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당신도 이제 늙었구랴 ! ~~ 양말을 꿰매며...

부엌놀이 2014. 5. 30. 05:40

 

 

어젠 조카의 전시회 관람과 친구 만남을 겸해

멀리 서초동 예술의 전당을 다녀 왔다.

그제 잔뜩 밀린 빨래를 해결하지 못한 탓에 집을 나서기전

신새벽에 일어나 아침을 해 먹고 손빨래를 색깔별로 3벌 마치고

 아침 스트레칭, 컴수업을 하고 잠깐의 티타임후 11:30분 약속한

 장소로 향하니  약속시간을 조금 넘겼다.

미대를 나온 조카가 3명이나 되는 관계로 전시회 관람이 잦은데

친구는 회화전은 많이 관람 했는데 디자인 아트페어는 첨 관람이란다.

가구야? 예술이야? 란 주제로 한가람에서 열린 전시회는

28살의 이른 나이에 일찍부터 작품성을 인정받은 조카의

의자와 조명기구등 메탈 작품이 몇점 전시 됐다.

관람후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하는  중에도 그저 졸립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찜질방에라도 들어가 벌러덩 드러 누워

이야기를 나누다 나도 그도 모르는새 한잠 푹 자면 좋겠단 생각이 든다.

나의 막내는 고3, 친구의 막내는 대2 년생이다.

우리 자랄땐 이미 많은 면에서 그나이엔 충분히  독립적인 자기 관리를

 할 때지만 2014년 어미인지라  아쉬움 속에 

각자의 귀가 시간을 조바심 내며 체크할 뿐이다. 

 

 

유정란 15알과 친환경 꼬마 소세지를 사들고 집으로 들어선 시간은 6:30분 쯤이다

좀 늦은 귀가이긴 했지만 보통 7시경 저녁을 먹는지라 별다른 연락을

취하지 않고 귀가 했더니 두 아들녀석은 엄마가 없어 저녁밥 대신 먹을 요량으로

 치킨을 한마리 요청하고 기다리는 중이시란다.

 뭐시라고라??

밥솥엔 아침에 지어 놓고 나간 영양 만점의 발아 현미 흑미 밥이 충분하고

냉장고엔 꺼내기만 하면 먹을 수 있는 반찬이 적지 않은디...

에고 ! ~~.. 두말해서 무얼 하랴 싶다.

누가 쏜겨 ? 묻자 반반 부담이란다.

오늘은 특별히 나의 핸드폰 밧데리가 떨어져 아들애가 전활해도 나의 위치 파악이

불가 했으니 치킨 값은 엄마가 부담 해 주마고 크게 인심을 썼다.

17천원을 꺼내들곤 얼마씩 부담 했어? 하니

형 7천, 동생 만원 이란다.  오잉 ? 우째 그런 계산 법이??

니는 알바를 해서 돈을 벌고, 동상은 단지 5만원의 한달 용돈을 받는데?

작은애가 제시한 규칙으로 가위 바위 보를 한 결과의 분담이란다.

 

요즘 갑자기 저녁 TV 보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에

 젤루 재미 있게 시청하던 백년손님이란 프로그램도 안보고  11시쯤 

잠자리에 들어 깨고 보니 4시가 좀 넘었다.

나름 패셔니스타라 생각하는 아들애는 가끔 좌판의 알록 달록 재미난 양말을

10켤레쯤 사들고 와선 동생도 몇켤레 나눠 주고

 깔맞춤 한다며 번갈아 잘 신고 다닌다.

내가 양말을 산다면 애들이 발이 큰 관계로  전문 브랜드의

 가격이 좀 비싼 큰발양말을 같은 색깔로 3켤레씩 사곤 한다.

그래야 양말 한짝을 못신게 되더라도 오래도록 짝 맞춤하며 신을 수 있으니..

노점에서  천원씩 하는 양말을 색깔별로 사 온 두녀석의  발크기에 작은 양말은

 금방 구멍이 나기 일쑤다.

짬이 안나 빵꾸 난 양말을 3짝쯤 모아 두면 어김 없이

 신을 양말이 없다며 녀석들은 서로 하루 한켤레로 버티라고 아우성이다.

그쯤되면 아침 커피를 마시며 양말을 꿰매야 한다.

양말을 꿰매는 시간엔 30년전의 친정 어머니를 만난다.

커다랗고 말간 알전구를 양말에 밀어 넣고 틈틈이 양말을 깁던

 23년전 돌아 가신 어머니를 알전구 보다 작은 탁구공으로 대체된

보조물을 집어 넣고 꼼꼼하게 바늘을 놀려

알뜰히 양말을 깁던 나의 어머니의 모습으로 앉아 무릎위의   양말을 깁는 시간은

엄마도 만나고 어느새 훌쩍 커버린 아들애들이 무릎에 앉아 고물고물 거리던

아기때의 모습도 함께 만나는 행복한 시간이다.

오늘도 어쩌다 보니 오늘도 신새벽에 일어나 양말을 꿰매고

 글을 올린걸 울서방이 알면

당신도 이젠 늙었구랴 ! ~~

 한마디할 서방의 목소리가 들리는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