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아들을 둘 둔 엄마는 무슨 메달이라구??

부엌놀이 2013. 2. 16. 00:20

 

 

수술후 첫 외래 진료 일이다.

3:10분 예약 시간을 좀 여유를 두고 버스 정류장으로 나갔다. 770번이 신촌 병원까지 데려다 줄 테지?

이게 웬일이람,, 버스는 정류장에 들릴 생각을 안하고 1차로로 지나쳐 버린다.

방학기간의 낮시간이라 배차간격이 긴데..손을 들고 버스를 따라 달린다. 멈출듯 바깥차선을

따라 천천히 빠져 나가던 차는 이내 안쪽 차선으로 복귀한다.

기온은 올랐지만 바람이 꽤 쌀쌀한 탓에 770번을 타야만 하는데.. 다행히 56번 완행버스가 멈춘 자리에

정차해준다.. 열은 나지만 한 정류장 지난  후곡 16단지에서 770번을 앞질러 환승 할  수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운전기사는 통화중이었고, 무심히 전역을 지나쳐 온게다.

이걸 어쩌나 아기 낳은것 처럼 조심을 해얀다며 아는 사람마다 당부를 하는데

버스를 따르느라 뜀박질을 한게 걱정이다.

 

진료실에 들어가 반창고를 떼내고 소독을 받고, 수술후 상태에 대한 설명도 듣고,

6개월간은 호르몬제를 투약 한단다. 남성 호르몬제를.. 재발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

 

귀가길 2~3일전 부터 땡기기 시작한 피자가 먹고 싶다.

그런데 누가 사러가지? 서방님은 오늘도 면접관이란다. 그리고 저녁 약속도 있고,

큰애는 선배 졸업식에 갔다 친구들과 스키장을 간다며 여장을 꾸리고 집을 나섰다.

머릿속에 막내 동생이 떠올라 도움을 요청하니, 퇴근길이란다. 오호 죽으란 법은 없는가 보다..

그런데 아버님 집에 수도가 터지고, 상갓집이 있어 집에 들려 옷을 갈아 입고 가려면 바쁘겠단다.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 그럼 내가 차 타고 갔다오마고 했다.

이럴줄  알았음 차키를 가지고 나올 걸..

냉기가 걱정이 되지만 목마른 놈이 샘 판다고.. 도리없이 지하 주차장에 갔더니

어라?? 운전석 백미러 고정판 아래 못보던 하얀 가루가?? 살펴보니 파손되었다.

다행히 전선은 손상이 되지 않아 작동은 된다.

어제 면허를 따고 첨으로 차를 몰았던 킅아들 녀석이 만들어 놓은 결과물 이겠지..

근 열흘만의 운전이다. 조심하여 이마트 주차통로에 다다르니

생각지도 않은 휴점일 안내문을 단 가로막이 놓여 있다.

이런.. 마주하고도 상황이 한참이나 되서 이해가 되었다. 할 수 없지.. 하나로마트라도 가야지

덕이동 옷거리를 지나는데 신호등이 주황색.. 멈춰야 했는데,

그냥 통과다.. 미처 다지나지 못했는데 붉은 신호등이 점등되고,, 대박!!..

쇼핑은 속을 든든하게 채우고 나서야 한다던데.. 무에그리 바뻤는지. 신호위반 고지서가 나오면

어쩌지??  보통예금 통장 잔액과 오늘까지 사용한 하나의 카드 누적액이 같은데?

아 .. 눈물 날라고 한다... 오늘도 서방은 역시 남편이고,, 아들들은 지일만 바쁘고,,

병간호 해 주겠다던 큰 아들은 병원에서 하루 자고 나더니 피곤해서 못하겠다며  짐꾸려 줄행랑이더니

퇴원하고 나니.. 남편은 달랑 꽁치 찌개 하나 끓여 놓고 1주일을 버틴다..

수술후 항생제 투여 후유증으로 체중이 마구 마구 늘어나기도 한다지만, 무엇보다 마냥 휴식하며

꼬박 꼬박 밥 챙겨 먹다 체중 늘어날까 걱정되어 매 끼니 조금씩 먹다보니 10일  지난 지금

헛헛증이 최고조다. 입원하기 전에 만들어 두고 간 반찬도 이젠 식욕이 없다.

그래도 씩씩하게 살아야지.. 귤, 딸기, 찌개용 돼지고기, 떡, 어묵 요렇게 샀는데 35000원 계산

무게 나가는거 들기 겁나 지나가는 사람들의 도움으로 트렁크에 싣고 집으로 돌아와

허겁지겁 오뎅 안치고, 떡 포장지 벗겨내고.. 저녁으로 때웠다. 천하의 미순이가 먹을 것이 없어

이리저리 헤메다 목구멍 다 메어서 들어와 먹은 음식이 라니..

 

그래도 잘 살아 보자.. 병원로비 특판중인 "성공하는 것이 최대의 복수다"란 책을 남편한테

사들고 오라고 했는데 과연 밤 12시가 지난 지금까지 연락 없는 서방은  책을 사긴 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