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0날 제주에 도착 하자마자
서귀포 이마트에 들러 월동 배추 한포기. 열무 한단 사서
김치를 담갔다
그 김치를 먹고 보름간 올레코스 7개를 걷고 한라산도 다녀왔다
남은 김치는 고이 모셔다가 귀가후 잘 먹었다
집으로 복귀한 뒤 4월 배추를 사다 김치를 담궜다
그 이후 5개월 동안 김치 통이 조금씩 비워질 때면 김치통에 들어갈 만한 채소를 만날 때마다
소금 절임후 고춧가루.마늘 액젓 정도 넣고 버물 버물 해서 통 한켠에 넣고 근 5개월 간은 김치 새로 안담갔다
김치를 먹으며 종종 김치란 식품을 이어 온 조상들의 지혜에 탄복하기도 하고 김치 없었음 주부들 어쩔뻔했어?
감사 하기도했다
때론 감사한 마음에 진짜루 머리가 숙여지기도했다. ㅎㅎㅎ~
4월 김치를 담근 후
어찌 김치를 별도로 안담그고 김치를 먹고 살았냐 하면?
봄에 만난 됼나물을 뜯어 씻어 채반에 뒀다
통 밑자락에 깔았다
민들레. 씀 바귀를 뿌리채 뽑아 넣고
돌 갓이 수북히 솟아 오르면 그걸 뿌리채 뽑아다
넣기도 하고
시장에서 부추가 싸면 두단쯤 사서 소금. 액젓. 마늘 다짐만
버물버물 해서 밑자락에 깔고
땡처리 열무. 얼가리. 쌈 배추를 만나면 사서 소금에 절였다가
고춧가루 농도와 염도에 따라
또 소금과 고춧가루 마늘. 액젓. 새우젓에 버물버물해 넣었다
무 썰어 절였다 최소의 양념으로 버물버물 하고 그간 파를 안 넣었으니 대파를 한단 사면 반단쯤 썰어 넣어 주고
오이가 신선하고 좋을 땐 오이도 사 썰어 넣고. 어쩔 땐 양파도 몇개 썰어 넣고 쪽파를 만나면 쪽파 두단쯤 사 썰어 넣고
고구마 순이 나물 찬으로 쓰고도 남을 땐
고구마 줄기도 살짝 절였다 헹궈 넣는다
어느땐가 고구마 줄기를 다듬고 나온 고구마 잎 여린 잎이 아까워 잎을 조금 챙겨 김치 통에 넣었더니 그 또한 맛이 좋았다
어제 고구마 줄기를 깠다
지난 번에 손질해 둔 고구마 줄기 냉장고에 아직 있어
볕이 좋고 김칫통에 고구마 줄기는 풍년이니
이번 고구마 줄기는 소금 물에 데쳐 말렸다
줄기를 벗겨 낸 껍질은 물에 씻어 냄비에 졸여 화장수를 만들었다
(1k나 되는 고구마 잎이 들어 가야하니 통의 것을 얼마간 덜어 낸다)
(들어 낸 김치엔 고구마 줄기 양이 그먀말로 풍년이다)
(고구마 잎을 넣고)
(덜어 낸 김치를 위에 올려주면 밑에 들어가 고구마 잎도
김치로 숙성되어 갈 것이다)
고구마 잎 양이 꽤 된다 (1kg)
요걸 잘 씻어 탈수해 김치통에 넣어도 되겠구나 싶어
김치를 좀 걷어 내고 김치통에 밑쪽에 집어 넣었다
위의 김치 꺼내 먹는 동안 고구마 잎도 김치로 잘 익어 갈 것이다
봄상엔 뒤죽박죽 어수선해도 여름내 잘 먹고 살았다
일손도 가볖고 김치 재료비도 많이 절감됐고 여름 내내 다양하게 맛있는 김치도 먹고 자냈다
이 김치로 잘 버티면 추석 지나
제철 김치 재료 가격 안정될 때 통배추나 알타리 무를 사다
제대로 김치 한통 담가 먹고
김장철에 제대로 포기 배추 김치를 담그면 되겠다 싶다
※※
신기한 건 김치 냉장고의 김칫통을 몇달간 수없이 들어냈다
넣었다 열어 제꼈다 하며 김치를 헉었음에도
신선하고 새로운 재료가 수시로 투입된 까닭인지
쉬어 지지 않고 맞춤한 맛이란 것이 당연한 것 같으면서도
신기하고 고맙단 생각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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