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4월 목단을 보며..

부엌놀이 2014. 4. 24. 10:19

 

봄에 피는 믾은 꽃들 가운데 목련, 라일락 꽃을 보면 마음이 설렙니다.

오십 초반을 살고 있는 이나이에도

목련과 라일락을 보면 어느결에 봄날에 나의 마음은

꽃들의 고고하고 아름다운 자태에 취해

교정을 서성이던 여학교 시절로 되돌아 갑니다.

화창하고 따뜻한 이 봄날의 한가운데

이땅에 살고 있는 대다수의 어른들은 비통하고 부끄러운 마음에

차마 밥을 떠먹는 것 마저도 면목이 없습니다.

눈물을 쏟아내다가도 밥때가 되면 밥을 먹으며 괜스레 미안하고

어쩔수 없는 본능적인 식욕을 탓하기도 합니다.

노란리본을 매달고, 추모하는 문자를 보내고

자원봉사로 동참하고 아픔을 함께 나누고

저마다 간절한 마음으로 위로를 보냅니다.

시간이 너무 지나버린 것을 아는 까닭에

생존자를 기대한다는 건 그야말로 꿈인듯하여

차마 노란리본 동참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추모문자를 작성하고 전송하며

그들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하는 눈물만 또 쏟아냅니다.

태어나서 이때껏 부모의 지나친 간섭과 교육이란 선택의 여지 없이

제 살고 싶은 인생을 살아보지도 못한 대다수의 어린 희생자들에게

그저 미안함니다. 미안합니다.

이땅에 어른으로 산다는 것이 부끄럽고 또 부끄럽습니다.

이사회의 각분야의 요직에 여성 참여 비율이 20 ~30 쯤 되면

도덕지수가 좀 더 올라 갈 수가 있을까요?

말도 안되는 변칙과 반칙이 좀 줄어 들수 있을까요?

양심이란 것이 살아 있는 나라에 살아 갈 수 있을까요 ?

오랜 신앙 생활을 해 왔지만

예수님이 내 죄를 위하여 돌아 가셨다는게 정말로 이해가 안됐었습니다.

난 그시대에 살지도 않았고, 죄인이란 말을 들을만큼

잘못한 일도 없었다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이제사 예수가 대속 죄인이란것이 이해가 갑니다.

50이 넘은 이나이에

어른들의 부조리와 무책임한 이기심들이

영문도 모르는 엉뚱한 귀한 어린 생명들의 생명을 뺏어간 사건을 보고서야.

내볼일을 보러 집을 나서던길

만난 이제 막 피어나는 한무리의 하얀 꽃송이들

모란인지, 목단인지, 함박꽃인지 정확한 식물명을 모르지만

눈부신 4월의 한가운데 안타깝게 당한 희생을

추모하는 기간에 피어 나는 꽃송이들이

그많은 어린 생명들을 기억케 해줄 이봄에 피어나는 흰꽃들

앞으로 살아갈 봄날 나의 기억 속엔

올해 느꼈던 부끄러운 어른으로서의 삶들을 기억하겠습니다.

그많은 희생자들이 부조리한 많은것들을 드러내 알려 주기 위한

정말 큰 희생을 치룬 죽음이었었다는것을...

차가운 바다의 암흑속에서 얼마나 추웠고, 두려웠을까 ?

하늘에서나마 친구들과 아무것에도 구속 받지 말고

자유롭게 선택하며 행복하게 살길 바란다.

너희들 부모님과 꿈속에서라도

봄날의 햇살같은 따뜻한 솜이불도 덮고

즐거운 날들 보내며 이땅에 남아 가슴 태우며

숨쉬며 밥 먹는것 마저도 염치 없어 할

너희 부모님들이 애타게 보고 싶어 할 때마다

지체 없이 찾아와서 많은 정담 나누 위로하길 부탁한다.

또 염치 없는 요구를 하고 마는구나.

미안하다.

미안한다.

그저 부끄럽구나.....

봄마다 피어나는 목단을 보면

이젠 아름다움 감상 보다는 아깝고도 무엇보다 소중 했던

이땅의 아들 딸들이 어이 없이 순식간에 바다에 수몰 되

온 국민이 비통하고 면목 없어 하던 이봄의 아픔을 함께 느끼게 되겠구나.

 

부디  따뜻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