

위면에 고루 발라  뚜껑을 덮어 불에 올려 주고




배어 나오는 수분이 적으므로

타지 않도록 확인해 가며 생선살을 고루 익혀 준다.







미나리 대파, 홍고추를 넣고



녹말물도 넣어 뒤적 뒤적



콩나물이 빠져 쪼까 비주얼은 그렇지만..

맛만을 일품이네요.

요기다 술을 한잔 더하면

금상 첨화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