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어치가 돌아왔다

부엌놀이 2025. 6. 14. 13:24

집에서 15분쯤 거리에 삼국시대 조성 됐다는 토성이 있었단다
3기 신도시가 조성될 무렵엔 성은 터만 남고 성의 형태는 사라졌단다
성 아래에 마을이 있던  마을 터는  지금도 성저 마을이란다
조그만 동산에 지난해  주민들의 건강증진을 위한 맨발 걷기
황톳길을 3억 원의 예산으로 조성했다
땅 거죽이 아직 견고하게 자리 잡기 전 장마기 쏟아져 내리는 장대비와 흙탕물의 토사가 쓸려 내려
공사는 다시 진행되었다

그간 터를 잡고 살아가던 새들은 서식지 변화로 큰 위기를 느껴
까치를 제외하곤 흔적 없이 사라졌다
잘 조성된 맨발 산책로를 걸으며 새들에겐 내내 미안한 마음이었다

1년쯤 돼 가는 시점 어치는 돌아왔을까 궁금했다
좀 피로감을 느끼는 중에도 성저공원을 향했다
비 소식은 몇 번 있었지만 몇 방울 떨어지고 그치길 몇 차례
황토 길은 거북등처럼 갈라지고 딱딱하게 굳어 있다
맨발 걷기를 포기하고 아직 빈 흔들 그네가 눈에 띄어 차지하고 앉았다
맑은 새소리와 가끔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새를 보니 그야말로 힐링이 따로 없다
새의 종류도 몇 종은 더 늘어났나 보다
뭘 꼭 해야만 한다는 강박증 이젠 벗어나 멍 때리는 시간도 필요하다 싶다
이전보다는 좀 더 다양한 새소리를 느낄 수 있었다
어치는 돌아왔을까
눈여겨보았다


여러 마리의 어치가 관찰된다
다행이다 어치도 돌아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