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그땐 내가 예쁘단걸 몰랐었다 ㆍ ㆍㅋ ㅋ

부엌놀이 2019. 1. 31. 10:54

 

직장 생활을 시작할 무렵 앨범을 보다

국민학생 시절 작은 흑백사진 몇장을 버렸다

엄마는 그 예쁘게 나온 사진을 왜 다 버렸냐고

속상해 하셨다

크기도 늘어 나고 칼라 사진에 비해 볼품 없어 보여

별 생각 없이 버렸는데ㆍ ㆍ

 

?예쁘긴?

내가 예쁜 사진이 어딨어??

도통 이해 되지 않았었다

 

60이 가까워 오는 이즈음에서야

그때 엄마의 말씀이 이해가 된다

 

내 졸업 앨범은 엄마가 일찍 돌아가신 연유로

집을 새로 지으며 모두 폐기 됐다

결혼후 직장 생활하며 생활하는 바쁜 중에

그걸 신경쓸 여가도 없었고

결혼을 앞두고 새집을 짓는 남동생에게 나의 앨범은

그냥 쓸모 없는 짐일뿐였을게다

 

남동생 결혼후 내 앨범 행방이 궁금해 물으니

난지도에 있다 했다

경기도 쓰레기가 난지도 까지 갈일 없겠지만

그땐 모두 쓰레기는 난지도로 가는줄 알고 웃고 말았다

 

오~랫만에 국민카페 자료실에서 만난 졸업 앨범

생경하다

남편과 함께 사진을 들여다 보던 초등학교 졸업 사진이

멋적어서 일제시대 여자들 머리 단발 모습 사진이랑

똑같아 하니 남편도 그러네~ 하며 함께 웃었다

 

지금 보니

고구마 같이 생겼어도

나도 친구들 얼굴도 다 이쁘다

 

나도 엄마가 됐다

 

엄마가 돌아 가시고 없는 나는

나의 엄마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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