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장미꽃 재활용..

부엌놀이 2013. 12. 17. 11:48

 

 

14년전 내가 일산으로 이사 왔을땐 그야말로 경기가 참 좋았다.

오후 4~5시쯤 이면 반찬을 파는 장독대란 상점 앞엔 주부들이 조리된 반찬을 사느라

점포 앞에 길게 줄지어 늘어선 풍경을 보곤 잘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식생활쯤이야 지갑으로 해결 하고, 오로지 아이들의 학교 생활에 신경을 집중하는

부류들이 참 많기도 했다.

 

2013년 겨울은 좀 춥다.

2주전인가 잠깐 외출했다 돌아오니 서방님이 하는말..

야.. 어렵다 어렵다 하더니 정말 어려운가 보다

누군가 노크를 하길래 문을 열었더니

같은 단지에 살고 있는데, 영어 지도를 한다며 자녀의 수업을 맡겨 달라하단다.

그래서 그런가부다 했다.

지인의 아들애가 공부를 썩 잘하여 좋은 대학들어가서 알바 걱정 없이

아이들의 영어 공부를 지도하며 학비도 본인이 납부한다더니

웬걸 이즈음엔 수강생들의 수업료가 제때 들어오지 않아 사소한 쓰임에도

손을 벌려 생활이 어렵다 했다.

 

며칠전엔 같은 단지 아파트 옆동에선 뉴스에서나 보던 집과 세간살이를

그대로 둔채 일가가 종적을 감추고 집은 경매처리 됐다는 소리도 듣고..

재활용 분리 수거일엔 제법 고가의 외장 앨범이 사진을 통째로 품은채

버려지는 풍경도 몇번 보았다.

앨범 사진속 가족들은 어찌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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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꽃가게에 들려 커피도 마시고 수다도 떨던 중

장미꽃이 꽃대가 잘려 비닐에 수북하다.

제때 팔리지 않아 상품성이 없어서란다.

몇송이 가져와서 화장수도 만들고

유리잔에 넣어 장식도 만들었다.

투명한 유리잔 속 장미꽃 잎이 참예쁘다.

 

우리의 이웃들의 겨울도 장미꽃잎 같이 따뜻한 겨울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