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다 가을 가뭄 까지 길어져 당최 성장을 못했다
김장 시즌이 시작될 입동 가까이 비가 몇차례
내렸다
비가 왔으니 이젠 좀 자라겠지 했는데
이젠 기온이 낮아져 식물들은 휴식기에 들어가니
노지의 알타리 무도 추위를 피하려 잎들은 모두
바닥으로 깔려 있고 자라지 않아 고모양
고타령이었다
김치를 안담그면 얼어도 상관 없이 먹을수는
있으니 그냥뒀다
대한일에 눈이 오며 기온이 며칠 뚝 떨어진다기에
허브들 보온을 해 줄겸 가서 무를 뽑아왔다
더러 추위 언 잎사구도 보이고 무도 노출된 부분은
얼어 뽑다 보면 박피가 되기도했다
겨우 냉이 크기 정도나 할까 싶은 갓도 캤다
한입에 먹기 때 좋은 크기의 무
그보다 더 작은 것은 무청과 함께 데쳐 널고
고수. 갓. 쪽파와 함께 버무려 김치를 담갔다
적은 단위로 파는 건청각을 만나 이번에 첨으로
청각도 넣고 김치를 담갔다
해산물을 모두 좋아하는 나
가끔은 불편해 하는 것도 있는 남편과 막내
어떤 김치 맛이 날까 궁금하다
나에게 김장을 끝내고 늦다케 담근 양념 김치는
특별한 추억이 있다
지금은 내 어머니 돌아 가신후 아버지의 재혼으로
맺어진 새어머니가 있다
15년을 함께 생활하다 아버지 돌아 가신뒤 지금 그 집은
새엄마 소유가됐다
국민학교 새 학기가 시작될 무렵 그 집으로 이사했다
그러니까 나의 인생 대부분의 시간을 우리집으로 여기며
살던 집이될터이다
봄에 이사하며 집안 친척들과 이삿짐을 나르고
점심을 먹을때 양념 김치 작은 동이 한동이를 헐어 잔치를
벌였던 축제일 같은 추억
아마도 그날이 내 엄마 인생에서 가장 행복을 느낀 날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든다
과수원 옆이면서도 큰길가 모퉁이 끝에서 2번째 집
맞은편엔 구멍가게가 있었고 나의 집은 사계절 내내
햇볕이 잘 들고 집 옆으론 몇이랑의 작은 채마 밭도 있었다
담장 안엔 대문 초입부터 끝까지 길다랗게 화단이 있던집
엄마는 아침이면 밥을 지으며 작은 소리로 찬송가를
부르던가 휘파람을 불면서 마당을 쓸고 화단을 정리하며
하루를 시작하고
나는 엄마의 비질 소리에 잠을 깨던 행복한 시간이었다
양념김치는 봄날 처럼 밝은 웃음을 띠며
연신 연탄광과 나란히 있는 2층 장독대 밑에 있는
김치광을 드나들며 양념김치를 퍼 나르시던
내 엄마의 모습이 함께 떠오르는 추억의 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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