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혹시...나도 치매 ??...자투리 천 반장갑 되다~

부엌놀이 2025. 4. 14. 07:18

어젠 한마디로 공 치는 날이었다
올핸 밭 작업을 영 나가기 싫었다
아마도 이젠 내게도 고된 일을 피하고픈  보호 본능 이란게  발동하기 시작하는가 보다
이제껏 살아 온 생활 패턴과는 상반되는  자신에 대한 보호 기재가 작동 되는게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쉽사리 사고의  전환이 되지 않아 많은 갈등을 느끼는 중이다

밭 작업을 통해 얻는 것도 많았지만
그에 따른 부담도 적지않다
집과 거리상으르 15k나 떨어져 있는게 가장 큰 어려움이고
둘째로는 수 작업을 통해 다양한 작물을 가꾸는데 따른 수고가 끊임없다
어느핸가 맘 먹고 내가 심은 작물들과 그 땅에서 자생하는 식용 가능한 것을 꼽아보니 50여 가지가 훨씬 넘게 파악돼  놀랐다


좀 고되면 재배 작물 종을 단일화 하던가 최소한의 작물을
택해 경작하면 좀 수뭘하기도 하겠지만
이젠 그만 하고 싶은 아음이 더 크다
막상 접으려니  큰언니가 계속할 것을 요청한다
나도 그 연유를 모르지 않기에 내내 고민이 될수 밖에 없었다
수십년 간의 부모님의 땀이 스민 땅임을 알기에
안하겠단 소리도 못하겠고..
마지막으로 언니가 내게 모종이고 뮈고 사다 심을 것 없이
옥수수나 길게 심어 경작중이란 표시만 내 달란다
드나들며 철따라  나물 뜯어 먹고 열매나 따 먹잔다
하지만 그건 될수가 없는 얘기임을 알기에 시원히 대답도 못하고 단칼에 안하겠다고도 못했다


그래 그럼 언니의 바램대로 옥수수나 심어 놓고
일주일에 한번씩 가서 나물이나 뜯어 먹자
잡초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음 정글 돼 버리고 나면
나물 개체수도 점점 줄어 가능한 일이 아닐테다
거리만 좀 가끼우면 식전. 저녁 어스름 무렵 나가 돌보면 좋겠건만...하는 아쉬움이 참 크다

옥수수. 싹난 고구마 한개. 단호박. 호박씨 겨우 묻어 두고 온지
열흘쯤 지났다
봄나물은 얼마나 올라왔을까.아스파라거스는 올라왔을까?
궁금키도 하고  1주 한번 의무 방문 작심한 것도 벌써 며칠이나 지났다
월~수 까진 문화센타 프로그램 참여로 바쁘다
가렴 일요일인 오늘 다녀와아지 하는 생각
아침 5시 잠 깨 내다보니 베란다 밖 거치대에 빗방울이 주렁 주렁 달려있다
비가 오는군 지금은  못가겠다  다시 들어가 한잠을 잤다
오후  2~3시경 눈.비가 예보됐단다
비 오면 귀찮은데 다녀와 차 까지 관리하렴...

암튼 10시 전  출발해 도착 거름 3포 옮겨 과일 나무.
이제 오르기 시작한 취. 머위. 방풍. 명이 나물... 거름 주려하니
비가 와드득 내리기 시작한다
언니는 차에 잠깐 쉬었다가 비 그치면 하자는데 식구들 점심을
준비 해야하니 시간이 여유롭지 않아 그냥 철수했다
파주에 있는 밭에 아스파라거스는 아직 오르지 않았다
올봄은 참 더디 오는 것 같다

집에 돌아와 점심을  김밥으로 싸 먹고
한일도 없이 밭 작업 갔던 귀가 짐을 챙기려니 장갑이 안보인다
값으로 치면 가치가 없지만 요긴하게 쓰이는 장갑이니
그것도 분실됨  아쉽다
이제껏 써본 하절기 장갑증 가볍고 통풍도 잘돼  가장 맘에 들어 운전시. 산책시 몇해 애용하던 장갑이다
분명 집 나설때 모자랑. 마스크와 함께 챙겨 니갔는데
작업 장갑으로 교체해 낀 생각 까지는  난다
배낭이고 작업복 주머니고 구석 구석 2바퀴 주차장에 세워 둔
차 트렁크 까지 열어봐도 없다
남편은 내가 하도 아까워하니 다시 밭에 가보란다
창 밖을 보니 눈이 내린다
날씨는 하루 종일 요변이다
왕복 1시간. 기름값 5천원 들여 찾으러 갈 만큼의 가치는 안된다
색도 많이 바래고 낡을 만큼 썼으니까

