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엔 아버지가 병원 출입이 잦은 터에 누구의 작물인지 뻔한 줄 알면서도
늙은 호박을 다 서리 해가 4~5개의 호박만 거두셨습니다.
올핸 늙은 호박이 20개가 훨씬 넘어 이걸 어찌 해야 할지 고민스럽습니다.
가장 수월하게는 이집 저집 나눠주면 좋겠건만..
늙은 호박을 선뜻 반겨 받을지.. 하여 주마 소리도 못하고..
도라지랑, 대추, 양파 껍질과 함께 즙을 내기로 생각하며 10개쯤 가져 왔습니다.
내년 봄 쑥을 뜯어 콩, 호박고지를 넣어 쑥떡을 해 먹으면 좋을듯 하여
2통은 켜서 말리기로 했습니다.
단풍이 드는 시기에는 공기중 습기도 많고 짧아진 해때문에
당도가 높고 전분 성분이 많은 호박을 말리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충분한 햇빛과 외기를 쏘이면 좋겠기에 베란다 창밖에 S자 고리와
철망 노끈을 이용해 말리면 좋겠다 싶더군요.
건조망에 불규칙한 모양, 무게를 균형에 맞게 배열하여
운동화 끈을 이용해 달아매면 되겠거니 싶었지요.
부지런히 서둘러 아침에 호박을 켜고 씨앗을 빼고 가늘고 길게
호박을 돌려가며 켜서 중심을 잘 잡아 널었다 싶었는데
일을 하다 내다 보니 건조망이 한쪽으로 쏠려 있네요.
에구 ! ~~저런.. 균형이 안맞았나보군.. 하며 생각했지요.
조금 있다 다시 내다보니 건조망 하나가 빈채로 이지러져 있습니다.
아니?? 고새 ?? 어찌 된거야 ??
창문을 열고 내려다 보니.. 에구머니 어걸 어쩐다..
우리집은 8층 2호에 살고 있는데 ( 802호)
1,2라인 3,4라인 이래 심어져 있는 조경수에 주황빛이 듬성 듬성..
8층에서 흩뿌려져 저리 넓게 포진을 했어?? 휴 ! ~~
이걸 어쩐다냐 ??
길다란 막대 3개, 가위, 테이프를 들고 내려가서 막대를 연결해서 나무에 걸린
호박띠를 회수 해 와야지 생각하며 1층으로 내려 갔어요.
막대를 연결하며 주변을 살펴보니..
다행히 호박띠는 땅위 한곳에 모여 떨어져 널려 있습니다.
집에서 내려다 볼때 나무마다 주황빛으로 보인건 뭐지 ??
그건 주렁주렁 열린 감나무의 감이었습니다.
휴 ! ~~ 얼마나 다행인지..
나무에 걸린 호박띠를 걷어 수집 하려면 참 어려운 일일텐데...
부지런히 호박띠를 수집하여 이물을 제거 하고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
늙은 호박은 덩치가 크고 올록 볼록하고 껍질이 두터워
생각보다 손질이 어렵습니다.
안전을 위하여 반드시 두꺼운 장갑이나 고무장갑을 끼고 작업하는 것이 좋지요.
호박의 거죽을 깨끗히 씻어 물기를 제거하고.
반으로 잘라 씨를 발라 냅니다.
호박띠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로로 호박을 천천히 돌려가며 띠를 만들어 갑니다.
칼로 과육 껍질을 벗겨 줍니다.
껍질과 호박 꼭지를 바짝 말려 두었다가 차를 끓여 먹으면 좋습니다.
씨앗을 발라내며 나온 그물처럼 생긴 조직은 분리해
믹서기로 갈고 부침가루를 넣고 호박전을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씨앗은 잘 말려 두었다가 볶으면 고소하고 껍질을 까 먹기 좋습니다.
건조망에 썰은 호박을 배열해 끈과 S자 고리를 이용해
창밖으로 널었습니다.
한쪽 건조망의 건조중인 호박띠들은 사라진 채 빈 건조망만 균형을 잃은채 남아 있네요.
8층에서 내려다 보니 감나무에 매달린 감들이
호박띠와 같은 주황색이어서
호박띠가 나무마다 걸린 줄 알았습니다.
.
.
.휴 ! ~~ 다행입니다.
이물이 좀 묻긴 했지만 수월하게 회수 할 수 있어서요 ~~~ 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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