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떠나시기 2일전 가까운 친구를 만났습니다.
그 친구는 나보다 일찍 부모님의 여의였습니다.
나는 아버지의 여명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것을 안 뒤부터
아버지를 만나러 갈 때마다
아버지 나를 만나려고 오늘도 기다려 줘서 고마워!.
막내딸이 부모의 심정을 오롯이 느낄 수 있을 때까지 살아 주셔서 고마워!.
아버지 살아 오시는 동안 수고 정말 많이 하셨어! ~.
아버지 사랑해!, 아버지 고마워! ~~..하고 말해 드린다고 하였더니..
목이 메인 친구는, 난 한번도 아버지, 어머니에게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하였다고 울먹입니다.
다음에 아버지 뵈러 갈 때 아주 큰 빨간 꽃바구니를 만들어다 드리라며
얼마가 됐던 꽃값을 주마고 했습니다.
그날 저녁을 먹곤 다음날 아버지를 뵈러 갈 수 없어
밤 늦게 아버지를 찾아 가서 아버지께 꽃바구니를 사다드릴까? 여쭤 봤습니다.
아버진, 어버이날 꽃바구니를 사가면,
늘.. 이런걸 뭐하러 사 왔냐며 꽃 값을 아까와 하셨습니다.
그날은 웬일로 그래 꽃바구니를 사와라.. 하시며
크게 기뻐 하시며 웃으셨습니다.
다음에 아버지에게 올때 낼 모레 예쁜 꽃바구니를 꼭 사오마 하고
약속하며 인사를 드리고 집으로 돌아 왔지요.
다음날 오후 아버지가 임종 하실것 같다는 연락을 받고 병원으로 달려 갔습니다.
많은 가족이 호스피스 병원 가족 임종실에 모였을땐,
아버지는 가무락 가무락한 마지막 의식을 모아 아직 도착하지 않은
가족의 이름을 희미하게 물으시는 듯 했습니다.
마지막 인사로 아버지 고마워 사랑해! . 그동안 수고 참 많이 하셨어! ~~..
아버지와 가족들은 손을 잡고 눈물속에 긴 인사를 나누었지요
그리곤 .. 아버지는 긴 잠에 들어 가셨지요.
아버지에게 세상에게 가장 아름답고 큰 꽃바구니를
안겨 드릴 시간은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다음날 어버지의 빈소에 꽃장식을 하기 위해 꽃장식을 골랐습니다.
커다랗고, 아름다운 꽃장식을...
아파트 정원에서 미니 화단으로 꾸며진 손수레를 만났습니다.
딱 보는 순간.. 아버지의 삶과 겹쳐 지더군요.
알타리 무를 다듬다가 해마다 아버지가 알뜰히 다듬어 싸주시던 생각이 났습니다.
용케도 아버지가 다듬어 보내주신 총각무는 그대로 담으면 잎줄기와
알타리무의 비율이 딱참하게 맞아 떨어졌습니다.
올해 내가 다듬어 담은 총각김치는 잎줄기가 너무 적었습니다. ㅎㅎㅎ~~.
호박 2개를 부지런히 켜서 널려다가 1개를 켜서 널고
지인의 전화를 받고 점심을 함께 먹으러 나갔다 오니
짧은 가을 해 때문에
1개의 호박 켜기는 다음날로 미루어졌습니다.
단 하루 차인데 ..
하나는 잘 말라 호박고지가 되고, 하나는 하루해를 놓쳐서..
잦은 가을비 탓에 이렇게 곰팡이가 펴서 버렸습니다.
해마다 김장 배추를 따는 날 갓도 도려 오는데,
올핸 웬일인지.. 갓 꽃도 볼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그리 예쁘지도 않은 막내 딸을 항상 이쁘다고 하셨습니다.
눈아래 불룩 솟아오른 것을 어떤이는 심술단지라 하는데,
나를 닮아 돈주머니가 눈 밑에 있으니..
너는 부자로 살거라고 늘 웃으시며 말씀 하셨습니다. ㅎㅎㅎ...
가을날 만난 이 고운 빛깔의 국화 꽃을
아버지와 함께 보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 하다가
잠시 눈물이 났습니다.
퇴역한 수레 위엔...
가꾼이는 생각지도 않은 아기 나무도 자리 하고 있습니다.
따뜻한 친구의 선물과
자그맣고 앙증맞은 배풍등 열매가
가을날 쓸쓸함을 느끼는 나에게
조금은 위안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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