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내 남편은 팥쥐 영감... 내는 콩쥐 마누라 ~~~..

부엌놀이 2013. 11. 18. 23:43

 

 

아버지 돌아가신 소식을 초등학교 동창 총무에게만 알리고,

다른 사람들에겐 개별적으로 소식을 전하지 않은 관계로..

 지인들이  그간 뭘 하며 소식이 없었느냐? 묻기에

아버지 돌아가셔서 상을 치뤘다 하니 알리지 않아 섭섭하고,

  그동안 수고 했다며 밥을 같이 먹자, 부의금을 내야 한다며..

만나자는 사람들 때문에

근 10일간은 점심을 밖에서 먹은 것 같습니다.

그동안 김장에 어머니 생신에 평소 외식을 즐기지 않는 나는

속이 좋지 않고, 몸은 무겁고 애꿎은 배만 동그랗게  나와 불편감을 많이 느낍니다.

어젠 시댁에 다녀와서 운동을 할 겸 서방과 함께

 하나로 마트에 배낭을 메고  갔습니다.

마침 과일을 세일하는 마지막 날자이기에 과일도 좀 살겸..

사과 2.5킬로에 5100원, 감 3킬로에 3960원, 귤 5킬로에 7100원

하여 사과 2봉, 감 2봉, 귤 한상자 사 갖고 왔습니다.

날이 제법 추워졌으니 냉장고에 넣지 않아도 음지 베란다에 두고

오래도록 먹을 요량으로 좀 넉넉히 사왔지요.

얼마전,  남편이 20대 초반의  딸을 유방암  표준 치료후 잃은

 어느 교수님의 강의를 점심 시간에  듣고 왔다며..(태초의 먹거리 저자)

 강의 내용중 우리가 황금빛깔의 말랑한 곶감을

 선물용으로 주고 받으며 아껴 먹는데, 본래의 곶감은 진한 갈색으로

하얗게 분이 앉은 것이 곶감 본래의 모습이고,

요즘 고급 선물로 통용되는 감은  고운 빛깔과  모양 상품성을 유지하기 위해

화학약품 처리를 거친 결과라며, 곶감도 만들어 먹자 하더군요.

때는 늦가을이므로.. 감을 적당한 가격에 살수 있다면

직접 곶감을 한번  만들어 보는 것도 좋겠다 싶었습니다.

감을 싼 가격에 6 킬로 그램이나 샀으니 곶감을 한번 만들어 볼까?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남편은  사과를 많이 샀으니 사과 잼이 없는데 사과잼을 만들어 달라네요.

에고.. 날씨가 추워 창문을 환기때만 잠깐 열어두는데

졸여서  잼을 만들 시기는 좀 지난 것 같습니다.  

5~6년전 부터 가을에 추석 지나고 사과 값이 안정이 되면 맛좋은 사과를

사서 키위랑 허브랑 함께 졸여서 사과 잼을 만들어 먹었는데,

빵을 좋아하는 작은 아들애와 서방은  식빵에도 얹어 먹고 담백한

과자에도 얹어 먹고 .. 해마다 가을이 되기전 바닥을 냅니다.

이번 가을엔 이런 저런 바쁜 관계로  잼을 못 만들고

 그냥 지나치긴 했습니다만...

잼 만들긴 어디 쉬운 줄 아나 ??  싶더군요.

오늘 아침 아들애를 학교 보내곤 설겆이를 하다 보니

이놈의 서방이 .. 지난 가을 한꺼번에 대량으로 만들어 놓은 마를

꾸준히 먹어 벌써  바닥을 드러내니

마를 먹고 효험을 보는듯 한데, 마도 더 사서 말려주면 좋겠고.. 하더이다.

에고 ! ~~ ... 집안일로 날마다 분주하고 고된데..

나는 매일 눈코뜰새 없이 콩쥐마냥 하루 죙일 일만하고..

이놈의 서방은... 팥쥐 엄마가 따로 없구나 싶습니다.

 

뭐.. 그만한 일로 ?? 라구요 ?

그럼 한번 나열해 볼까요 ?

봄에 개망초, 오가피 나물. 함초 

여름 끝자락에 단호박, 강냉이용 옥수수,  연근, 마, 우엉 말리고,

토란대, 고추 말리고, 가을에 들어서며 고구마순, 표고, 가지,

가을걷이 하며 고춧잎, 고추, 고구마순, 무청, 팥, 들깨, 생강, 도라지, 땅콩, 사과

도토리 앙금 내어 말리길 2차례, 연신  현미 싹 틔워 말리고,

 무우 말랭이, 무청, 곶감, 돼지감자, 호박씨....홍삼도 쪄서 말렸구.. 말리고 말리고..

마당에 펴 널어 말리면

통풍도 잘 되고 볕도 좋아 수월 하겠지만..

아파트 베란다에서 때때로 빼곡히  빨래 널어가며 틈틈이  식재료를  말리자니

 때로 베란다 밖으로 매달은 건조망이 균형을 잃어 쏟아져 내려 회수하러

 달려 나가는  쑈도 하고, 화분도 근 30여개나  잔뜩 있는 데..

말리려면 쉴 새 없이 손이 가야 합니다.

덕분에 겨우내내 풍성한 식탁을 차려 내긴 하겠네요...

아참, 날이 좀 더 추워 지면 조미료용  톳도 잔뜩 사다 말려야 하지요.. ㅎㅎ ~~

 

언제나 전원 생활하며  된장 간장 담그며 볕바른 양지에서 맘껏 펼쳐 널며 살려나 ??

  

 

 

 

아침 tv를 보며 단감을 돌려가며 깎았습니다.

감물이 들면 곤란하니 거실의 러그는 뒤집어 깔고 광고지를 펴놓고..

 

 

깨끗하게 씻은 감은 껍질을 어찌 활용할까 궁리하며..

절반쯤은 채반에 말려 보고

절반쯤은 밀봉하여 감식초가 추출되려나??

저장할 생각 입니다.

몇년전 제가 사는 곳에선 감을 구하기 쉽지 않아

비싼 값에 사서 감식초를 추출 하였었거든요~~.

 

 

본래 곶감용 감은 뾰족감을 말린다는데

단감이 곶감으로 성공 할 수 있을지 궁금 하네요.. ^*^ ...

 

 

김장을 하고 나니 해가 많이 짧아지고,

올핸 유난히 가을에서 겨울로 가는 길목에 비가 잦고 안개도 끼고

거기다가 중국발 황사에 관한 예보도 종종 들립니다.

볕좋은 날엔 베란다 밖 채반에 널어 말리고..

 

 

밤이나, 일기가  좋지 않은 날엔

요렇게 TV앞에 놓아두면,

모니터에서 나오는 열기로도 건조에 도움이 될껍니다.... ㅎㅎㅎ ~~..

발아 현미는 이제 거의 다 말라가니 발 고운 사각망에 담아 남은 수분을 날리고..

 

 

새로이 싹 틔운 현미를 소쿠리에 담아 물기를 빼도

물이 흥건하니 .. 깨끗한 면보를 갈아가며 수분을 제거하면

건조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성미 급한 사람은 TV에 된장 에 담근 갓김치가 나오니

쌀도 있고 반찬도 있으니 ... 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