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기운이 돌기 시작할 무렵
잠깐 집을 나서면 당단풍 나무 수액의 달콤한
풍미를 느끼며 다다른 곳에서
몇송이 꽃무릇을 만났었다
짧은 기간에 꽃대가 쑥 올라와 세필 붓끝 같은 꽃송이
펼쳐지며 어지러이 꽃이핀다
특별하게 예쁘거나 향기가 나는 꽃은 아니다
길고 지리한 더위와 때론 몸에 쩍쩍 달라 붙어
시람 지치게하는 과도한 습기를 날려 버린
미세한 가을 기운을 느끼기 시작하는 때
개화하는 까닭에 손 꼽아 기다리게 되는 꽃일게다
유난히 더위를 타는 때문일까
꽃무릇은 내가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꽃이다
올핸 몆번을 찾아가 봐도 종무소식이었다
틀림없이 이자리인데 왜 기척이 없을까??
몇번을 잦아도 그모양 그타령 자춰를 찾을수없었다
뀡 대신 닭이라고 생각지도 않게 남편읆 따라 나섰던
잎 마저 다 사그라져버린 호수공원 작약 꽃밭에서
상사화를 만나게됐다
그러곤 다시 붉게 피던 꽃무릇 피던 자리를 살피다
어렵사리 몇대 오르는 꽃대를 드디어 발견했다
너무 늦다 싶었는데
추석을 앞두고 실시한 아파트 정원 풀 베기 작업시
예초기에 모두 잘려 나간 꽃무릇 구근을 발견하게됐다
이런!~
자신이 관리하는 터의 식물들도 다 파악을 못하다니...
안타깝다
다행히 몇대 오른 꽃대로 섭섭치는 않겠다 싶다
아침 저녘 오가며 바람결을 느끼고 짧은 산잭을 즐겼다
덕분에 상쾌한 아짐 산잭도 하고
저녁 식사전 부지런 떨며 오가느라 몸도 가벼워진다
생각지도 않게 호수공원 작약 꽃밭에서 만났던 상사화
예초기에 구근만 남고 잘려 나간 꽃무리에서
어렵사리 살아 남이 뒤늦게 오른 몇 가닥의 꽃대들
9월 13일 오후
긴 기다림 끝에 드디어 만난 꽃무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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