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방

연꽃차

부엌놀이 2015. 2. 19. 13:26

 

꽃차와 잎차에 관심이 많았는데

지난해 백련 한송이를 얻었습니다.

연꽃차는 냉동실에 넣었다가 차로 마신다기에

신선팩에 고이 넣어 행여 꽃봉오리가 상할세라

동그랗게 모양을 잡아 빵끈으로 세심하게 묶어

냉동 보관을 하였지요.

 

한동안 잊고 지내다가

냉동실 정리를 하려

몽땅 들어내며 보관중이던 연꽃을 발견 했습니다.

처음엔 내용물 확인이 안돼

이게 뭐야?

웬 크리넥스 뭉치를 누가 넣어뒀지?

참 의문스러웠지요.

냉동실의 보관중인 식재료를

다 꺼내 놓고 보니 정말 정신이 없기도 했지요.

하마터면 정체를 확인 하지도 않고 버려버릴뻔 했어요.

하지만 난 이렇게 티슈 뭉치를 넣어 둔 일이 없기에

내용물을 확인 하려

빵끝을 조심스레 풀어 보았습니다.

오랜 시간이 흘러 넣어 두고도 잊고 있었던

순백의 연꽃 한송이 였습니다.

아직 개화전이라

옅은 아주 여린 푸른 기운이 감도는

 어린이 주먹만한 연꽃 한 송이

너무 반가웠습니다.

언젠가 한송이 어렵게 얻더 냉동실에 넣어 두었던게

그제야 생강이 났습니다.

 

어찌 차로 마시는지

인터넷 검색에 들어갔습니다.

녹차를 꽃봉오리에 넣어 두었다가

차로 우려 마셔야 한다는군요.

아쉽지만 차를 바로 마시지는 못하겠어요.

마침 녹차가 있으므로 원두를 내려 먹는

커피 필터에 분말 녹차를 떠서 담고

고이 접어 실로 동여 꽃송이에

 넣어 두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 . . .

 

그리고 아마 근 1년이 다 되었나 봅니다

(10일 빠지는 10개월이 지났군요.)

 

냉동실에서 다시 발견된 연꽃

이번엔 마실 수 있겠거니 하고 비닐을  열어

 

찻잔에 꽃잎을 2장 떼어 넣고

정수기의 뜨거운 물을 받아

향기를 조금이라도 더 느낄 수 있을까 싶어

아주 얇은 뚜껑을 덮어 두었습니다.

 

2~3분후 천천히 한 모금 머금었습니다.

어떤 향기일까 ?

말마따나 연꽃의 향이 약해

꽃 봉우리에 녹차를 넣어 두었다가

녹차의 기운을  더 해 마셔야 한다더니

특별한 향기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

입안에 머금고 있노라니

은은한 향기가 머릿속 까지

아련하게 퍼지는 듯 합니다.

 

아 ! ~~

이런 맛에 연꽃차를 마시는구나 싶더군요.

한모금 한모금 횟수를 더해 갈수록

뭐라 딱히 형용할 수 없는 기분 좋은느낌 ~~

 

때마침 나는 몇년에 한번씩

시도하는 커피 끊기에 성공하고

차맛을 즐기는 시기였기에

은은한 향기를 더  느낄 수 있는것 같네요.

 

다시 연꽃차를 입력어로 검색을 해 보았습니다.

연꽃차의 풍미에 대해 거론된것은 없고

연꽃차 효능에 대한 자료는 참 많기도 합니다.

 

 

어혈 제거, 심신 안정, 피부미용, 당뇨, 고지혈증, 빈혈...

 

 

냉동실 정리를 하다가...

띠용 ! ~~   냉동 연꽃 한송이 발견!~~

 

녹차의 향을 더하기 위해 꽃송이에 녹차를

담아 두어야 한다는 군요.

 

다행히 집에 녹차 분말이 있어

원두를 내릴때 쓰는 여과지에

녹차 분말을 담아 실로 동동 말았습니다.

 

 

신선팩에 빵끈으로 묶어

냉동 해 두었던 연꽃 한송이

그리고 녹차분말을 담은 여과지 입니다.

 

 

신선팩을 개봉해

 

 

연꽃 봉우리 속에

녹차분말을 싼 여과지를 넣어

녹차의 향을 입혀야 한답니다.

 

다시 신선팩에 고이 담아 냉동실에 넣어 두었습니다.

. . .

그리고

아주 오랜 시간이 흘렀지요.

근 1년 가까이 지난 것 같습니다.

2015. 10. 10일 드디어 오늘

차를 음미할 사람이 나와 남편

딱 2 사람인 관계로

연잎 2장을 따서 뜨거운 물에 우려

첫 시음을 했습니다.

 

 

단 2장의 연꽃잎을 우린 연꽃차

두번의 뜨거운 물을 더 부어 마시며

행복한 시음을 했습니다.

 

연꽃차 안 드셔 보았죠?

못 드셔 봤으면....

얘길 말어 ! ~~...

 

연꽃차의 맛은

아마 마셔 본 사람만이 알것 입니다.

그 행복하고 신비로운 느낌을...

 

한모금 한모금 더 할 때마다

혀끝 선명해 지는 향기와

입안 가득 차오르는 아련하고

달큰하고 청아하고 .신비로운 향기

머릿속 까지 전해지는 신선함.

 

그래..

바로 신선이 된 기분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