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우리집은...주문이 많은 식당 ~~

부엌놀이 2017. 4. 23. 22:22


2017년 4월은

내겐 참 혹독한 달이었다.

지금이야 수습은 되었지만..

참 당혹스러운 한달이었다.

지난 가을 부터 평소엔 내게 주어진 여건과는 별 상관 없이

생활의 만족도가 참 높은 편이었는데

고되고, 아프고, 재미 없고,..

참 행복하지 않다고 느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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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 들어서 큰애, 작은애, 그리고

집 재계약 문제까지 단순하게 처리 되지 않으니

참으로 복잡 복잡 했다.

아니오,, 라고 해야 하는 순간

그걸 하지 못 하니

그게 바로 내 문제가 되어 돌아와

내 고민만 깊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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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가족 모두 병원 출입 할일 적었고,

좁으나마 내 집에서 일상을 이어 가던 지난 가을 겨울

그시간이 행복하던 시간이었단걸 뒤늦게 깨닫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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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4월 23일

벌써 4월 하순이다.

넘의 블로그를 보니 매혹적인 매화 , 진달래... 포스팅이 한창이다.


매화??

그래 올핸 매화꽃을 아직 못 봤어. 했더니

남편은 매화꽃 보러 호수공원 갈래? 한다.


설겆이를 마치고 카메라 챙기고 화장도 하고

늘상 거의  운동복 차림으로 호수공원 산책을 다녔는데

실크 스카프도 하고, 여름용 하얀 잠자리 날개 같은

 골프 잠바도 입고 길을 나섰다.


호수공원에 도착해 전통정원 진입로 줄지어 늘어선

 매실나무를 찾아 가니

나무 마다 벌써 엄지 손톱만하게 초록잎이 한창이다.

그제서야 일산 지역의 벚꽃도 거의 다 지고

매화꽃은 벌써 그 전에 진 줄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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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살다 이런 날도 다 있다.

가족들 몸 성한것 만으로도 참 다행이다 위안 삼고.

정신 없이 맞은 4월과 함께 연일 터지던 복잡했던 일들도

다행스럽게 다 원만하게 해결이 되고

이제 4월은 끝자락을 향해 달리고 있다

호수공원엔 철죽이 피기 시작 하고

많은 나무들은 연초록의 잎에서 초록을 향해 푸르름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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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문드문 좌판에 앉은 할머니에게 미나리도 사고

때 없이 돼지감자를 캐 펼쳐 놓고

 앉아 계신 할머니의 돼지감자도 사고 보니

모처럼 곱게 차려 입고   나온 행색에

여지 없이 시커먼 비닐 봉지를 들고 귀가 하는

내모습이 우스워 이럴줄 알았으면

운동복 차림으로 나설걸 하며

남편과 함께 킬킬 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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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뜬금 없이

애들 아주 어렸을때 국립 박물과, 창경궁 갈 때

당신이 만들어 가던  맛있는 샌드위치가 먹고 싶다며

그 샌드위치가 뭐지??

애들도 무척 맛있다고 잘 먹었는데..한다.


그 샌드위치 난 맛도 잘 못 느꼈었는데

워낙 바쁘게 살았대서..


같은 시간을 남편과 나는 상반된 기억을 갖고 있다.

난 그 시절이 별로 기억 하고 싶지 않은 시간이었는데...


아무튼 요렇게 우회적으로

밀가루 음식이면 뭐든 좋아하는 빵돌이 남편은

내게 샌드위치 주문을 하고 있었다.


그 샌드위치 어떻게 만들었더라??

삶은계란 다지고 으깨고

삶은 감자 으깨고

양파, 오이 썰어  레몬즙, 소금에 절여 짜고

피클 다지고...

양상추(포기상추, 갓잎으로 대체)

치즈

거기다 토마토 슬라이스 추가...

참 손이 많이 가는 샌드위치다.


이름하야

그건  BLT 샌드위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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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큰것 1개, 양파 큰것 1/2, 오이 1/2, 계란 3개,

마요네즈 70G, 오이피클(이번엔 없음으로 생략) 후추가루.소금, 레몬 1/2개.



손 많이 가는 내용물을 만들었으니




남편이 신나게 가서 사온

식빵 굽고

야채 씻고.. 몇가지만 동원하면

샌드위치 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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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하나 부지런 떨면

옆에 맛나게 먹으며 행복한 사람 있어

그 남자가 내 냠자이니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그런데

내남자는 매화 꽃을 아직 제대로 모르는가?

아님 매화 꽃철 지난 것을 알면서도 함께 산책을 가려

매화 꽃을 보려면 호수공원에  가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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