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어머니가 계셨으면 얼마나 기뻐하셨을까?

부엌놀이 2020. 4. 23. 16:52

 

 

막내 동생은 올해 쉰이 됐습니다

처자를 소개 하겠다며 단톡에 소식을 올렸습니다

첨 있는 일입니다

대학교 2학년때 급성 백혈병으로 병원에 입원 중인

엄마를 딱 두번 밖에 못 보곤 엄마를 잃었던 막내 동생

스러져 가는 어머니를 만나러 청주에서 신촌까지

먼길을 혼자 오가던 그 마음은 얼마나 두렵고

또 외로웠을까요

 

나의 둘째 아들이 올해로 스물다섯 입니다

군 복무를 마치고 올해 4학년인 작은 아들

이제 막 2학년이 된 보송보송한 솜털도

채 가시지 않았던 막내 동생

아이를 키우며 엄마를 잃은 그 나이가 얼마나

애잔하고 애처로운 나이였던지 절절히

가슴에 와 닿아 가끔 목이 메었습니다

 

오월의 더 없이 눈부시던 아카시아 꽃 흐드러진 계절

어머니와의 이별...

아들들을 키우며 그게 얼마나 짠한 일이었는지

먹먹했던 시간이 순간 순간 있었습니다

 

어제 한찻집에서

우연히 나이 꽉찬 한쌍의 연인을 만났습니다

갸름한 얼굴의 맑고 선한 인상의 여인

그저 고맙 기도 하고 예쁘기만 합니다

한편 애처롭기도 하고...

 

영문 없이 누나로서 늘 미안함을 느끼게 되던 동생

오래오래 건강하고 행복 해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