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만 해 먹고 살다 늙은줄 알았는데
짬짬이 이런 날도 있었넹!~
어떤 연유로 도시 농업 지도자 과정 높은 경쟁률을 뚫고
이수했다
학교 자모중 한명이 내게 딱 맞는 강좌 국비 지원 250
만원 짜리 강의가 있는데 경댕률 높아질까봐 다들 함구
하고 있는데 누구보다 내게 꼭 필요한 강좌로 생각돼
추천한다며 아무에게도 내가 정보를 줬단 얘길 하지
말랬다 ㅋㅋ
하루 네시간씩 160시간의 강좌 이수
과제도 많고 발표회도 해야하고 관련 외부 봉사도
있었다
정말 송곳 하나 꽂을 땅 없는데 어데다 쓰자고 긴 시간
공부 했는지??
작물을 관리하고 성장 과정을 지키고 수확해 활용하기
까지 정말 많은 시간의 노력과 기다림
작물과 토질 환경이 맞지 않아 때론 결과물이 아주
신통치 않을 때도 있다
원인을 알기까지 많은 공부가 필요하고 삶의 이치를
깨닫고 진리를 터득 하기에 그것보다 더한 공부도 없다
교육 기관 특기 적성 교사로 활동할 수도 있지만
그야말로 수능 성적에 연관된 과목을 제외 하곤 학부모
들은 관심이 없다
오죽하면 중학교 체육 교사였던 동생이 특기적성 수업을
맡으며 축구 농구 지원자가 넘쳐 학부모의 동의를 받아
와야 한다고 알렸을때 학생들이 고개를 떨구며 한숨
소리를 여기 저기서 토해 내는걸 듣고 너무 안타까웠다
아이들이 원하는 것과 부모들은 너무 관심도의 괴리감이
너무 크다 걱정했었다
그런데 친정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생각지도 않던 밭이
내 차지가 됐다
정말 세상에 이런일이??? 였다
밭 농사를 시작하던 첫해엔 종자를 일찌감치 입수해
560여개나 되는 포트와 망을 구해 베란다에서 각종
모종을 키웠다
땅콩. 밤콩. 옥수수. 강낭콩. 상추. 쑥갓. 허브. 호박.
한련화...
지금 생각해 보면 참 대단한 정성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보면 모종 잎 끝에 이슬 방울이 대롱 대롱
달려 있는게 다이아몬드 보다 더 귀하고 신비롭게
느껴졌다
아버지가 쓰시던 농기구를 처음 만졌을 때의 감격스러움
땅을 일굴때 들려오는 새들의 지저귐은 보이지 않는
아버지의 안부를 묻는것 처럼 들린다
작물이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건 자식을 키울때
만큼이나 보람을 느끼기도 했다
쌈채를 세척해 공원에 들고 나가 판매를 하기도 하고
농작물 가공을 해 판매도 하고 참 재미 있었다
그 재미도 3년이 지나고 해마다 여름 가뭄은 도를 더해
한해 한해 지쳐갔다
나는 안그럴줄 알았다
전원 생활 전원 생활 노래를 부르다 집 짓고 농사 짓기도
딱 3년이라고 그다음해 부턴 슬슬 밭에 들어가기 싫어
지고 작자만 나서면 당장 팔아버리고 싶다고...
아니 요렇게 재밌는 일을 고작 3년이면 물린다고??
당최 이해가 안됐었다
좀더 집중하긴 했지만 딱 4~5년차에 내게도 슬슬
그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때 맞춰 사람들과 어울리고 정기적인 티타임 시간을
즐겼다
나의 시간은 조각 조각 나기 시작해 꾸준한 관리가
관건인 작물 관리에도 구멍이 나기 시작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던 건 꼭
사람과의 관계에서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었다
느슨해지고, 마트 가는 일이 늘어나고 어쩌다 의무감
으로 밭에 가면 이미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난감한 지경...
남편과 아이들은 밭 농사를 접기 바란다
규칙적으로 주 2~3회 시간을 내자면 가족들도 가사를
어느정도 분담해 줘야하고 일정 조율을 해야 할일이
생기기도한다
작은 언니는 그러다 피부 상한다 하고 말린다
아닌게 아니라 일광성 피부 알러지가 있어 모자
선글라스 거기다 마스크까지
그렇다 여름철 딱 한장의 긴팔 옷을 입고 내내 일을 했던
해는 등짝까지 거무 튀튀 누렇게 다 탔다
그래서 아무리 더운 한 여름에도 대낮에 작업할땐
두장의 긴팔 옷을 입어야 한다
시간도 너무 많이 할애 해야 하고 간수해 먹기 까지
끝임 없이 손이 가야 한다
6년차 때부턴 아예 파종시 부터 마음을 비우고
그저 경작 하지 않는 밭에 쓰레기 더미가 쌓이거나
낮 모르는 사람이 동의 없이 점유하는 것을 방지 하는
차원 정도만 관리 하기로 한다
김장 무. 파. 쌈채. 토마토. 고추. 참외.가지. 호박 ...
