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봄이 오면 군자란의 중심부에서 연초록의 꽃망울을 숨긴채
도톰하게 올라온 꽃대가 모르는새 희멀겋게~~ 연한 오렌지빛을 머금으며
불쑥 올라와 명랑한 풍선을 팡팡 터트렸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군자란을 필두로 꽃잔치가 벌어지겠구나 싶어 군자란을 들여다 봤습니다.
특별히 보온에 신경 쓸 일 없이 쑥쑥 잘 커주고 화려한 꽃을 뱉어주는 군자란을 늘 무심히 대했더랬습니다.
그런데 2월에 화분을 들여다 보니 어린잎이 돋는 가운데가 냉기에 얼어 데쳐 논 듯 하더이다.
에고~~이런 ..겨우내 내가 너무 무심했지... 미안하다.. 미안해~~.
잎을 정리해 주고 올해도 꽃을 보여줄라나?? 궁금하여 헤집어 보았습니다.
기특하게도 꽃대를 준비하고 있더군요...
머지 않아 오렌지빛 빵빠레가 울리겠군...
그런데 분재로 키우는 단풍나무가 뾰족뾰족 잎을 내밀려 하네요..
가만보니 곁방살이로 살고 있는 사과나무도 꼭대기에 딱 하나 달고 있는 눈을 토해 내려하구..
겨우내 터잡이로 깔려있던 괭이밥(토끼풀 싱아라고도함) 잎새가 단체로 손바닥
벌리고 앉아 있고.. ...에게 에게~~. 이건 또 뭐람?...
보일듯 말듯 연노란 꽃 한송이 터트려 놓았습니다.
딱, 추수 뒤 그러모아 불을 붙인 모닥불에 떨어진 벼의 낱알 모냥
한송이 꽃을 토해 놓았더군요..
고맙다 고마워~~... 군자란도 고맙고, 사과나무도 고맙고, 괭이밥... 너도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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