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일찌감치.. 자식들이 언제 오려나? 기다리실 친정 부모님께
오늘 일정이 많아 오후 늦게나 방문 예정이라 전화를 넣었다.
큰언니, 작은언니는 아침 출근전 다녀 갔다는 소식이다.
언론에선 부모님들께서 가장 달갑지 않은 선물 1위가 꽃이란다.
가만 생각 해 보니 형제가 5남매 인지라 겹쳐 생색이 나지 않는
꽃은 누군가 사 왔다면.. 가급적 생략하며 지내 왔다.
아버지의 여명기간이 1년여 판정을 받은터라..
언제 아버지께 꽃 선물을 하려나 생각하며 카네이션을 사러 갔다.
때가 때인지라 꽃값은 엄청 비싸다.
특히나 관리 까다로운 카네이션은 두고두고 볼 수 있는 초화가 아닌지라,.
그보다 좀 저렴한 꽃바구니를 한 개 샀다.
저녁을 먹은 뒤 서방님과 함께 아버지 댁을 방문하니 벌써 잠자리에 드셨다
다행히 불도 환하게 켜있고.. 노인네 집답게 TV가 켜 있어 덜 죄송스럽다.
잠깐전에 막내 동생이 다녀 갔다 하신다.
일주일 전부터인가 아버지께서 드신걸 제대로 소화 시키시질 못하고
설사를 하시느라 음식 드시는 걸 꺼리고 고생이 많다는 소릴 들어
얼마나 수척해 지셨을까 ?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도 목소리에 기운이 있으시고 안색도 크게 걱정 하지 않을 정도다.
팥죽을 드시고 싶다시길래 한그릇을 다 드시고 다 잡숫는다 하여 한그릇을
더 드렸는데 다 잡수시곤 밭에 나가셨다는 소식을 들은 것은 며칠전 일이다.
팥죽이 당기신다는데 팥죽은 어떤 효용이 있는지 찾아보니,
설사, 병후회복, 빈혈..등에 도움이 된단다.
아버지의 면역체계, 생체리듬이 아직은 제대로 가동이 되는 듯 하다.
아버지는 자녀들의 방문을 앞두고 시금치며, 미나리, 돌나물(아버지는 돌바귀라신다)
부추등을 알뜰하게 보따리 보따리 챙겨 놨다 들려주셨다.
나도 커다란 마트 봉투에 하나 가득 들어 있는 야채를 들고 와선
이웃들과 나누고 컴교실 동기들과도 나누었다.
그전에 우리 먹을량은 손질하여 데치기전 달팽이란 녀석이
함께 딸려 온 것을 발견 했다.
언젠가 이웃이 머나먼 친정으로 부터 보내져 온 택배 박스에 앉은 먼지꺼정
소중하고 살뜰하게 느껴진다는 얘길 들었다.
나 또한 친정에서 가져운 보따리는 내 먹을 몫이 넘치면..하나라도
살뜰하게 사용하려 그간에 고마움을 느끼던 이웃들에게 두루 나누어 주곤 했다.
내년 어버이날에도 아버지를 뵐 수 있을까 안타까움이 더한다.
아버지는 젊은 시절부터 자식들이 현금 이외의 무얼 사다 드리면
"이땅걸 뭐로 사왔어??"하셔서 자식들을 서운하게 하셨다..
그런데 임파선암으로 전이 진단을 받곤.. 여명 기간이 1년 정도 된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전해 듣고도 못 들은채 하시며..
자식들에게 늘 고맙다고 말씀 하셔서 마음을 더 짠하게 하신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태만 더 우리 곁에 계셔 주었으면 좋겠다..
그동안 아버지 얼굴이라도 자주 뵈올수 있게... ...
부지중에 서운함을 느꼈던 분진 같은 앙금마저 다 녹여 버리게..
정말 그랬으면 참 좋겠다 ~~~~~~~~~~~~............................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산에 사는 즐거움.. 오가피 나물, 액세서리를 사다. (0) | 2013.05.13 |
---|---|
파프리카 싹이 트다....(텃밭 농사) (0) | 2013.05.11 |
인연... (0) | 2013.05.04 |
죽어도 못 버리는 사람들.. 호더스라네요..(강박장애) (0) | 2013.05.01 |
나는 영락 없는 어미입니다.. (0) | 2013.04.29 |