요정도만 하고
머위 달래 냉이 쑥 갓 고수 질경이 돌나물 방풍 맥문동
구기자 오디 보리수 아스파라거스 미나리 애플민트
곤드레.돼지감자. 돌나물.하얀 민들레.딸기.뽕나무등
제 스스로 월동해 봄이면 올라와 무럭무럭 크는 식물을
활용하는 재미도 쏠쏠하고 고맙다
그간 농사를 지으며 꽃 소믈리에를 만나 교류하며
꽃.잎. 열매등 더 폭 넓게 새로운 것을 활용하기도 하고
수확물을 나누어 주러 다니다 그걸로는 소진하는데
한계가 있어 농작물 판매로 시작해 플리마켓 셀러
활동을 했다
내가 만든 음식이 사람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
전업주부로 살림만 하다 돈을 버는 재미도 느꼈다
극단의 시민 배우 활동으로 무대에 서는 경험도 있었다
남편이 들려 준 카메라로 사진 촬영을 다니고
블로그 활동을 통해 섭외를 받고 방송 출연도 몇번했다
라인댄스를 배우며 새 작품 습득할 때까지 스트레스도
많이 받지만 건강이 좋아지고 사람들과의 활발한 교류로
평생에 가장 많이 놀며 쉬며 긴 대화의 시간도 즐겼다
어느덧 60이 가까운 나이다
아직 작은 아들. 남편의 일정에 맞춰 주부로서의 역할은
계속 되지만 앞으로 나를 위해 쓸 시간은 점점 늘것이다
건강이 허락 하는한 운동도 하고 농작물도 키우며
이젠 좀 느긋함을 즐기며 살고싶다
ㅡ ㆍㅡㆍ ㅡ
첫번째 사진 : 종자를 심어 길러 낸 많은 모종중
옥수수와 강낭콩
두번째 : 아버지의 땅을 물려 받고 처움 작물을 키울때
밭 풍경
나의 아버지도 필요에 따라 비닐 멀칭은 하셨지만
유기농??을 키우신다는 자부심으로
3군데의 밭에 년 18포의 축분만 넣고 콩이며 들깨며
팥이며 고추...등 많은 작물을 키워내셨다
세번째: 허브 세이지
네번째 : 말기암 수술후 여명 기간 동안
아버지는 뽕나무. 대추나무. 보리수 나무를 한그루씩
심어 두셨다
밭을 물려 받았을땐 모두 딱 엄지 손가락 굵기의
나무가 남아 있었다
5번째 : 어성초다
모기를 물리거나 피부에 염증 반응을 보일때
여름 초입에 잎을 따 달여 두고 쓰면 여름 내내 좋다
6번: 꽃 소물리에를 만나 알게된 금계국 꽃차
색도 곱고 풍미도 좋다 입안을 감싸는 향기가 참
매력적이고 중년 여성에 잘 맞는 꽃차란다
7: 금은화 꽃차
8:: 8년전 여름 컴교실 블로크 수업중 자료 사진 찍기때
찍은 셀카
9: 사진 수업시 연천 역 고드름 폐터널 출사시 들렸던
겨울 폭포
10: 5년전 라인댄스 교육장에서( 50대에 가장 짧은 머리)
11: 사진을 배울때 인도에서 만났던 벚나무 단풍잎
12: 호수공원 전통 정원에서 공연 했던 뮤지컬 형식의
연극 공연을 앞두고
13: 고양 아람누리 공연시 첨으로 경험한 분장실
18: 친정의 대가족은 교직원 . 있는 집 자식들이나
다닐수 있다는 예대 출신 자가 유독 많다
작품성을 인정 받은 금속공예 전공 조카의 코엑스
작품 전시 풍경
14: 플리마켓에서 마마스 민씨 솜씨란 셀러로
상품 판매를 했던 판매대 모습
쑥 가래떡. 물쑥전. 더덕구이. 톳장아치..등 손 많이 가도
매번 다른 메뉴로 선보이려 메뉴 선정한 덕에 매출이
많아서 고단해도 준비기간 내내 실험적이고 재미 있었던
경험의 시간들이었다
15~17: 폰 카메라 촬영분
19: 정년 퇴직 하시도록 늘 부지런히 가족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그 많은 밭농사를 출 퇴근 전후 짬짬히
손을 놓지 않고 85세 까지 겸하시던 아버지의 삶을
떠오르게 하던 손수레
20: 3년 전 남양주 초대란 한정식 집 라인댄스 중급팀
식후 경유지 코스모스 밭에서
'밭농사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무 흔해 주목 받지 하는 못하는 고급진 풍미 개망초 묵나물 (0) | 2020.05.05 |
---|---|
허브 세이지를 찾습니다 (0) | 2020.05.04 |
아스파라거스 첫 수확 (0) | 2020.04.26 |
2020 밭농사 일지 (0) | 2020.04.19 |
땅콩 나물 키우기 . .시작!~ (0) | 2020.04.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