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행주 나루터에서 .../ 정든 배낭 수선 ...

부엌놀이 2024. 5. 6. 13:07

정말 오랫만에 남편과 가벼운 마음으로 카페를 방문했다
2달 5일 만의 일이다
그간 카페를 몇번 방문하긴 했지만
서로 조심스레 입을 떼도  서로 감당해 내야할 짐의 무게로
마음은 더 무거워졌다  
이 일을 어쩔까나 ?
모임은 현명한 선택이 아님을 매번 절감 하며 절망해야했다


태세 전환기로  접어 들기 시작한지  2주를 보낸 뒤에
내 일상은 갑자기 바빠졌다
5/4일 고양 어린이 박물관 안내 부스를 배정 받아
온 하루를 보내고 귀가 후 받은 전화 한통
도움을 요청한다는 내용이었다
당장 내일부터 투입 되어야 한단다
저녁  9:30분 까지
아무런 준비도 없었지만 거절할 수도 없는 일이었기에
감당할 자신은 없지만 일단 내일 보자고 통화는 끝났다

5월이라고 별다를 것도 없지만
연이틀 집을 비운 사이 오랫만에 혼자 지내게 된 남편은 무얼 먹고 무얼하며 시간을 보냈을까 신경이 쓰였다
행주 나루터 카페 나들이 겸 산잭을 해도 좋겠단 생각을했다

그러고 보니 아들의 첫 위기 때 한겨울 눈 쌓인 행주산성에
올라 간절한 마음으로 소원 돌을 올려 두고 온 기억이난다
아들의 일로 힘이 들땐 행주산성을 오르면 되겠구나 싶다
행주산성은 능곡에 살기 시작하던 33년 전부터 아들들과
가족 나들이를 종종 다니던 곳으로 스토리가 많은곳이다
새해 첫날 두터운 옷과 모자 장갑을 챙겨 해마다 몇해 동안
어린 아들들과 해맞이를 했다
차량이 대부분 빠져 나간 주자장에서   라면을 끓여 아침을 먹기도 한  많은 추억의 장소이기도하다


집을 나서며 노트 한권 필기구
그리고 손 보아야 할 배낭과 바느질 도구 단추 2개를 챙겼다
주차를 하며 유난스레 헤매야했다
내가 피곤하긴 피곤한가 보다...
가까운 거리로 나서길 참 잘했다 생각이 든다

내가 좋아하는 카푸치노. 아메리카노 한잔씩. 빵 한개
일찍 도착한 관계로 전망 좋은  창가 자리에 앉아 느긋하게 커피 먹고
수선할 가방을 꺼내 고장난 지퍼를 임시 방편으로 수선했다



구입한지 어림잡아 15년은 됐음직한 나이키 배낭이다
지퍼가 2개 달렸는데 오랜기간 애용한 터라 지퍼 1개가 망가졌다



등판의 폭은  좁고 가방의 두께가 깊은 특징이 있다
내용량은 크고 등에 땀이 덜 차는 장점이 있어 손이 자주 가던 것이다

수선집에 가서 지퍼를 교환하면 간단할텐데
쓸만치 쓰던 것이라
단추 2개를 달고 고리를 만들어 개폐를 하면 아쉰대로  배낭은 더 쓸수있겠다

밭 작업을 나갈때. 산행. 산책시 애용하던 배낭
아울렛 나이키 매장 구입가는 딱 2500원으로 기억한다
버려도 그만인 것을 나름대로 수선하며
배낭과 함께한 시간을 되돌려 보니 참 많은 사연이 담겨 있음을 새삼 깨닫는다

정듦
바로 그 자체의 내겐 참 요긴한 물품임에 틀림없다
지퍼도 고장 나고. 사용감은 많아도 아직은 쓸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