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농사이야기

딸기를 9축이나 따 먹고...오디 철인데~

부엌놀이 2021. 6. 3. 02:48




시판 딸기를 사먹고 딸기 맛이 별로 없어질 무렵
딸기를 따 먹게 생겼다
올핸 관리 좀 더 해주고 제대로 대접 좀 해줘야지 했는데
미안시럽게도 별로 손도 못봐 주고 무성한 잎에
딸기꽃이 하나 둘 피고 나서야 딸기 나무에 눈길을 주기
시작했다 참으로 미안스럽다
몽우리 맺고 꽃이 피니 옮겨 심지도 못하고 꽃 솎아 주기만하고 염치 없이 익는대로 딸기를 따 먹었다
잦은 비 내려 달콤함도 적은 딸기 오도독 씹히는 딸기의
식감이 좋다고 남편도 나도 잘 먹었는데 막내는 안 먹었다
그래도 적지않이 자연의 맛을 즐길수 있어 좋았다

장마기 모냥 비 오고 비 내리고 날을 더해가며 보랏빛을
띠는 오디는 일조량이 적은 탓인지 크기가 잘다
지난 화욜 까맣게 익은 오디 반가워 따려니 나뭇가지
스치는 대로 우수수 풀섶으로 떨어져 내리니 손으로 따기도
그렇다고 떨어진 것을 줍기도 애매하다
가만히 들여다 보니 오디 몽태기중 첫 열매로 익는 과실이
이모양이니 겨우내 거름 날라 묻어 준 공이 허사가 된듯하다

지난 가을 막내 동생이 혈색이 안좋아 걱정스레 물었더니
혈소판 수치가 너무 낮아 교사들중 혼자만 재검을 받았다고

50이나 돼 다 늦게 겨우 결혼이란걸 했는데
올케 보기가 영 미안스런 마음마저 들고 형제간 모두
화목하고 조카들도 쑥쑥 잘들 커 편안히들 사는데
늦은 결혼에 자녀도 볼지말지한 동생 내외
마음 짠하다

검색해 보니 오디가 혈액 생성에 좋은 영향을 준단다
이미 오디철은 지났으니 내 밭의 나무를 잘 관리해
오디를 약 삼아 장복 시키려 특별히 신경 쓰고 뽕나무를
관리했는데...너무나 아쉽다
오늘도 밭 작업을 가는 날인데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예상된단다
오전 일찍 오디를 따와야지 하는 마음에 잠을 설친다
이번참에도 제대로 딸 상황이 못되고 비가 내린다면
올 오디 따기는 포기를 해야할 판이다
잘고 당도도 확 떨어지지만 설탕을 3~5%쯤 넣고
레몬 한개쯤 즙을 짜 넣고 먹으면 보존성도 늘리고
단맛이 가미돼 먹을만은 한데...
제발 오늘 오디를 조금이라도 제대로 수확할 짬이
주어졌으면 좋겠다

동생아 건강하게 80까지는 살아줬으면 좋겠다
막둥이 동생만 생각하면 참 마음이 짠하다
대학 2년때 엄마 입원하고 딱 2번 병석의 엄마를 보고
발병 28일 만에 임종도 못하고
엄마가 돌아가셨으니 어린 마음에 얼마나 황망했을꼬?
다행 이번 엄마 기일에 동생을 잘 챙기는 올케가 이것 저것
챙기니 형제들 보기가 조금은 민망한지
옛날 엄마가 날 챙겨주던 거랑 똑같애
내가 다 하면 되는데 가만히 있으라 하고 이리 챙겨주니
내가 다시 다섯짤 애가 된거 같어!~해서 다들 깔깔 웃었다
나는 오빠 오빠 하면서 남편 알뜰히 부려 먹는 여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민선생 복인줄 알아라~ 했다

오디들아 떨어지지 말구 이 아줌씨가 따러 갈때 까지 기다려
비 너도 내가 밭에 언능 다녀 올테니 조금만 참고 지둘려!~~~

수량이 풍부하니 잡초들과 함께 미나리도 제 세상을 만난듯
기세 좋게 큰다
커도 너무 커 데쳐 훼훼 말아 초장 찍어 먹기도
부담스럴 정도...
아무거나 연구소 답게 방법을 찾아 한번 잘라 데쳐 먹으니
먹기가 한결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