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방

갑작스레 만든 알리오 올리오 스파게티.. 맛은 괜찮다..

부엌놀이 2017. 12. 12. 11:06



지난 토요일 남편은 년말모임으로 외출중

맘 놓고 수다를 떨다 들어 오니

시장 바구니를 둔 서랍은 벌렁 열어 젖혀 있고 아들애는 없다.

아들애가 요즘 밥 맛을 잃고 인턴으로 근무하던 회사를 더이상 버티고 다니기 힘겹다 했다.


나도 심란, 남편도 심란, 무엇보다 아들애가 근 한달간 풀없이 지냈던 시간

이야기 끝에 심각한 사유를 알고 어미로서 그저 한없이 미안할 뿐이다.

그저 시간을 견뎌내라 할 면목도 없다.

때론 숨도 못 쉬게 답답하던 시간도 몇차례 견뎠다니...


나도 나대로의 삶이 허무하고 고단하기만해  도망치고 싶은 이즈음..


이게 대체 어찌된 영문이지?

조금 있다가 문자가 왔다.

엄마 알리오  어떻게 만들어?

무슨 일일까?

다행이다.

별일이 없으니..


아들애는 옛날 통닭 2마리가 든 시장 가방을 들고 돌아 왔다.


알리오 스파게티 재료를 사러 나갔었는데

여의치 않아 닭고기를 사들고 왔단다.


오전 진맥을 하고 침을 맞고 왔다.

스트레스로 심장, 폐, 위장, 간장, 췌장이 제 기능을 못하고

그중 가장 심각한 장기가 췌장으로 진단이 됐다 했다.


명치 가슴께를 틈틈이 문질러 주면 좋다 했지만

가슴께를 만지면 통증이 있어 그마저도 살금살금 만져줘야 한다 했다.

그지경이 될때 까지 제딴엔 견디고 견뎌 왔던 것이다.


다행이 식욕을 느낄 정도가 됐단는게 얼마나 다행이던지..

- - - - - - -


2일 뒤 밭에 다녀오다 농협매장에 들려

알리오 올리오를 만들어 주려 베이컨을 샀다.


오늘은 아들애만 저녁을 만들어 주면 되겠기에


팬에 마늘 6쪽, 건청양고추 1개를 오려 올리브유에 볶고

아들애 좋아하는 송화 버섯도 하나 얇게 저며 넣고

옛날통닭 가슴살로만 찢어 넣었다.


8분간 맹물에 삶은 100g의 스파게티면에

닭뼈 육수를 한국자 넣고 졸여 주고

파마산치즈 가루 1 커피술, 건파슬리 가루 1커피술을 넣고 저었다.


면을 팬에 올려 고루 섞어 아들애가 앉은 식탁에 올렸다.


엄마 내가 먹으려던게 아니고

가장 쉬운 스파게티니

내가 만들어 엄마 아빠에게 대접하고 싶었어요.

오잉??


그 한마디에 또 이 부족한 어미는 목이 멘다.


대에충 만들어 먹인 스파게티 아들애는 맛있다고  다 먹었다.


아들의 식욕을 회복해서 정말  다행이다.


학생의 신분으로 긴시간 알바, 인턴 생활을 지냈지만

졸업후 성인으로서 인턴생활은 아들애에게 몇배의 책임감과 부담감으로 견뎌오며

부모님의 역활에 새삼 경이로움과 감사함을 느꼈다고 했다.


- - - - - - -


이제 며칠후 작은 아들도 집에 온다.


 한번 더 알리오스파게티를 만들어 온가족이 둘러 앉아

분위기 있게  떠들 떠들  떠들며  더 맛있게 먹어야지 ~~


.

.


'요리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라지 무침  (0) 2017.12.12
부추 올갱이국  (0) 2017.12.12
가을 끝자락..가을 걷이 풋 토마토 튀김~~  (0) 2017.11.08
풋토마토 장아치 담그기  (0) 2017.11.08
돼지고기 후지 주물럭, 대파 구이  (0) 2017.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