대체할 장갑을 구할수나 있을까
작업도 못하고 차라리 집에나 있을 걸 괜히 나섰다
장갑 하나 분실한게 내내 속상하다



티셔츠 만들고 남은 다이마루란 신축성 있는  자투리 천으로
시보리 여러개 만들고 그중 크기가 작은 게 5개쯤 남았다
밭 작업은 덜 해도 산보시 착용할 반장갑이나  만들어 볼까
어수선한 마음에 일은 손에 안잡혔다
오늘은 공치는 날이다
티비나 보며 쉬엄쉬엄 만들어 보기로했다
가볍고. 얇고. 촉감 좋고 다만 길이가 너무 짧은 것만 남아서..
아쉰대로 2개씩 연결해 붙여. 엄지 손가락 자리 만들고
돌돌 말리며 겨 올라 가지 않게 새끼 손가락 자리 만들어
못 올라가게  맹글고 길이 맞는 고무줄 찾아 꿔맸다


손가락 없이 햇빛 차단할 반장갑 구조는 얼추된다
요래 요래 맹글었어 남편에게도 시착 모습 보여주고
참 그 잘난거 맨들어 놓고 성취감 하나 대단하다 싶어 웃음났다





저녁 먹고 또 티비 보다 이젠 잠 잘 타임


안방 침대 위에 장갑이 한켤례  놓여있네
그렇다고 침대 위가 복잡했던 것도  아니고  딱 장갑 한켤레 뿐
그  난리굿을 치며 왔다 갔다 소란을 피웠는데
이제껏 3명의 식구가 사는데 10시간도 넘는 시간 동안 드나들며 이걸 아무도 못 봤다고???
하루 종일 물건 하나 제대로  간수 못한 갱충 맞음을 탓했다
제법 쓸모 있는 장갑을 분실했다는 아까움을 느꼈던 긴시간
엥 ! 나도 벌써 치매야 ????

큰 집에 사시는 할머니가 겨울 농한기면 우리 집에 한두달쯤 오셔서 머물다 가셨다
말년에는  할머니 옷과 물건들을 큰 사각 소쿠리 몇개에 담아
안방에 나란히 놓았다
할머니가 내 물건이 없어졌다고 장롱이고 벽장.다락까지 올라 가려해서 위험하고  정신 없다고 할머니 물건은 한눈에 띄게
담아 놓아도 여전히 여기 저기 들쑤석여 골치 아프다던 엄마

며칠전 막내 삼촌이랑 오랜 통화를 했다
말년의 외할머니도 비슷한 현상을 보이고 막내 숙모가 직장을 다니니 아무때나 가스불 켜 놓는 할머니가 위험해
큰 숙모님께 돌보길 부탁하며  막내 숙모 월급보다 더 큰 돈을
할머니 돌아가실때 꺼정 보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오래전 아직 서른이란 이른 나이에  노졸중이 와서 다니던 직장을 쉬며 회복해 그 직장을 계약직으로 다니며 남매를 키우던  이종사촌
그 동생이 이번에는 암에 걸려 투병중이란 소식을 뒤늦게
외삼촌에게 전해들었다
제일 먼저 든 생각 참 신도 가혹 하시기도 하지
어째 그것 까지 감당하며 살아야 하나 하는 안타까움...

요즘 이곳 저곳에서 지인. 가족중 암 환자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많이 접했다
병소가 있는 줄도 모르고 건강한 줄 알며  살아갈수 있는 시간도 많이 남아있지 않을수 있겠구나 하는 경각심을 느낀다

뿐만 아니라 뭐든 뇌 노화를 늦출수 있는 내 적성에 맞는 걸 찾아 게으르지 않게 살아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