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욜 그러니까 8월 15일이다
밭에 도착한 나는 깜짝 놀랐다.
옥수수도 다 없어지고 고추밭에 주렁주렁 달려 있던
그 많은 빨간 고추도 하나 안 보인다.
땅콩밭은 아직 성장중인데
밭면적의 1/3쯤은 헤쳐져 있고
이건 완전 폐가 분위기가 나는 밭 풍경이다.
누꼬??
황당하고 어이가 없다.
가만보니 아는 사람이 벌인 일 같기도 하고
손님이 다녀간 것 같기도 하고
도통 알길이 없다.
하필이면 전화기도 불통이어서 전화기도 놓고 왔고
답답하고 궁금하다.
언니가?
아니??
밭뒤집고, 모종 사다 심고, 지주묶고, 가지 쳐 주고
언니 들나들며 따 먹을 오이고추 나무도 일러 줘서
달리기 바쁘게 따다 먹게 해 줬는데..
고추엔 일절 신경을 안쓰던 언니가?
뭔 심산으로??
그저 속이 부글부글할 뿐이다.
올 초봄
밭 네이랑중 힘드니 세이랑은 걍 놔두고
한이랑에 야채랑 달리는 열매 채소나 조금 심어
슬슬 호미질이나 하자던 언니였다.
그러면 이도저도 안 될성 싶어 혼자 낑낑대며
묵묵히 삽으로 뒤집어 가며 시작한 한해 농사인데
도통 납득이 되질 않는다
드나들며 경사지 호박밭의 잡초나
좀 관리 해줬으면 싶었는데
잡초관리는 뒷전이고
마늘밭의 실한 마늘들은 쏙쏙 사라지고
옥수수도 아직은 덜 여물었으니
일주일만 꾸욱 참았다가 수확을 하라 해도
실한 옥수수만 골라 따 가버리고
호박, 단호박을 딸까말까 망설이고
다음에 따 가야지 하고 방문하면
여지없이 사라져 버리고 없는 열매들
.
.
.
그간 언니는 맏이 컴플렉스로
친정에 이런 저런 일이 있으면 딱히 해결 방안도 없으면서
오만 걱정을 늘어 놓던 언니 모습에
안쓰러움만 더해 주던 언니었다.
그런 언니가 변했다.
그런 언니가 늙었나?
집에 도착해 마음을 가다듬고
언니와 통화하며 이런저런 사항을 확인하니
내가 따왔다
딱 한마디 뿐이다.
.
.
.
이런..
무엇이 언니를 이리 변하게 했을까?
그리고 밭은 무지막지한 더위에
딱 일주일간 서둘러 수확만하고 튀어 나왔더니
잡초가 무성하고
뒤늦은 호박 덩쿨의 거승으로 콩밭을 뒤덮어 버리고..
1주일의 시간이 밭도 변화시켰다.
.
.
서늘한 기온이 돌면
알타리, 김장무, 쪽파 심고 올 농산 쫑이다..
아니 마늘 심기도 남았다.
내년엔 어찌 올 보다 더 수월하고
덜 고되게 밭 설계를 잘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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