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너는 소냐? ㅋㅋ 호박잎 이야기

부엌놀이 2019. 9. 3. 14:38

 

 

 

 

 

알타리 무 심을 자리를 만드느라 밭 이랑끼지

기세를 뻗쳐 이리 저리 가지 뻗은 호박 덩굴 잘라 내고

부드러운 순은 아까워 손질 해왔다

하루 반나절이나 지나 마저 손질해

커다란 찜솥을 동원해 호박잎 쪄내고 나니

야채 손질 다 끝내 후련하다

 

호박잎 손질하며 아주 오래전

이모님 댁은 내가 밭을 일구기 전 450평이나 되는

텃밭으로는 제법 너른 텃밭이 있었다

토마토를 어느 정도 따 먹곤 밭을 정리 하실 때가 되면

연락을 하셨다

대형 마트 봉지 2개는 꽉 채운 토마토와

김장철에나 동원 됨직한 가장 큰 사이즈의 플라스틱

바구니를 내 주셨다

네 먹을 만큼 호박잎을 따가라 하셨다

그러면 내 딴에 싱싱하고 크기 적당한 호박잎을 땄다

이모는 바구니를 보시고 너는 소냐 ? 하셨다

왜냐고 하니 손바닥 만한 것만 따지 이리 억센 걸

소새끼 마냥 어찌 먹으려 따 담았는냐 해서

함께 깔깔 웃던 기억이 새롭다

 

자연은 신기하다 우듬지의 새순의 성장을 위해

이전에 묵은 잎은 퇴색돼 금방 나이 든 테가 난다

내 딴엔 이번에도 먹을만한 것만 골라 따왔는데

바로 손이 가지 않아 하루 반나절새 노릇노릇 잎이

변한 것도 제법 있다

혹시나 맛이나 식감이 좀 질겨 불편하지 않을까

따로 구분해 쪘다 맛은 편 차이가 없었다

호박잎을 손질하다

너는 소냐? 생각나 나도 모르게 웃고 앉았다

소냐 묻던 이모는 그때보다 7~8년 더 노쇠하고

7~8년 뒤면 이모는 아마 내곁을 떠나고 안계실것이다

추석 지나고 한번 찾아 뵈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