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014년은 지난해가 되었네요.
지난해 7월초 장마가 지기전 일주일에 2번쯤 방문하는
밭의 호박이 작대기를 들고 헤쳐 보며 호박도 따고
호박잎도 잘라다 먹었는데 샅샅이 흝었다 생각 했는데도
3~4일 뒤 방문해 보면 호박밭에 어른 베개만한 큼지막한
호박이 여기 저기 떡 떡 누워 있어 깜짝 놀라곤 했습니다.
가을까지 여물도록 두기엔 그간 그 나무에선 호박도 잘 안달리고
그대로 두면 장마기에 곯을 염려도 있어
무거운것을 낑낑 대고 날라다가 호박 볶음을 해먹기도 하고
임자를 만나면 한개에 2000원에 판매하기도 하였지요.
제일 먼저 따온 것은 음지 베란다 한쪽에 세워두니
썩지 않고 점차 누런빛을 띠더군요.
별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며칠전 별로 쓸모가 없다 생각한
호박이 줄기도 없이 외피가 누렇게 된게 신기하기도 하고
그 속이 궁금하기도 해서 죽을 쑤어 먹어야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요즘 늙은 호박은 보통 당도가 높고 모양새도 예쁜 둥그런 모양이 많지만
베란 한쪽켠에서 용케 버텨준 재래종 호박이 고맙고
곧 봄이 오면 미숙한 열매이니 보존성이 떨어져 썪을것 같아
호박죽을 끓여야지 생각 하니 호박죽도
당도가 좋아야 맛이 있을껀데..
고민스럽습니다.
아무튼 어쨌거나 호박을 갈라 보니 씨앗은 어찌 생겼을까
궁금 했는데 몇알 되지 않는 씨앗중엔 성숙한 것도 더러 있습니다.
종자로 쓰려고 씨앗을 발라내고 호박을 썰어 쪄내니
그동안 아버지가 잘익은 호박만 골라서 챙겨 주시던 호박에 비하면
정말 이맛도 저맛도 아닙니다.
그래도 여태껏 형태를 유지하고 보존 된것만도 감지덕지인지라
갈아서 찹쌀, 팥, 서리태, 당도를 높이기 위해 소금을
아주 쬐끔 넣고 되직한 죽을 쑤니
맛은 괜찮습니다.
늙은 호박의 효능도 다양하니
시간이 나고 솥단지가 나는대로 부지런히 먹고
아직 가르지 않은 서리겆이한 어설픈 늙은 호박이
2통이나 더 있으니 열심히 죽을 쑤어 먹어야겠네요.
재료준비 : 늙은 호박 1/2통, 찹쌀 400g, 팥 500g, 서리태 100g,
소금 1커피술, 물 약간.(완성시 6리터 곰솥에 절반의 양임)
크기만 컸지 푸르고 외피가 단단하던 호박이
가을 지나 겨울을 맞아 어느새 누런 늙은 호박이 되었네요.
씨앗은 어떨까 궁금 했는데 숫자는 적지만
제법 통통하게 성숙한 녀석들도 있습니다.
늙은 호박의 단면은 꽃처럼 예쁩니다.
32알 나온 씨앗은
올 해 종자로 쓰기에도 손색이 없을 것 같습니다.
외피를 물에 깨끗하게 씻어
껍질째 숭덩숭덩 썰어
바닥에 깔릴 정도의 물 한컵만 넣고
호박을 쪄내
찐 호박 모두 넣고 물한컵을 더해 믹서기에 갈아서
질척하게 지은 찹쌀밥, 팥, 서리태를 삶아 넣고
끓여주고 소금을 아주 조금 넣었습니다.
한그릇 먹으면 한끼로 든든한 요기가 됩니다.
그래도 호박이 들어갔다고 팥과 찹쌀로만 만든죽 보다
자연의 부드러운 단맛이 나고
무엇보다 쾌변 !! ``
배변시 벨트가 주루루 만들어지는 개운함도
또 하나의 생각지 않은 효과 입니다.
겨울철 활동량은 줄고 들어 앉아 이것 저것 먹을것 많고
방학기의 자녀들과 지내며 체중 증가와 팽만감으로 불편 하신분
호박의 외피 까지 사용하여 만들어 먹는 호박죽
추천이요 ! ~~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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